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에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E3 2017 브리핑을 열어 코드네임 프로젝트 스콜피오로 알려진 고성능 버전 Xbox One을 Xbox One X란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마이너 체인지 버전이 Xbox One S였으니 이번에 X가 된 것도 그렇게 이상하진 않습니다. X를 붙인 건 X보다 강한 건 없다 No power greater than X 는 이유에서.
그런데 이번 브리핑은 다소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Xbox One X에 대해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가격을 알려준 후, 나머지는 전부 게임으로 채웠거든요. 지금까지 Xbox 발표에서 새로운 기능, 서비스, 주변 기기를 길게 늘어놨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2017년 4월 말에 Xbox One은 2900만대 팔렸습니다. 소니가 E3 2017에 맞춰 발표한 데이터에선 6월 11일까지 PS4가 6040만대 팔렸으니 두배 차이가 나는 셈이네요. Xbox를 게임기로서 강력하게 어필해 나가기 위해 일부러 게임 타이틀에 집중한 듯 합니다.
Phil Spencer(Head of Xbox, Microsoft). Xbox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권한을,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진정한 기술과 하드웨어의 진화를 전달할 플랫폼이라 강조했습니다.
Xbox One X의 성능과 기술적인 부분은 Kareem Choudhry(Head of Xbox software Engineering, Microsoft)가 해설했습니다. GPU 연산 성능이 6TFLOPS, 메모리 용량 12GB, 종류는 GDDR5, 메모리 버스 대역폭은 326GB/s. 이 스펙만 놓고 보면 게임기 중 최고라네요.
스펙을 정리한 표입니다. 위에서부터 CPU, CPU 클럭, GPU 아키텍처, GPU 연산 유닛, GPU 클럭, GPU 연산 성능, 비디오 메모리 종류, 비디오 메모리 용량, 비디오 메모리 대역폭, eSRAM 용량, eSRAM 대역폭, 시스템 메모리 용량, 스토리지 용량, 광 드라이브, 출력 포트, HDR10 지원(모두 지원함), HDCP 버전, 영상 코덱, 사운드 기능, 유선 랜, 무선 랜, 전원 용량, 크기, 무게입니다.
PS4 프로의 연산 성능, 4.2TFLOPS 가지고선 4K 네이티브 렌더링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니는 타일 렌더링을 사용해 적은 움직임에서 네이티브 4K 수준의 렌더링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반면 Xbox One X는 진정한 4K 해상도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8백만 화소 이상이라 쓴 것도 업스케일 4K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2001년에 나온 Xbox는 640x480
2005년의 Xbox 360은 1280x720
2013년의 Xbox One은 1920x1080
2017년의 Xbox one X에서 3840x2160을 지원
Xbox One X는 Xbox One의 고성능 버전이기에 기존의 Xbox One이나 Xbox One S와 100% 호환됩니다. 주변 기기도 그대로 사용 가능하죠. 이건 PS4 프로와 PS4의 관계와 같습니다.
기존 Xbox One용 타이틀 중 Xbox One X를 위한 최적화가 되지 않은 게임을 실행하면, 텍스처에 비등방성 필터링을 적극 적용합니다. 그 결과 배경의 해상력이 높아지고 수면이나 어두운 곳의 해상력도 향상돼 게임 그래픽 향상 효과가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Xbox One X에서 CPU 동작 클럭이 상승하고 메모리 용량이 늘었기에 Xbox One 타이틀의 로딩 속도가 높아졌습니다. 하드디스크 인터페이스나 UHD 블루레이 드라이브의 성능이 나아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존의 Xbox One 타이틀을 Xbox One X에서 실행하면 바로 4K 네이티브 렌더링 모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PS4 프로와 마찬가지로 Xbox One X에 맞춰 업데이트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타이틀에는 Xbox One X Enhanced라는 로고가 붙습니다.
현재는 기어즈 오브 워 4, 포르자 호라이즌 3, 킬러 인스팅트, 헤일로 워즈 2, 마인크래프트: Xbox One 에디션이 인핸스드 모드를 지원하며, 이 업데이트는 모두 무료 제공됩니다. 그리고 써드파티 타이틀에서도 업데이트 작업이 이루어져 파이널 판타지 XV, 바이오 해저드 7 레지던트 이블, 로켓 리그,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를 비롯한 30개 타이틀에서 업데이트 작업이 진행됩니다.
PS4 프로 인핸스드는 그래픽만 4K로 업그레이드되는데, Xbox One X도 마찬가지로 그래픽만 4K로 나옵니다. 다만 Xbox One X용 게임이 렌더링 해상도가 트루 4K가 되지 않아 어느 정도는 업스케일링 4K가 될 수밖에 없는데, 네이티브 4K 지원 타이틀은 4K Ultra HD라는 로고를 따로 붙일 거라고 합니다.
Xbox One X 인핸스드 타이틀에서 트루 4K나 풀 HD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렌더링할 때, 풀 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한다면 슈퍼샘플링으로 다운스케일해 풀 HD 표시합니다. 슈퍼샘플링은 텍스처가 세밀해지고 시간 흐름에 따른 픽셀 쉬머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4K 디스플레이가 없어도 Xbox One X 인핸스드가 효과를 낸다는 소리.
HDR과 광색역은 Xbox One S에서 지원하지만 Xbox One X 인핸스드와는 별개의 것입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 7의 슬라이드인데 4K Ultra HD, HDR, Xbox One X Enhanced 로고가 나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광색역은 아직 지원 타이틀이 없습니다. HDR보다 만들기가 까다롭거든요. 게임 제작에 쓰이는 텍스처를 광색역에 맞춰 준비해야만 광색역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게 된 건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를 만드는 폴리포니 디지털 뿐. 출시까진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Xbox One X 전용 게임이 나올 가능성은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스튜디오에 Xbox One X 전용 타이틀을 만들지 말라고 주문했다네요. 다만 메인 메모리 용량이 기존보다 1.5배 늘어난 12GB가 되면서, 텍스처나 3D 모델을 Xbox One X 전용으로 만드는 건 허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PS4 프로와 Xbox One X와의 가장 큰 차이일 듯.
Xbox One X는 12GB의 메모리 중 시스템 용을 제외하고 게임 프로그램을 위해 9GB를 확보했습니다. 기존 Xbox One은 5GB였으니 Xbox One X에서 게임에 4GB를 더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게임 알고리즘이나 움직임에 관련된 표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GPGPU 기반 물리 시뮬레이션 처리의 정확도나 처리양을 높이는 식으로 말이죠. 실제로 이런 확장은 MS도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Xbox Play 애니웨어 프로그램이 나온 이후 Xbox One 게임은 PC 버전으로도 나오고 있으니, Xbox One X용 게임은 PC 버전과 같은 수준을 맞출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흥미로운 건 AMD 프리싱크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라데온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인데 Xbox One X에도 들어가네요. 기존의 Xbox One이나 PS4에는 들어가지 않으니 이것도 차이점이 될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 X가 성능이 높은 건 물론이고 역대 Xbox 중 가장 작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 실질적인 크기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어쨌건 성능은 올랐는데 크기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인데, 베이퍼 체임버 쿨러를 장착해서 냉각 효율을 높인 점이 큽니다.
이건 NVIDIA가 지포스 GTX 580의 레퍼런스 디자인 쿨러를 설명할 때 제시한 슬라이드입니다. 베이퍼 체임버는 GPU와 히트싱크 사이에 공간을 두고, 거기에 기화가 잘 되는 액체를 주입해 히트파이프의 원리로 열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히트파이프와 이론적으로 같으나 베이퍼 체임버는 가격이 비싼 대신 크기를 작게 만드는 데 유리합니다. 근데 소음은 어느정도일까요.
가격은 499달러. 한국에 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죠. 그리고 PS4 프로보다 100달러 더 비쌉니다. 성능과 UHD 블루레이 재생 같은 스펙 차이가 있으니 더 비싼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으나, 중요한 건 게임 타이틀이겠지요. 요새 화제가 되는 VR이나 MR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었는데, 과연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두고 봐야 알 일입니다.
Xbox One X의 실물 사진입니다 일단은 검은색만 나오며, 게임 패드는 Xbox One S와 같은 것을 사용합니다.
전면 디자인은 Xbox One S와 비슷합니다. 하단 왼쪽은 드라이브 꺼내기, 오른쪽은 게임 패드 페어링 버튼. Xbox 로고가 전원 버튼입니다.
Xbox One S는 상판에 흡기구가 있었으나 X는 없습니다.
왼쪽부터 전원 포트, HDMI 2.0b 출력, HDMI 1.4b 입력, USB 3.0 타입 A 2개, IR 수신기 포트, 광 디지털 사운드 출력, 기가비트 랜. 포트의 종류와 순서는 Xbox One S와 같으나, 키넥트 센서 연결 단자는 없습니다.
왼쪽이 방열판, 가운데가 메인보드.
왼쪽은 케이스, 오른족은 ODD.
왼쪽은 파워, 프로젝트 스콜피오라고 써져 있습니다.
메인보드.
출력 포트 부분
APU입니다. 대만에서 패키징, 제조는 말레이시아.
12개의 GDDR5 메모리 칩. 삼성의 K4G80325FB. 용량은 8Gbit.
2.5인치 하드디스크
베이퍼 체임버 쿨러
3월 말의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Xbox One 시리즈는 블루레이 동영상 재생 시 돌비 아트모스와 DTS: X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을 출력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Xbox One 시리즈는 돌비 디지털 5.1채널 출력과 돌비 디지털 7.1채널 출력, 돌비 트루HD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술은 스피커를 특정 위치에 맞춰 배치한 상태에 따라 소리의 강약을 조절합니다. 오른쪽 앞에서 나는 소리는 우측/센터 스피커를 조절하는 식이죠. 다만 이 경우 스피커 배치에 따라서 소리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돌비 아트모스와 DTS:X는 호스트에서 사운드에 3D 좌표를 추가해 출력하면 돌비 아트모스 지원 AV 앰프가 실제 스피커 배치에 따라 위치를 계산, 현재 위치에서 적절하게 들리는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즉 어떤 위치의 스피커에서 어느 정도의 볼륨으로 들릴 것인지를 AV 앰프가 처리하는 것이죠.
바꿔 말하면 돌비 아트모스와 DTS:X는 고정된 위치의 스피커에서 사운드를 출력하는 게 아니라, 재생하는 사운드의 위치나 볼륨을 지정하는 사운드 시스템으로, 객체 기반 오디오라 불립니다. 오버워치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돌비 아트모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콘솔 게임기에선 처음으로 Xbox One 시리즈가 이를 지원합니다.
돌비 아트모스는 최대 128개의 음을 동시에 임의의 3D 좌표에서 재생할 수 있는데, 홈 시어터 시스템은 최대 24개의 플로어 스피커와 10개의 천장 설치형 스피커에서 재생합니다. 돌비 아트모스는 수평 360도 서라운드는 물론이고 상하 방향으로 이동하는 서라운드 표현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AV 앰프의 상급 모델에선 플로어 스피커를 9개, 서브 우퍼 1개, 천장 설치 스피커를 4개 쓰는 9.1.4채널 스피커 시스템이 가능합니다.
게임 타이틀 지원의 경우 기어즈 오브 워 4가 인핸스드 업데이트를 통해 돌비 아트모스를 지원하며, 11월 7일에 나올 크랙다운 3가 이를 지원합니다. 돌비 아트모스는 헤드폰에서도 가상 구현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기어즈 오브 워 4는 인핸스드 업데이트에서 HDR과 광색역도 지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