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에 대한 분석이라기보다는 추측, 그리고 PS4의 복습, 현재 동향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Xbox One X가 상징하는 게임기의 진화 방향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 Xbox One X의 발표에 따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SIE)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의 모습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Xbox One X의 포인트는 기존의 Xbox One 아키텍처를 연장해 크게 성능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CPU 코어의 동작 클럭을 높이고, GPU 코어를 폴라리스 아키텍처 기반에 연산 유닛 수를 3.3배인 40 CU(Compute Unit)/2560 FMAD 유닛으로 대폭 확장, DRAM 메모리 대역폭은 DDR3 x256의 68.3GB/sec에서 GDDR5 x384의 326.4GB/sec로 늘린 것입니다.
Xbox One X의 포인트는 기존의 새로운 게임기처럼 하드웨어 아키텍처를 쇄신하는 것이 아니라, 아키텍처를 계승하며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CPU 아키텍처는 기존의 재규어 계열 CPU 코어의 확장이고 GPU 코어는 GCN(Graphics Core Next) 계의 새로운 코어로서 아키텍처면에서 하위 호환성을 갖습니다. 아키텍처 확장 외에 달라진 점이라면 기존의 Xbox One에 32MB의 eSRAM가 있었지만 이게 빠졌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 Xbox One X의 코어 APU
Xbox One X의 등장은 게임기의 진화가 새로운 패턴에 들어섰음을 상징합니다. 기존의 게임기는 세대마다 구조가 개선된 반면, 하드웨어 레벨에서의 호환성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Xbox One X는 같은 계열의 아키텍처를 확장했습니다. 기존의 관점에서 본다면 Xbox One X는 1.5 세대 기종이라 봐도 될 것입니다.
게임기의 새로운 방향. 점진적인 발전
Xbox One X의 패턴은 앞으로 게임기의 진화 패턴에 영향을 줍니다. 기존 아키텍처의 확장해 계승하게 되면서 출시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합니다. PC의 점진적인 발전 모델을 게임기도 채택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소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소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완전히 뒤엎는 기존의 게임기 개발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소니도 Xbox One X와 비슷한 방식의 차세대 게임기를 개발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서 AMD와 지속적으로 함께 해나갈 것이라 추측됩니다.
지금 소니는 PS4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은 후속 게임기의 개발에 바쁠 시기입니다. 그런데 소니가 게임기를 만들 수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접촉했다는 소문은 없습니다. 그저 PS5에서도 AMD와 손잡을 것이라는 소문 뿐입니다.
반도체 제조사 중에 게임기에 사용할 수 있는 APU (Accelerated Processing Unit) 타입의 칩을 제공할 수 있는 건 AMD와 인텔, 그리고 ARM CPU 코어를 쓰는 NVIDIA 뿐입니다. 그렇다면 AMD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둔 소니가 AMD를 계속 쓰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소니는 2016년에 PS4 아키텍처를 확장한 PS4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PS4 프로는 AMD 아키텍처 APU를 확장했지만 소니는 PS4 프로에서민 실행되는 게임의 출시를 허용하지 않고, PS4 프로를 그래픽 강화 버전이라 평가했습니다. 이는 PS4 플랫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PS4 프로의 APU 아키텍처
PS5도 하드웨어적으로는 PS4 프로를 닮은 AMD 아키텍처의 확장이 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PS4 프로와 큰 차이는 PS5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수 있다는 점. 이전 버전과 호환성을 가지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견인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PS4 프로 2에 해당하는 하드웨어지만 판매 방식은 전혀 다른 것이 될 겁니다.
아키텍처는 GPU 코어가 AMD의 차세대 칩인 베가나 나비. CPU 코어는 나중에 말하겠지만 AMD 젠이나 재규어 계열이고. 메모리는 스택 구조 DRAM을 쓸지가 관건인데, HBM2의 가격 인하가 늦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VR 지원과 딥 러닝의 추론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입니다.
CPU 코어에 따라 달라질 제조 파운드리
중요한 점은 PS5 출시 시기의 공정 기술과 아키텍처입니다. 현재 PS5의 출시는 2020년으로 보고 있는데 2019년에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습니다. 2019년의 경우 칩 설계 타이밍이 빠듯하나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칩 개발 시작부터 게임기 출시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짧고, 소니는 더 깁니다. 소니의 일반적인 패턴을 생각하면 2020년일 가능성이 더 높지만 아키텍처를 유지해 여러 기간을 단축시킨다면 2019년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CPU 코어 아키텍처와 파운드리와 공정 기술을 어떻게 하냐는 점입니다. 이 3가지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따로 떼어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AMD의 CPU IP의 일부는 파운드리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AMD는 글로벌 파운드리와 TSMC에 제조를 위탁해 왔습니다. 그러나 AMD의 고성능 CPU 코어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생산에 최적화돼 TSMC로 쉽게 옮길 수 없습니다. EDA 툴에서 합성할 수있는 풀 신디사이저 코어가 아니기에, 파운드리 이식에 상당한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니는 PS4 시리즈에 AMD의 소형 저전력 CPU 코어인 재규어 아키텍처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당초의 계획과는 다른 것으로, 원래는 불도저 계열의 스팀롤러 코어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불도저 계열 코어를 쓴 PS4의 APU는 TSMC의 28nm 대신 글로벌 파운드리의 28nm로 제조될 예정이었습니다.
TSMC에서 생산되는 소형 재규어 코어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글로벌 파운드리의 28nm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니와 AMD는 갑작스럽게 계획을 바꾸게 됩니다. 그 결과 TSMC로 파운드리를 옮기고, 시간과 엔지니어링의 한계로 인해 이미 TSMC 공정에서 생산 중이던 재규어로 CPU 코어를 바꿉니다. CPU 코어가 바뀌며 줄어든 성능은 코어 수를 늘려 보왔했지요.
PS4 프로도 파운드리는 TSMC의 16FF+ 프로세스입니다. 무엇보다 재규어 계열 CPU 코어 + GPU 코어의 조합은 파운드리 사이에 이식이 쉬워, 다른 파운드리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PS4도 처음에는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생산 예정
이렇게 PS4를 만들었을 때 데였던 점이 있다보니 소니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제조 위탁에 신중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PS5을 TSMC에서 제조하려면 CPU 코어를 고르기가 다시 어려워집니다. AMD의 최신 ZEN CPU 코어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14LPP 프로세스에 맞춰 설계됐습니다. ZEN을 TSMC 공정에 이식하려면 비용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ZEN 프로세서 클러스터
그럼 AMD의 저전력 CPU 코어는 어떻게 될까요. AMD의 로드맵에는 16/14nm 공정 이후의 저전력 CPU 코어 제품이 없습니다. 그러나 16nm의 PS4 프로는 재규어 코어의 후속작인 타이거 CPU 코어를 탑재합니다.
타이거는 재규어에서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개선되고, FinFET 공정에 최적화된 코어입니다. 재규어 코어의 주요 개발팀은 이미 AMD에서 삼성으로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AMD는 재규어 계열을 커스텀 제품용으로 개량을 계속 해와 엔지니어링 자원이 남아 있습니다.
소니가 원래 PS4에 x86 CPU를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싱글스레드 성능이 높은 CPU 코어가 범용성이 높고 선호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런데 계획 도중에 파운드리의 문제로 x86 계열 중에서도 싱글 스레드 성능에 제약을 받는 저전력 코어로 바뀌었습니다. 소니 입장에선 원래의 x86 고성능 CPU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에 PS5에도 소니가 강력한 젠 프로세서를 넣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제조사가 글로벌 파운드리(또는 이곳과 호환되는 삼성)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PS5 프로세스 공정에 크게 영향을 주는 CPU 코어와 파운드리의 선택
TSMC냐 글로벌 파운드리냐는 선택은 프로세스 기술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두 회사의 프로세스 로드맵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TSMC의 경우 16nm → 10nm → 일반 7nm → EUV 7nm로 프로세스가 바뀝니다. 반면 글로벌 파운드리는 14nm → 일반 7nm → EUV 7nm로 가며 10nm 공정이 생략됩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TSMC의 10nm가 작년에 출시, 올해 본격 양산입니다. 일반 7nm는 올해 출시돼 내년부터 양산됩니다. TSMC는 일반 7nm의 스펙을 공개하며 출시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EUV 버전 7nm는 EUV 장비를 기다려야 하기에 내년에 출시돼 2019년 양산입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도 이와 비슷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10nm 프로세스의 수명이 짧다고 판단해 건너 뛴다는 것입니다. 대신 글로벌 파운드리는 14nm 프로세스를 앞으로 2세대 동안 진화시킵니다. 또 IBM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하고 IBM의 기술 축적을 응용하여 7nm에서 선두를 차지하려 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도 7nm는 일반형과 EUV의 두가지 버전이 있으나, EUV가 발리 나오며 일반형과 호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의 공정 기술
이런 상황 때문에 CPU 코어의 선택은 파운드리의 선택으로, 파운드리의 선택은 사용 가능한 공정 기술의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게임기는 출시되기 훨씬 전에 칩을 완성해야 개발 키트를 개발자에게 배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PC와 다르지요. 게임기가 출시되기 3~4분기 전에 칩을 일정량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져와야 합니다. 물론 개발 키트로 AMD 기반 PC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Xbox 360이 그랬습니다). 그렇게 하면 기간은 조금 더 단축할 수 있습니다.
PS5 출시가 2020년이라면 7nm 공정도 가능할 것
소니가 PS5을 2019년에 출시한다면 칩은 내년 중에 완성시켜야 합니다. 이 경우 프로세스의 선택은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PS5를 TSMC에서 만든다면 10nm부터 시작한다고 봐야 합니다. 시기적으로도 10nm 공정의 실적이 쌓여 게임기를 만들 정도로 높은 수율을 뽑아낼 정도가 될 때입니다.
현재 PS4/PS4 프로의 16nm 프로세스와 비교하면 10nm 프로세스에서는 다이에 쓸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납니다. 그만큼 아키텍처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병렬 구성이 쉬운 GPU 코어를 크게 확장하고 그래픽 연산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기에 10nm가 크게 유리합니다. 반대로 저전력 계열의 CPU 코어는 10nm에서 아주 작아지면서 12개의 코어를 넣는다 해도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CPU에선 공정 개선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역대 PS의 칩 제조 공정
PS5가 2020년이면 7nm 공정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EUV를 쓰지 않는 일반 버전의 7nm 공정은 마스크 수가 크게 늘어나기에 제조 비용이 오르고 게임기에 쓰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파운드리의 제조 위탁 서비스인 셔틀에 들어간 최초의 일반형 7nm 공정의 비용은 웨이퍼 한장이 1만 달러라고 합니다. 이것은 28nm 웨이퍼의 3배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앞으로 제조 단가가 줄어든다 해도 경제성이 중요한 게임기에서는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EUV 버전 7nm는 마스크 수를 줄여 제조 비용이 줄어들지만, 초기 제조 장치 도입 비용이 비싸기에 제조 단가가 인하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PS5에 쓸 수 있을지는 미묘하나 가능성은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은 16nm의 후속인 12nm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 경우 수율은 양호하지만 10nm 수준의 높은 집적도는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GPU 아키텍처 확장이 제한됩니다. 2019년이면 12nm를 쓰겠으나 2020년은 아닐 겁니다.
PS5를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만든다면 10nm가 생략되기에 2019년은 여전히 14nm 프로세스 세대입니다. 7nm는 게임기의 가격을 감안하면 처음에 도입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개선된 버전의 14nm를 쓸 수 있으니 성능과 전력 사용량에선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의 14LPP보다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랜지스터 성능만으로 본다면 첫번째 세대의 10nm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 직접도는 10nm에 비해 떨어지기에 아키텍처 확장폭은 아무래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PS5가 2020 년이라면 EUV 버전 7nm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의 7nm가 늦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일반 7nm에서 시작해 EUV 버전 7nm로 빠르게 바꿔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7nm로 간다면 GPU 아키텍처는 Navi 계열이며 크게 확장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7nm의 ZEN 코어는 28nm의 재규어 코어보다도 작을 것입니다. 즉 7nm 공정이라면 ZEN 계열 CPU 코어가 최적의 솔루션이 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AMD GPU의 프로세스 로드맵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AMD CPU의 프로세스 로드맵
5nm로의 전환도 예상되는 PS5
이렇게 보면 소니의 다음 선택은 두가지입니다. 먼저 2019년에 나올 경우 젠 계열 CPU 코어에 글로벌 파운드리의 14nm 세대 GPU를 조합하며 그래픽 성능은 적당한 수준에서 향상합니다. 타이거 계열 CPU 코어라면 TSMC 12/10nm 공정이며 10nm라면 GPU 성능이 꽤 향상됩니다.
2020년에 나올 경우 ZEN 계열 CPU 코어에 글로벌 파운드리 7nm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엔 GPU 성능도 대폭 향상됩니다. 2020년의 타이거 계열 코어라면 TSMC 10nm나 7nm에 GPU 아키텍처가 확장됩니다. 2020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됩니다.
삼성을 파운드리로 쓴다면 타이거 코어에 10nm나 거기서 발전한 8nm 공정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론 인텔 Fab에서 AMD 계열 APU를 제조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엔 10nm가 됩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겠죠. 인텔의 10nm는 다른 회사의 10nm를 크게 앞서는 스펙입니다.
어떤 선택이건 PS5는 1~2년 후에 EUV 버전의 7nm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7nm 노드라 해도 일반형과 EUV 공정은 크게 다릅니다. 피처 크기가 작아지면서 칩에 탑재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납니다. 마스크 수가 줄어들기에 중장기적으로 제조 비용이 줄어듭니다. 배선 간격이 좁아지며 성능도 향상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5nm 프로세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5nm 트랜지스터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FinFET, 실리콘 나노 와이어, 실리콘 나노 시트의 3가지 후보가 제시된 상황입니다. 5nm는 배선 재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고 현재 개발 중이기도 합니다. 5nm에선 트랜지스터와 배선 모두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성능과 전력도 큰 폭으로 바뀌게 됩니다. PS5가 5nm 공정으로 전환한다면, PS5가 도중에 큰 폭의 아키텍처 확장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단가.. 현재 MS 와 소니가 콘솔 판매로 순수익을 내는데 집착하지는 않지만, 이게 언제까지고 가능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만약 7nm 의 수율저조로 단가상승이라도 일어난다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