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부트 3부작중에서. 리부트 첫작품만 매우 이질적이고 라오툼과 쉐오툼은 이란성 쌍둥이같은 게임입니다.
라라의 생김새부터 리부트작은 히스패닉계 미녀같다면, 라오툼/쉐오툼은 그냥 두 작품에서 모두 별 차이없이 서양미녀입니다. 모션도 리부트작은 다르고, 라오툼/쉐오툼은 거의 같습니다. 플레이감각도 거의 같고. 스토리도 히미코 스토리인 리부트작은 연관성이 떨어지고, 트리니티가 주적으로 나오는 라오툼/쉐오툼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버지도 리부트작은 실종이라 하지만, 라오툼부터 설정이 변경되어 트리니티에 살해당한 것으로 명확하게 나오고 라라가 아버지의 죽은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변경되지요. 리부트작의 성공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설정의 변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작에서 큰 욕심을 내지 않고, 라오툼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한것이 눈에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라오툼에서 큰 틀에서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평가를 덜 받을만한 요소 하나.
그렇다고 아무런 발전이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라오툼에서 무덤탐사가 상당히 강화되었는데, 쉐오툼에서는 무덤 탐사의 퍼즐이 더 강화되고, 길찾기도 좀 더 어려워졌습니다. 챌린지무덤 외의 일반묘지도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탐험의 난이도를 낮추는 요소였던 생존본능은 너프시켜서, 생존본능이 이끄는대로 따라가기만 할 수 없게 되었고, 어디로 뛰어야하나 직접 찾아야합니다. 덕분에 탐험 부분의 질이 좋아졌습니다. 전투의 비중은 줄어서, 후반부로 접어드는 3번째 마을까지 가서야 본격적으로 전투가 많아집니다. 물론 마지막쯤 가면 전투도 많아지고, 빵빵 터지지만 어디까지나 후반부에 가야 합니다. 전투 부분에서도 라라가 약해져서 은신 플레이를 해야할 필요가 더 늘었습니다. 그리고 전작의 사기 무기인 독화살은 없애버렸습니다. 탐험이 강화되고 전투가 줄면서 언차티드와 결정적으로 길이 달라집니다. 언차티드는 최종작까지도 전투가 가장 비중이 크니까요. 그런데 언차티드도 4에 와서는 은신 플레이가 상당히 강화되긴 했군요.
그 외에, 라오툼의 초반부는 옛 소련군 기지 때문에 상당히 지루했습니다. 눈덮힌 폐허에 사람은 별로 없고, 풀이나 캐고, 동물이나 사냥하고, 잔심부름 수준의 서브퀘나 하다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깁니다. 쉐오툼의 초반부는 라오툼만큼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브퀘 수준이 상당히 좋아졌죠.
그래서 라오툼을 즐겁게 플레이했다면, 쉐오툼은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장점이었던 탐험을 강화하고, 라오툼의 단점이었던, 지루한 초반부, 전투와 탐험의 너무 쉬움, 지리멸렬한 서브퀘 등을 개선했으니까요.
하지만 왜 평가가 라오툼만 못하느냐. 쉐오툼의 단점으로는 스토리를 듭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라오툼도 솔직히 진부한 이야기인데, 쉐오툼은 라오툼의 스토리를 배경만 바꿔서 그대로 재플레이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만큼 스토리 구조까지 라오툼과 유사합니다. 그리고 더 큰 치명적인 스토리의 단점은 트리니티라는 조직을 허무하게 끝내버렸다는 점입니다. 라라가 상대하는 것은 트리니티의 수장격으로 나오는 도밍게즈 박사 하나입니다. 그런데, 무전으로 야실족(전작의 불사의 존재에 해당하는)에 의해 트리니티 수뇌부가 몰살당했다고 나오면서, 트리니티 조직이 그냥 와해되어 버립니다. 전작에서 역사도 오래되고, 뭔가 어크 시리즈의 템플러 분위기를 풍기는 강력한 조직같아 보였던 트리니티를 이런 식으로 용두사미격으로 날려버립니다. 솔직히 리부트 3부작을 끝내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리니티를 이런식으로 날려선 안되었습니다. 언차티드 시리즈가 게임의 구조 자체는 전투-등반-컷신의 반복이지만, 매 편 훌륭한 스토리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네요.
이번 작의 라라를 두고 성격이 이상하다느니 사이코패스니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프롤로그에서 으잉 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번 작의 라라는 충분히 주변 사람들을 살피고, 주변인들이 해를 입음에 설득력 있게 분노하고, 마지막에는 최종보스에게도 동정을 보이고, 자기 희생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번 작의 라라가 성격이 이상하다면, 매 편마다 전투 한 번에 십여명씩 죽이고 다니면서도 농담을 잃지 않는 네이선 드레이크는 뭔가요. 기본적으로 툼레이더 시리즈가 일부 플빠들에게 이미 찍힌 시리즈라서 악의적인 비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라오툼보다 재밌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명작급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저에게 점수를 주라면 80-85점 주겠습니다.
80점이면 조만간 손을 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