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출시 직후에 6시간 정도 플레이한 후에 환불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몇 달을 기다렸는데 엔딩은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20시간 조금 넘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아직 엔딩을 본 상태는 아니고.. 최종 미션을 시작하기 전에, 적당히 오래 플레이하고 싶어서 주변 미션들을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3900X, 2070S 에 2560x1440 해상도 모니터 사용 중이고,
일단 게임 환경에 따라 DLSS품질/상옵 ~ DLSS균형/중옵을 왔다갔다 하면서 플레이 중입니다.
30~40프레임 정도는 꾸준히 나와 줘서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어요.
전반적으로 재밌게 잘 만든 게임인 건 맞습니다. 다만 미완성일 뿐.
캐릭터 각본 및 대사나 표정연기 수준은 역대급이고, 총질하는 느낌도 엄청나게 나쁘진 않았어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쳐3 때부터 퀘스트 깎는 장인이라 그런지 사이드 퀘스트 하나하나도 퀄리티가 높습니다.
적이나 민간인 모두 죽이거나 약탈할 때 대사를 통한 인터랙션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CDPR 특유의 대사 분기 강요하고 그거에 따라 전혀 납득 안 되는 방식으로 엔딩루트 강요하는 방식은 마음에 안 들어요.
RT 상옵 이상에서의 그래픽은 확실히 좋습니다. 특히 위 스크린샷 같은 복잡한 실내나, 빌딩이 많은 야외에서요.
다만 술병, 유리잔이나 실내 일부 디테일 등의 그래픽이 너무 안 좋아서 좀 신경쓰이긴 해요.
이건 최상옵으로 올려도 마찬가지인 듯... 전체 느낌을 위해 디테일을 희생한 것 같아요.
스토리는 생각보다는 좀 실망스러운 느낌입니다. 위쳐3나 레드 데드 리뎀션2를 플레이할 때는
정말 주인공에게 깊게 몰입했는데 이건 시대배경이 기묘해서 그런가, 스토리가 애매해서 그런가
이상하게 몰입이 잘 안 되고 그냥 제가 V가 되어 플레이한다기보다는 그냥 V를 조종한다는 느낌이더라구요.
하지만 이건 엔딩까지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긴 하고....
상호작용이나 자유도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사이버펑크 시연에서는 인공 몸(임플란트) 업그레이드를 게임 속 화면을 보며 직접 고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실제로 게임 속 세상에서 거래를 하는 것처럼 연출했는데 실제로는 그냥 인벤토리 창에서 아이템 구매하는 식입니다.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간단한 음식이나 술을 구매하거나 옷을 구입하거나 하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에요.
길거리 사람들은 자유롭게 떠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각본을 읊어대고 있을 뿐이고
실제로 말을 걸어도 일방적이고 단조로운 대답밖에는 하지 못합니다.
AI 수준은 정말 별로구요,
전투에서 별로인 건 그냥 멍청한 적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겠는데 일상에서도 너무 멍청해서 참아주기가 힘듭니다.
길에다 차를 세워놓고 내릴 때마다 그에 막힌 사람들과 차의 행진이 뒤로 수십미터씩 이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버그입니다.
1.0.6까지 업데이트가 되었는데도 몰입을 상당히 방해하고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의 버그가 많아요.
가령 잠입 플레이를 하는 중인데 은신처치한 시체가 갑자기 옆에 있던 벽으로 날아가서 제가 들킨다거나,
도망치는 미션 도중 컨트롤이 이상하게 꼬여서 갑자기 인도로 돌진하는 바람에 경찰까지 함께 쫓아온다거나...
잘 모르겠지만 1.3.0정도 되면 원활하게 플레이하기에 좋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지금은 초거대 베타테스트 게임을 얼리엑세스 딱지 안 붙이고 파는 느낌이에요...
엔딩까지 마저 플레이하고 또 짧게 후기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지금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왕 예약구매 오래 참은 거, 몇 달 더 참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