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태고적엔 테마파크라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이라면 모처럼 짬을 내야만 갈수 있었던 공원을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날에도 따스한 방에서 내 맘에 드는 모양으로 지어가며 노는 게임이었죠.
그 이후에도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라든가 여러가지 게임들이 나왔지만 제작사 경영난인지 뭔 지 맥이 딱 끊겼었어요.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플래닛 코스터란 게임이 나왔죠.
워낙 인기였으니 저도 플레이를 해봤는데 플레이를 하면서 느낀 첫 감정은 부담감이었어요. 세세하게 신경 써야할 부분도 많았고 게임 레이아웃 자체가 낯설었거든요.
그래서 곧 그만뒀죠. 개인적 취향과 맞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초반에 적응을 못한 거죠.
그리곤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몇 주전에 파키텍트란 게임이 정식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2년인가하는 오랜 시간동안 미리해보기 게임이었다길래 엉성한 게임으로 버티고 버티다 마지못해 출시한 게임이 아닌가 싶어 한참을 기다리며 알아본 바로는 그동안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패치하며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 게임이다 싶어 구입했습니다.
일단 첫 느낌은 상당히 캐쥬얼 해 보입니다. 게임이든 영화든 애니든 첫인상과 사용자의 성향과의 매칭은 참 중요한거 같아요. 저 같은 게으름뱅이는 뭐라도 좀 간단한 게임이어야 적응하기 시작하거든요.
(역시 아기자기한 그림이 좋아요)
물론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리오카트처럼 레이싱하는 놀이기구도 있어요)
롤러코스터나 범퍼카, 회전목마 같은 놀이기구나 쓰레기통, 벤치, 가로등 같은 공원 구조물은 공원 재정을 들여 연구하고 개발해야 사용할 수 있고(이건 뭐 옛날 게임들도 그랬죠?) 스팀 창작마당에 사용자가 등록한 기구들도 사용 가능한가바요.
(늘 그렇듯이 고갱님들 니즈도 파악해야 하고요)
다른 게임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특이한 것은 놀이공원 이용자들의 평가요소 중에 공원 관리자들과의 접촉 문제가 있어요.
이 인간미가 없는 손놈님들은 청소부나 핫도그, 음료수등의 판매점에 물건을 나르는 배달부와 같은 곳을 지나다니는 것을 싫어합니다. 엉성한 놀이기구만 가득한 놀이공원에서 가장 불만은 짐꾼들이 눈에 거슬린다는거죠. (에잇 박정한 놈들…)
도로 중엔 일반보도, 놀이기구 대기줄, 직원용 통로 이렇게 따로 나뉘어 있어요. 게다가 직원용 도로가 소비자들 눈에 띄지 않게 높은 펜스를 쳐서 막아줘야 합니다. 아예 눈에 띄는 것도 싫은 거에요.
(그냥 회색 길은 손놈님길, 가운데 줄이 들어간 길은 직원용 통로에요. 마침 직원이 뒷문으로 배달 중)
그리고 직원의 동선과 직간접적으로 겹치는 문제가 또 하나. 음식이나 음료, 기념품을 파는 판매부스는 상품을 계속 보급 받아야 하고 그 보급품을 공원 관리부서에서 짐꾼이 옮겨줘야 해요. 물론 해당 시설이나 짐꾼이 공원이용자 눈에 띄면 안됩니다. 거기에 수시로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구요.
(물류 창고에서 각 판매부스로 배달라인을 짜줘야 해요)
(한참을 하다보니 공원 전경도 놀이기구도 영 엉성해요. 그렇다고 다시 새로 시작하려니 귀찮음이..)
처음은 가볍고 단순한 느낌인거 같았는데 역시 어느 게임이든 복잡해지고 신경 써야할 부분이 늘어나네요. 물론 그래야 질리지 않고 계속 오랜 시간동안 게임을 하겠지만요. 그러니 12월 연말엔 이 게임으로 한참을 보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