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뒤면 7주년 되는 게임에서 직원이 역대급 병크(?)를 터트렸습니다.
전설의 시작
추석 패키지를 정확히 몇시부터 판매한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확인한건 9월 16일 오전 11시 40분입니다.
오전 11시 40분, 아래와 같이 2개의 추석 패키지를 파는걸 확인하였습니다.
내용 구성을 보면 유료 재화인 보석 갯수만 보더라도 꽤나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3.3만원 짜리 패키지는 5.5만원 상당의 보석에 추가로 50%를 더 주니 약 8.25만원 상당의 보석을,
5.5만원 짜리 패키지는 11만원 상당의 보석에 추가로 50%를 더 주니 약 16.5만원 상당의 보석을,
거기에 5.5만원 패키지의 경우 가챠 정가가 가능한 용사 선택권을 1장 주는데
이 게임은 가챠 정가를 치려면 가챠 횟수와는 무관하고 무조건 44만원을 결제해야 정가 1회가 가능한 재화를 지급해서
용사 선택권의 가치가 높습니다.
즉, 3.3만원은 혜자긴 하지만 약간 고민이 되는 구성이라면 5.5만원은 뇌를 거치지 않고 질러도 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5.5만원 패키지의 가성비가 지난 6년간 본적이 없을 정도로 좋은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유저들은 크게
1) 응 망겜이야 나는 강도가 내 머리에 총을 들이밀어도 무과금이야~
2) 요즘 과금 잘 안하는데/과금할 생각 없었는데 5.5만원 짜리는 심히 고민되네...
3) 5.5만원 무조건 질러야지 근데 1주일이나 시간 있으니까 며칠 뒤에 질러야겠다.
4) 엌ㅋㅋㅋ 너무 말이 안되는 가격인데? 가격 잘못 올려서 내리는거 아님? 구매는 능지순 무지성 구매 on!!!
의 3가지로 나뉘었는데 저는 4번이라고 생각해서 5.5만원 패키지를 무지성 구매 하였습니다.
지난 6년간의 빅데이터를 통해 패키지가 내려가면 내려갔지 환불 후 회수크리가 뜬 적은 없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했습니다.
역대급 혜자 구성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런데 너무 생각없이 질렀나? 혜자긴 한데 막상 지르니 후회가 되네...
3.3만원짜리 패키지도 상시 프로모션에 비하면 혜자스러운 구성이라 구매할지말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1주일동안 고민해보자 생각하고 게임을 껐습니다.
오후 12시. 직원이 출동해서 가격을 수정하다.
맘편하게 5.5만원 패키지를 구매한 후 타 유저 게임 방송을 보고있는데 갑자기 패키지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않이 이게 가격이 오른다고...? 근데 구매 가능 횟수를 다 썼는데 초기화되서 다시 구매가 가능하다고...?
반신반의하며 게임을 다시 켜보니 정말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제서야 사람들은 오른 가격이 원래 회사가 의도한 가격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어쩐지 이전 가격이 너무 혜자스럽긴 했어도 게임회사가 이런 실수를 정말로 저지를거라곤 생각을 못했죠...
그리고 각 패키지당 최대 1회 구매가 가능했는데 횟수가 초기화되서 다시 구매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3.3만원 -> 5.5만원 패키지는 전혀 메리트가 없어졌고
5.5만원 -> 11만원 패키지는 가챠 정가가 가능해서 보석 갯수가 약간 아쉬워졌을 뿐 여전히 혜자 구성입니다.
즉 발빠르게 5.5만원 패키지를 구매한 사람은 11만원 패키지를 또 구매해서
단돈 16.5만원에 33만원어치 보석과 정가권 2장을 얻는 개이득의 개이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내가 누구? 풍성한 추석 패키지 II 2개 오우너.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1) 응 어짜피 안질러 가격 올라서 더더욱 지를마음 없어.
2) 아니 이걸 고민하는 사이에 가격을 올리네 반값 가격으로 돌려내!!
3) 난 무조건 지를거였는데 1주일 남은걸 철썩같이 믿고 기다리다 반값 기회를 놓치네...
4) 5.5만원 보고 구매 시도했지만 그사이 11만원으로 수정되는 바람에 결제 오류떠서 5.5만원 찬스 놓친사람
5) 엌ㅋㅋ 이걸 가격을 올리네. 근데 난 5.5만원에 샀지롱? 11만원짜린 안살거야.
6) 엌ㅋㅋㅋ 역시 5.5만원은 너무 선넘은 가격이었지. 근데 11만원이어도 싸네? 무지성 구매 2차 간다 ㅋㅋ 또 모르지 이것도 선착순일지도?
심지어 오늘 (9월 16일) 오후 6시에 라이브 방송이 예고된 터라 이대로 가다간 오늘 라이브 방송에서 난리가 날게 불보듯 뻔했습니다.
오후 1시 18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약 1시간 뒤 패키지가 아예 사라졌다는 속보가 들어옵니다.
머선129... 꿈인가?
게임을 들어가보니 창렬스러운 상시 프로모션 패키지만 남아있고 추석 패키지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구매 가능 횟수를 모두 사용하여도 결제가 불가능할 뿐 패키지는 볼 수 있기 때문에 명백히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유저들 반응은 엇갈리는데...
1) 불드죄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언제 올라오냐? 보상각 잡혔다 개꿀! 어짜피 지를 마음도 없었고!
2) 아니 얘네들은 5.5만원으로 롤백할 생각이 없나?? 형평성에 어긋나잖아 빨리 5.5만원 돌려내!
3) 11만원 지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라도 살걸 이게 뭐야... 제발 한번만 11만원에라도 사게 해주세요.
4) 엌ㅋㅋㅋ 나는 5.5만원도 사고 11만원도 샀네 개꿀~~~
그야말로 혼파망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가격을 잘못 입력했으면 잘못 입력된 가격 그대로 밀고 나갔어야 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됐습니다.
한순간에 게임이 망하나 싶었습니다.
오후 1시 24분. 유저들의 간을 보기 시작하다.
한줄기의 빛과도 같은 소식. 패키지 하나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심지어 그것도 할인된 3.3만원이라는 가격에 돌아왔습니다.
패키지 일괄삭제는 선넘은 행위죠. 다른 패키지들도 다시 돌아오나?? 하는 기대감을 품기 시작합니다.
오후 1시 26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내놓다.
결국 할인된 가격과 정가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제공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존에 재빠르게 할인된 가격과 정가에 패키지를 구매한 유저들에게 추가 기회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구매완료라 뜨면서 더이상 구매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패키지를 하나만 살거였는데 할인가가 없어서 정상가에 지른 유저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총 4개중에 하나빼고 다 지르면서 흑우 인증을 하게 되었네요.
오후 6시. 불드죄.
"풍성한 명절 한가위에 (정가권 써서) 새로운 용사와 함께 따뜻하게 보내세요."
해피 엑시던트!
이런 사고는 언제나 환영이야!
6년 게임 역사에 역대급 논란으로 남을 수 있었던 사건이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직원은 다행히 시말서를 쓰진 않았고 대신 크게 혼났다고 하네요.
머리아프게 만들었으니 신나게 깠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