한참 이슈가 됐을 때엔 캐릭터를 못 만들어서 못해보고, 지금은 캐릭터 생성이 좀 돼길래 해봤습니다.
SSD 용량이 부족해서 더 이상 하지도 않는 배틀그라운드를 지우고 이걸 깔았는데, 얼마 하지도 않고 로스트 아크를 지워버렸네요. 여러분 삭제 전에는 반드시 로스트 아크를 지우고 그 다음에 스토브 런처를 지우세요. 스토브 런처부터 지우면 게임 본체 삭제가 안 되는데 어디에 깔렸는지 찾지도 못하거든요. 그 상태에서 스토브 런처를 다시 깔고 게임을 지워야 합니다.
일단 캐릭터. 참 직업이 몇 개 없습니다. 이게 직업별로 성별을 고를 수 있다면 그래도 좀 나을텐데, 여자는 무조건 법사여야 하고 칼을 휘두르는 땀내나는 직업은 무조건 아저씨여야 한다는 성 역할 고정론적인... 은 너무 나갔고. 하여간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현실에선 냄새나는 아저씨니까 게임에서라도 하와와 군필 여고생인 것이에요 이러고 싶은데 말이죠. 그렇다고 커스터마이즈가 다양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뭐 모든 게임이 커스터마이즈 자유도가 높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직업 말인데.. 한 세개 정도 접해봤는데 스킬 구성이나 디자인이나 컨셉이 다 어디서 봤던 것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 검사는 가렌이군. 가렌처럼 빙글빙글 도는군. 뭐 이런 식이죠. 이런 식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그 도는 기술의 원조는 디아블로 2 바바리안의 훨윈드로서 어쩌구 저쩌구 하게 될테고, 뭐 사람 상상력이 다 고만고만하니 결국은 어디서 봤던 것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건 이해합니다. 근데 이해를 하는 것과 식상함을 느끼는 건 별개의 문제지요.
튜토리얼은 정말 성의가 없습니다. 조금만 손을 보면 납득이 되도록 연출이 될텐데 이건 이래서 말이 안되고 저건 저래서 말이 안되고 지적질의 연속입니다. 신이 준 큰 칼은 어따 팔아먹고 본편으로 넘어가며, 비겁한 동문이 난데없이 악마랑 친해지는 전개도 딱히 이해가 안되고... 다만 튜토리얼 끝나고 나오는 본편에선 연출이나 스토리 진행이 그럭저럭 이해가 되는게, 본편 만드는 데에 집중하느라 튜토리얼은 아르바이트생한테 맡긴게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 중.
그래서 본론인 게임에서는 어디서 뭘 해라 저기서 뭘 해라지만 결국은 몹을 종류대로 죽여라 템을 종류대로 모아와라의 연속이네요. 레이드를 뛸 정도로 렙이 올라가면 재미가 있다고 하던데, 그 전까지는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플레이해야 하는가... 게임 퀘스트가 다 그렇지 뭘 더 바라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딱히 게임 진행 자체에서 흥미를 느끼진 못하겠어요.
전투도 타격감은 없군요. 박진감도 없고. 허공에서 그냥 휙휙휙 하는 느낌이에요. 이건 예전에 테라 했을때도 느낀 거지만서도. 디아블로 2 방송에서 몹들이 쓸려 나가는 걸 보고 있으니 저게 정말 명작이었구나 생각이 들 정도. 물론 같은 회사에서 히오스가 나온 걸 보면 게임 타이틀은 건 바이 건으로 쳐야지, 제작사를 가지고 평가하면 큰일나겠죠.
출시 시기가 참 미묘하게 잘 떨어져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식을 때를 잘 골랐다는 평가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장르의 게임을 잘 하지도 않다보니 이쯤에서 과연 드라이브 용량을 차지해야 하는건가 싶어서 지웠어요. 물론 이건 저한테 재미가 없다는거지 다른 사람한테도 재미가 없다는 소린 아닙니다. 옆에 앉아있는 마누라는 참 재밌게 하고 있군요.
재미가 있어서 하냐고 물어보면 글쎄? 그냥 하는거야 그냥. 이라는 답이나오게 되는 게임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