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스트랜딩 후기
오랜만에 정말 오랫동안 즐긴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해 본 패키지 게임 중에서 가장 오래 해본 것 같아요
유비 게임들은 대부분 50%도 못하고 라이브러리에 박아둔 게임이 많을 정도로 끈기가 부족한 편인데요
플롯 구성이 난해하지만 흥미롭고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점점 새로운 요소나 장비들이 해금되었기 때문에 별 지루함 없이 게임을 손에서 놓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네요.
그래픽과 지형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습니다.
단순히 멀리서 바라보려고 지형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장비가 있으면 거의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기 지형이 디테일 하고 아름답습니다.
플레이 하다 보면 흘러나오는 음악도 아주 좋았습니다.
트레일러에서 보셨듯 전투나 RPG가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보고 취향에 안 맞다 싶으면 거르시는 게 낫습니다. 딱 트레일러에서 보시는 대로의 게임이 맞아요.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인상적인 점을 꼽자면 이동과 선택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기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어떤 목적지로 향할 때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큰 의미가 없거나 선택이 강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데스 스트랜딩은 플레이어가 목적지로 향하는 의미 있는 경로를 자유롭게 짤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경로에 따라 지형과 마주치게 되는 장애물, 적들이 달라지며 이것이 게임 플레이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화물과 장비의 부피, 무게가 착용한 장비나 탈것에 제약을 받고
화물이 가볍고 적을수록 빨리 달릴 수 있고 균형을 잡기 편해지기 때문에
무작정 많은 장비를 가져갈 수가 없어 적합한 장비와 탈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 말고도 장비와 화물을 부식시키는 타임폴이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합니다.
무기를 들고 BT라는 유령과 화물을 노리는 적들을 뚫고 갈 것인지,
필요한 장비들을 들고 험난한 지형을 정복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그리고 처음 갈 때는 어떤 곳에 BT와 적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무거운 장비와 무기들을 가지고 갈지, 도박할 지도 플레이어가 선택하여야 합니다
어떤 경로를 택하고 어떤 이점을 포기하고 어떤 것을 살리는지가 순전히 플레이어의 자유인 점이 게임 플레이를 풍부하게 합니다.
대부분의 오픈월드 게임에서 “이동”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데 데스 스트랜딩은 이것에 중점을 두고 만든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게임 컨셉이 이해가 안 갔는데 플레이할 수록 정말 오픈월드의 이동이라는 핵심요소를 게임플레이에 자연스럽게 잘 녹여냈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지형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살짝 젤다 야숨의 느낌도 받았고요. (젤다도 4신수만 깨고 박아둔 상태지만....)
스토리나 연출은 어떤 부분은 참신하면서 도전적입니다. 저는 초반 시퀀스가 끝나고
컷 신이 나오는 빈도에는 큰 불편함 없었네요. 게임 플레이가 길어서 컷 신이 초반과 후반을 제외하면 그리 길게 느껴지지않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설정이 에반게리온처럼 좀 난해한 편이었고, 어떤 장면에선 등장인물들이 설명하는데 할애하는 대사가 길며, 그마저도 저한텐 모호한 정보로 가득 찬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각본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좋은 배우들 데려다 놓고.....
참고로 스토리 흐름 변화가 좀 있기 때문에 플레이하실 생각이라면 위키나 유튜브 안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제가 몇몇 부분은 스포당했기 때문에 스토리에서 감점이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종합하자면 게임 플레이는 취향만 맞으면 깊게 잘 만든 게임이고 설정이 난해하고 각본이 난잡하다는 느낌입니다.
영화 장르적 기대치는 낮추고 하시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올해 해본 게임 중에서는 갓오워, 레데리2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게임으로 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