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세계관 최적화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스토리라는 최고의 장점을 안고 많은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주었던 메트로 시리즈가 2019년 돌아왔습니다.
오픈월드, 최신 기술, 그래픽 향상, 최적화 국내 플레이어들에게 온갖 기대를 안겨놓고 PC버전 지역락 PS버전 그래픽 이슈와 10만원이라는 충격만을 안기고 떠나가는듯 했던 메트로 엑소더스였습니다만
우연찮게 잠깐 지역락이 풀렸을때 구매한 친구와 연락이 되어 운좋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진행불가 버그 이슈는 제가 겪어보질 못해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게임을 실행하고 처음 눈에 들어온건 비주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비롯해서 기본적인 게임의 그래픽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그럼에도 전작처럼 프레임이 들쭉날쭉하지 않아서 게임을 즐기면서 충분히 분위기를 곱씹을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습니다.
나름 자신있었는지 인게임내에 사진모드를 넣어 유저가 원할때 원하는 각도로 스크린샷을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그래픽뿐 아니라 인게임내의 변화도 있었는데 가장 큰변화는 가방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작은 마을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적을 제압하고 노획하는 방법이 주된 장비 및 소비아이템 파밍 방법이었습니다.
덕분에 체력이 없을때나 방독면 필터가 부족할때, 혹은 상황에 맞지않는 장비 부착물을 가지고 있을때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지만 엑소더스에선 그 자리에서 아이템 조합을 통해 제작이 가능해 위급시에도 대응이 가능케 되었습니다.
(단, 총알의 경우 작업대에서 가능.)
장비 부착물이 상황에 맞지않을때 역시 가방을 통해 바꿀 수 있기에 상황에 알맞은 무기 부착물을 선택 할 수 있어
교전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게 좋았던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무래도 전작처럼 스토리라인에 따라 진행하며 충분히 정비를 할 시간이 있던것과 달리 오픈월드로 노선을 바꿔타면서 정비할 시간이 전작처럼 없을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한 시스템의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제작에 필요한 재료나 장비의 부속물같은 경우엔 전작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획득이 가능하지 않고 유저가 직접 파밍하여 얻어야하기 때문에 보이는 집마다 방문하여 파밍을 해야하니 그만큼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오픈월드 말이 나왔으니 조금 말을하자면 오픈월드, 요즘 인기도 많고 좋죠. 더군다나 메트로 엑소더스의 뛰어난 그래픽을 감상하며 길을 걷다보면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다만 챕터에 따라 일정한 맵에서 주어진 퀘스트를 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여유롭게 맵을 구경한다는 느낌은 못받았던것 같습니다.
또한 오픈월드로 전환하며 선형진행으로 앞으로 달려가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던 전작과 달리 미션지역까지 직접 찾아가야하는데 길과 목표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미약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길을 알려주는거라곤 전작에서 보던 요상한 지도와 미션지역이 위인지 아래인지 구분도 안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미션이라면 지도엔 내 머리위 X가 있고 나는 뭘 해야하는지 모르고하는 상황에
미션 개요라도 보고싶은데 유저패치만도 못한 고대문자에 차라리 게임 언어를 영어로 바꿔야하나 한숨쉬던 기억밖에 없네요.
사실 정해진 미션만 보고 달려가는 게임인데 이걸 오픈월드라고 해도 좋을지 의문이네요.
전투자체는 그렇게 강제되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게임패드 기준으론 전투를 피하는쪽이 낫지 싶은 수준이었습니다.
노살리스나 구울의 경우에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훌륭한 대화수단인 샷건이 있지만
대인전은 고작 90발밖에 못들고다니는 소총위주로 진행되는데 이게 좀 쏴서 과열되거나 오염되면 흔히 잼났다고 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일 대 다수 상황에 믿을거라곤 총밖에 없는데 총까지 기능고장을 뱉어내는 지옥이 뭔지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계에 있는 알람등이 적에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 빛을내주며 사실상 잠행플레이를 권장하는듯한 기능까지 추가되었습니다.
물론 화끈하게 다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도 좋지만 진엔딩을 보기위해서 살생을 최소화 해야하는점도 있고 오히려 잠행플레이가 강제된다고 생각되네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게임성은 그만하고 메트로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로 넘어가자면….
메트로 살려내라 이놈들아!!!!!!!!
최악입니다. 시리즈를 통틀어 최악입니다. 처음 말했듯 메트로라는 게임은 게임 플레이를 방해할 정도로 나쁜 최적화를 보여준 게임이지만 게임의 스토리 하나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작은 도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제가 메트로 시리즈중 가장 사랑하는 바로 전작이었던 라스트라이트의 경우를 보면
주인공 아르티움의 복수에서 검은존재와의 화해라는 스토리의 진행에서 플레이어가 중심이 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번 엑소더스는 멜니크대령(밀러대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냥 시키는거 하고 하지말라는거 안하는 용역업체
직원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원작소설인 메트로 2035와 봤을때도 뭔가 노선을 많이 벗어났습니다. 탈선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네요.
원작 메트로 2035의 경우엔 이렇게 화목한 스토리도 아니고 친구들도 배신하고 멜니크 대령도 배신하고 과거 목숨까지 살려줬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명의 적은 도움을 받아 메트로의 영웅 아르티움이 지하도시를 떠난다는 씁쓸한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꼭보세요 짱재밋서요.
근데 엑소더스는 설날연휴 저희 집보다 씨끌벅적하고 유쾌합니다. 심지어 전작에선 최고의 저격수라며 딸을 방사능으로
뒤덮힌 지상으로 보내던 사람이 이제와서 딸이 밖에 좀 돌아다닌다고 외출금지같은 소릴합니다.
원작 내용을 크게 이탈한 이 게임를 메트로 2035 아니, 그 외전격으로라도 볼 수 있을까요?
메트로 : 엑소더스가 아니라 '핵전쟁 이후 영웅이었던 내가 장인어른과 기차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가 더 어울리겠네요.
게다가 엄청 중요한것 처럼 처음에 떠들던 감시자라는 역은 식인종으로 잠깐 나왔다가 사라는등 어이없는 스토리 전개가 이어집니다.
리뷰 스토리 부분 작성하다 정확히 17번 욕을 썼다 지웠습니다.
터놓고 말하면 메트로 2035를 읽지않고 플레이한다면 이 게임은 썩 괜찮은 게임일것입니다.
그래픽 수려하고 최적화 잘했고 원작과 틀어질뿐이지 스토리 자체는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흘러가진 않거든요.
박찬호씨가 군대가서 대령달면 어떨지 간접체험을 했을뿐이지.
허나 메트로 유니버스가 좋아서 메트로 2035를 못하는 영어로 영문판 꾸역꾸역 읽었던 입장으로서는 화밖에 안납니다.
기대했던 작품이고 기다렸던 작품이고 못할뻔했는데 할 수 있어서 기대치가 격하게 올라갔을수도 있을거고
메트로 유니버스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메트로 특유의 절망적이고 어둡고 황폐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게임으로 내가 중심이 되어 플레이한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기대했던 입장이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을수도 있겠습니다.
불만은 이쯤하고 결론을 정리하자면
올 추석에 집에 갈 일이 없다면 이 게임을 실행하십시오.
원작과 크게 틀어진 이 게임의 분위기는 주인공때문에 다 버리고 떠나게 되었지만
그래도 웃고 그 상황을 즐겨주는 친구들의 우정, 가족의 따뜻함이 함께합니다.
하지만 원작을 사랑하고 메트로 유니버스의 분위기를 좋아했다면 그냥 새 작품을 본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