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태고는 디펜스류 게임을 좋아합니다. 롤류의 원조격인 게임 중에 워3 커스텀 게임 중에서도 pvp보단
디펜스 게임을 좋아했죠. 애초에 pvp를 싫어합니다. 반응 신경도 느리고 누구랑 경쟁 하는게 싫어요.
느긋하게 앉아서 도시와 마을을 세우는 세틀러나 오밀조밀 집짓기하는 테라리아 부류의 게임을 좋아하죠.
...그러다보니 요새 유행하는 서바이벌 게임들이 나오면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질러봅니다.
일찍이 많은 가르침을 주시던 스팀 친우분의 조언대로 앞서 해보는 게임은 돌다리도 두들기는 마음으로 하라 했는데...
일단 메뉴화면부터 범상치 않은 게임인데도 지르고 말았어요. 970이란 그래픽카드가 구세대 유물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안만든거겠죠(...)
게임 내용은 정말 심플합니다. 어떤 마을에 홀로 남은 생존자로서 이 곳 저 곳에 남겨진 도구와 자원을 모아서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을 개조하고 무작위로 변하는 안개(Mist) 상황에서 나타나는 괴물들에게 살아 남으며
버티는거죠(아무리 봐도 좀비떼인데...)
스토리 같은 것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건지 아니면 애초에 신경을 안쓴건지 그냥 멍하니 떨어진 세상에서
물과 식량, 호신용 무기, 방어구를 만들어 가며 하루 하루 연명하는 게임입니다. 뭐 나중에 여러가지 개발이 완료 되면
스토리가 붙을 지도요.
맵은 이미 고정된 마을입니다. 넷핵처럼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바뀌는 지형이 아니라 가옥도 들판도 산도 그대로 인
세상이에요.
디스토피아 세상이라기보단 나는 전설이다와 같다 보시면 됩니다. 인간이 나오긴 하는데 플레이어를 보면 무조건 총질
을 하는 밴딧과 몇몇 밴딧 거점에 사로 잡혀 있는 조력 인간npc가 있긴 해요. 하지만 AI 로직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밴딧 무조건 공격하고 조력npc는 지정해둔 아군 주둔지에서 그냥 로밍만 해요.
일반 서바이벌 게임인지라 다른 게임처럼 허기와 갈증을 반드시 채워줘야 하고 무리하게 작업(벌목,제작)을 하면 피로가
뿜뿜 올라서 생존이 힘들어져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마신 주인공은 스때미나가 넘칩니다. 게다가 마실 물도 많네요)
네. 이게 끝입니다. 장점은 잘 모르겠고 단점은 너무 많은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만의 집을 건설 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을 곳곳의 빈집 중에 이미 지정된 몇 가옥들만 플레이어의 기지로 만들수 있고
조력npc에게 방위를 지정할 수가 있어요. 물론 조력자들은 거의 아무것도 안 해요. 물건이나 기구 제작에 참여 시킬 수도
있지만 일일히 개별로 지정을 해줘야 합니다.
나름 생존+건설 게임인지라 여러 자원을 이용하게 만들었지만 곰을 때려 잡아 나오는 동물성 지방을 불에 녹이면
자가발전기를 돌리는 바이오연료가 된다던가 목책과 여러 가재도구를 만들기 위해 도끼질로 벌목을 해도 2-3일 후면
다시 자라는 무한의 나무(털인가?), 맨 두다리를 보조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자동차가 1센치 턱을 못 넘는 물리엔진,
게다가 급제동을 하면 4개의 바퀴가 차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엉성한 그래픽,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만 존재하는지
닭장의 닭들은 무정란만 낳아요. 아무리 닭이 많아도 뿅아리는 없죠.
(자원은 남아 돌고.. 할 일은 없고)
해볼 거 다 해보기가 생각보다 너무 이른데다가 다 해보고나면 더 이상 뭔 가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네요.
(총포상을 차렸지만 맞이할 이가 없다)
시류를 따라 무언가가 거창한 게임을 만들던 중이었지만 앞서 해보는 게임 시스템으로 통장잔고가 쌓이기 시작하니 꼭
해야 할 다른 일이 생긴 제작자는 아니길 빕니다만 가정집을 요새로 만들고 온갖 무기로 서랍을 채우고 나면 할 일이
없어요.
(방책으로 둘러 쌓았지만 몹도 안오고... 할 것도 없고...)
너무 만든게 없는 게임은 비판할 구석도 없네요. 뭐가 있어야 그게 좋다 아니다 평가를 할텐데 말에요.
아무래도
인생무상을 일깨워 주는 게임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