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계시는 게임 '굶지마'의 제작사가 만든 게임이에요.
미지의 행성에 도착한 인간형 복제생물 듀플리칸트가 그 행성의 자윈을 갉아먹어가며 얼마나
생존하는가를 즐기는 게임입니다. 요즘 한참 유행중인 생존게임 중에 하나죠. 글 쓰는 시점에서도
몇달 째 계속 알파테스트 중인 게임입니다. 유료알파죠. ㅡ.,ㅡ
(그래도 상당히 개발되어 있어 즐길 것은 많아요)
불명의 행성엔 흙, 철광석, 구리, 물, 산소, 수소, 메탄가스와 같은 여러가지 자원이 액체, 기체, 고체의
형태로 존재하니 게임제목처럼 가장 급한 산소를 찾아 그리고 듀플리칸트의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를 위해 흙을 파서 농장을 건설하고 금속자원으로 배관을 설치해서 변기부터 침대, 방호복,
바베큐머신, 게임기, 노래방기기를 만들며 듀플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게 하는 거죠.
과거 썹시티(세틀러)가 그랬고 여러 타이쿤 시리즈의 게임들이 그랬 듯이 일꾼들을 부려 차근차근
건설을 하다 보면 뭔가 돌아가는 게임이겠나 싶지만 실상은 좀 다릅니다.
다른 건설시뮬과는 다르게 일꾼들의 이동속도나 작업능률이 전부 다르고 반복작업을 하면 오르는 능력치
덕에 이노므 일벌레들이 원하는 요구사항도 높아져요. 적당히 해결해주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파괴적인 행동을 시작합니다.
(mcu 로켓의 장비를 빌린거 가씀미다)
게다가 모든 자원이 유한하고 게임 상의 모든 것이 요때까지 존재했던 어떤 게임 못지 않게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어요. 물론 현실과 같지는 않지만…
이노므 일 벌레 듀플들이 들이쉬는 산소는 이산화탄소가 되어 기지를 메우고 산소보다 무겁기에
기지 바닥으로 차곡차곡 쌓입니다. 듀플들의 즐거운? 한끼 식사 이후엔 때마다 배변활동을 하고
이 오염된 물질은 산소를 오염시키며 질병을 유발합니다. 물론 여러 장치를 건설하고 이용해서
섭씨 100도로 가열하면 깔끔한 물을 얻을 수 있지만 물을 데우기 위한 장치를 가동시키기 위해
전기를 생산해야 하니 전구 몇 개 켜기도 빠듯한 쳇바퀴 발전기든 이산화탄소와 불필요한 열을
발생하는 석탄발전기를 짓고 여러 배관과 전선을 설치해야 하죠.
이런 무수한 부차적인 작업을 하는 시간마다 듀플이라는 일벌레는 매일 끼니를 떼우고 용변을
보며 건방지게 잠도 자야 합니다. 일을 너무 시키거나 고된 작업환경에선 스트레스가 오르니
그걸 해결해줄 방안도 찾아야 해요.
미지의 행성에 존재한 자원은 대부분 유한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자원이 형태가 변할 뿐 어디로
뿅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창고든 길바닥이든 계속 이용하고 변환시켜야 해요. 넘쳐나는 물을 전기
분해해서 산소와 수소로 나눠 호흡과 발전에 쓰거나 화장실에서 퍼온 오염된 흙으로 바꿔가며 어
떻게든 하루라도 더 듀플들을 생존 시켜야 해요.
Pvp도 없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슝악한 외계인들도 없으니 다툼도 없어 심심하기도 하지만 게임
은 상당히 재밌습니다. 건설이나 생존게임 취향이라면 말이죠.
하루하루 듀플관리, 건설지관리를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고 물질의 위상변화의 속도가
게이머와 기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서 느린듯 하면서도 어느샌가 건설지를 가득 메워 생존을 위협
하는 이산화탄소와 오염된 물질을 처리하느라 눈코뜰 새가 없죠.
(500일 넘게 버틴 자랑스런 기지입니다)
근래 들어 우주와 우주선을 이용한 다른 행성의 광물채취나 외계생물 농장도 생겼고 머지않아
정식출시를 할거 같은 분위기에요.
누군가와 피 터지게 싸우며 트로피를 따는 게임보다 차분히 앉아서 올망졸망한 복제인간들이
나만의 기지를 세우고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상황을 여유로운 듯하면서도 치열하게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추천합니다.
뭔가 정신줄을 약간 놓은 듯한 마치 만화 같은 유머러스한 그림과 구성, 그렇지만 어딘가 냉혹한
분위기, 이 제작사는 아무래도 진성 덕후들이 모인 조직 같아요.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닌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