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시간 찍었습니다.
아직도 사펑에 행복회로 돌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던데 이 겜은 글러먹었습니다.
역시 까도 해본 놈이 까야한다고 볼 장은 다 봤으니까 이제 욕 좀 하렵니다. 버그는 굳이 깔 필요 없으니 생략합니다.
스포일러 차단을 위해 일부 구간은 드래그해서 보아야 합니다.
1. 분기의 퀄리티와 분량의 아쉬움
전작인 위처3에서는 각각의 보조 퀘스트의 분기가 후반 메인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애시당초 시리의 자제력에 관한 선택지가 메인 스토리의 분기였으니까요. 보조 임무에 대한 결과는 따로 언급이 되는 정도입니다. 반면 사이버펑크는 보조 임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메인 분기의 수가 크게 제한됩니다. 그러니까 다르게 말하면 다른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서는 보조 임무를 강제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양날의 검인데, 보조 임무를 메인 스토리만큼 충분히 몰입감있게 만들지 못하면 게임 플레이 자체가 피로해지거든요.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보조 임무는 전체적으로 할 만한 편입니다. 적어도 전작처럼 양파사러 마트들렸다가 모종의 이유로 신도림으로 갔다가 청계천을 갔다가 청계산을 갔다가 양파를 재배하고 지나가던 삵이 양파를 물어가고 삵을 잡으러 가고 양파를 얻어서 다시 신도림으로 돌아오거나 그러진 않네요.
하지만 일부는 스크립트상 세세한 분기를 넣어두었으면 좀 더 모양새가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주디가 타이거 클로에 반란을 일으켜 봉기하는 보조 임무가 있습니다. 선택지에 따라서 돌들의 운명이 결정되지만 주디가 나이트 시티를 떠나는 결말은 바뀌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블린 파커를 살리는 분기를 넣었더라면 스토리가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었겠지만요.
그렇다고 메인 스토리의 허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퍼시피카 지역은 진짜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스터 핸디가 픽서로 관할하는 지역이긴 한데 그렇다고 주변에 퀘스트가 많은 것도 아니에요. 제가 보조 임무 다 돌았는데 미스터 핸디가 주는 퀘스트는 딱 하나 받았고 여길 들린 이유는 그냥 글라도스 택시잡기랑 주먹쌈질 땜에 온겁니다. 여긴 그냥 만들다 만 지역이에요. 그리고 주요 분기점으로만 보아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퍼시피카 자체를 뒤집어 놓을수도,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있는 선택지도 있었던 만큼 꽤 중요한 변수로 활용할 수 있었던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일러 차단==
넷워치와 손을 잡거나 플레이어가 직접 부두 보이즈를 뒤집어 놓으면 퍼시피카 자체의 입지를 약화시켜 플레이어에게 적대적인 이벤트나 스크립트를 넣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부두 보이즈를 따르면 후반부에 알트와 관련해 다른 방향으로 분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걔들은 블랙월을 넘어갔다 들어온 알트를 쫒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거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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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병풍같은 존재들
차라리 안 만드는게 나아서 안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넷워치라던지, 넷러너라던지, 블랙월이라던지 보면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현실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암시하고 얘기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사이버 스페이스가 이렇고 저렇고 어떻고... 후반부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로딩창에서 어떤 박사가 넷 세계에 대한 열변을 토하는데, 사실상 묘사만 있고 (녹슨 차에 도장질만 한거라던지 개똥에 향수를 뿌린거라던지) 그게 얼마나 개판인지 가늠할 수 있는 요소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게임상의 묘사에서는 "그냥 그렇구나~" 싶은 정도로만 넘어갑니다. 비슷하게 나온거라고는 울렁울렁거리는 이상한 세계였네요. 그럼 왜 넣은거에요?
따지고 보면 넷 워치가 뭔가 대단한 집단이고 부패했다는 말도 있던 것 처럼 넷 워치와 주인공의 시나리오도 복잡하게 얽혀서 분량을 늘릴 수도 있었겠고, 밀리 테크, 캉 타오에 대한 떡밥만 있지 그냥 아라사카랑 삐까먹는 군수기업이다~ 이런 얘기만 있고 디테일이나 분량도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존재감마저 없어요. 그럼 왜 넣은거에요?
3. 분위기만 그럴싸하지
나이트 시티의 치안이 나쁘다 얘기하지만 그냥 치안이 나쁜 건 GTA5도 똑같은걸요. 나이트 시티마냥 개똥같은 도시들은 이미 다른 오픈월드 게임에서 많이 겪어봤어요. 나이트 시티는 적어도 호구 집단이긴 하지만 치안을 유지하는 집단(NCPD)은 있다구요? 뱉맨 유니버스엔 그런 애들 조차도 제 기능을 못하는 걸로도 나오는데요. 제가 원했던 건 미래 시대의 정신나간 광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오픈월드였지 그냥 미래판 시늉하는 GTA5가 아니였다구요.... 게임 아이템으로 딜도가 나오고, X발같은 욕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광기는 아니라구요.... 그냥 이 게임은 "미래 시대를 도장질한 GTA5" 입니다. 근데 버그나 구현한 걸 보면 GTA5가 훨신 더 낫겠네요.
4. 스탯의 불공평성
저는 캐릭을 힘, 제작, 지능으로 키웠습니다. 방향성을 가지고 키웠다기보다는 그냥 선택지에 따라서 스탯을 올리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저 세 개를 위주로 찍으면 게임이 엄청 편해집니다.
힘을 찍으면 대화할 때 찍어 눌러서 전투를 회피할 수 있고 지능을 찍으면 합선/발화로 순식간에 적을 겉바속촉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나중에 후유츠이 팅커러를 사면 램 용량 부담없이 난사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작을 키우면 들어갈 수 있는 루트가 많아져서 잠입이 편해지고 나중에 종결템을 만들어서 앞에 두 짓거리 할 일 없이 그냥 적들을 쓸어담고 다니면 됩니다. 스마트 건이 엄청 편하고 제작 트리가 테크 계열 무기들에게 이득을 많이 줍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반사신경과 냉정은 올렸을 때 선택지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이득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요. 반사 신경은 핸드건 혹은 블레이드 사용 트리를 탄다면 그럴 수 있는데 냉정은 치명타 하나만 DPS 뽕맛 이외에는 글쎄다 싶어요. 그렇다고 다른 스탯도 DPS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게임 못 깨는 것도 아니고 특히 제작은 테크 무기에 특화되어있는데 테크 특전을 다 올리면 걸어다니는 터렛이 되기에 딱히 근접캐가 강하다 얘기할 수도 없겠네요.
그리고 이 게임은 근접캐한테 매우 불리한게 지뢰가 죽창이에요.
피가 얼마나 남아있든 지뢰 밟으면 그냥 폭☆사 합니다. 폭발물 저항도 소용이 없습니다. 걍 밟으면 로딩입니다.
키로시 비전으로 보면 지뢰 다 보이긴 하는데 적은 앞에서 총질하는데 키로시 비전보고 지뢰찾기나 해야하나요?
5. 그 외의 불만 사항
저는 배드-애스 조니를 원했는데
정작 나온 건 사람은 변해야 한다고 외치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철 안 든 꼰대였다는 거요...
조니 은팔이 세상 엿같다고 노래부르면서 입 뻥긋할 시간에 존 윅은 핵폭탄도 아니고 권총 딱 한 자루들고 단신으로 아라사카를 박살내고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6. 총평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큰 게임이였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매력적인 분위기를 게임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했습니다. 6년이 짧았다고는 얘기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이건 CDPR의 실책이 맞습니다. 이미 개밥이 된 게임을 산소호흡기 덕지덕지 붙혀서 그나마 본 궤도에 다시 올려놓았던 사례(노 맨즈 스카이)가 있었던 만큼 아직까진 지켜봐야 할 사항인 건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긴 합니다.
대략 3~4년정도는 계속해서 뭔가 추가해서 "완성된" 게임으로 만들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 때까지 CDPR이 있기나 할까요?
그래서 구매를 추천하냐구요? 어.... 생각보다 할만해요.
DLC 2개정도 나오고 한 60% 할인하면 그 때 사세요.
2.주인공의 심리변화묘사와, 게임을 함께하는 조니와 재키의 묘사도 몰입시키기에 미달인 면이 있으며
3.그런데 저 두사람에게 몰입하지 못할경우 게임의 스토리도 와 닿기가 힘들고
4.무기와 전투 밸런스도 좋다고 하긴 힘든데(갈수록 너무 쉽습니다) 그덕에 전투법의 다양성은 보장되는건 장점 (최적화 트리 필요x)
5.차량 관련 컨텐츠도 질이 나쁘고,주인공 커마도 부실해서 꾸미기 컨텐츠가 너무 없고
6.다만 조연들에 몰입했을때 한정,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매우 좋습니다.아무리봐도 너무 통편집을 많이 당한 영화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