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서 인기라기에 Benro Phonegrapher C1 셀카봉을 샀습니다. 그리고 판매처가 알리라는 걸 봤을 때부터 정품일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봉지에 뽁뽁이 한 장 안 두르고 딸랑 이렇게 넣어 보냈습니다. 박스가 찌그러졌네요. 소장할 물건을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사는 우를 범하진 말아야 겠습니다.
벤로가 맨프로토 급은 아니고 짓조 급은 더더욱 아니지만 브랜드 마케팅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박스 디자인이 그 벤로 수준조차도 안 되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가장 아래의 phone.benro.com에 접속 시도하면 연결할 수 없음이 뜹니다. 벤로 홈페이지를 대충 훝어봤지만 이런 물건을 파는 것도 못 봤고요.
구성은 더더욱 간단.
스마트폰의 볼륨 버튼과 연동된 블루투스 리모컨입니다. 삼각대에 꽂아둘 수는 있으나 체결이 약해서 그냥 빠질듯. 그리고 전원 스위치의 상태가 매우 안좋습니다. 헐렁헐렁 덜그럭덜그럭 거리네요. 짝퉁 의심 스택 추가.
전원을 켜면 셔터 버튼에 파란색 불이 들어오고, 충전은 마이크로 USB로 합니다. 주변기기에 마이크로 USB를 많이 쓴다는 걸 느낍니다. 스마트폰이 USB C가 되도 주변기기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진 오래 걸리겠지요.
헤드 부분입니다. 나름 채결 장치가 달린 볼헤드군요.
바로 스마트폰을 장착하지 않고, 카메라용 나사가 달려 있습니다. 카메라를 여기에 올려두기보다는, 플래시나 조명을 올려두는 용도로는 쓸만하지 않나.
손잡이와 지지대 끝 부분은 고무. 다리는 철제. 저 이걸 그대로 잡으면 한겨울엔 손이 좀 시렵겠네요. 다리가 불안정하진 않습니다.
다리를 하나하나 펴고 돌리면 고정됩니다. 바람 한번 불면 넘어갈 것 같지만, 이게 있는 것과 없는 건 다릅니다. 있으면 어떻게든 쓸 일이 생겨요.
이걸 어떻게 빼는지를 몰라서 한참을 버벅거렸습니다. 간단한 설명이 있지만 신제품이라 빡빡해서 그런가 잘 안 빠지더라구요.
돌려서 잠금 장치를 푼 다음 쭉 빼고,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잠금니다. 이런 방식 자체를 믿진 않습니다만 스마트폰 하나 올리는 용도라면 뭐..
그리고 카본 무늬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카본 무늬 스티커를 붙인 것 같습니다. 딱 스티커 두께만큼 단차가 있고, 표면에 구멍 뚫은 것도 그렇고.
스마트폰 스탠드입니다. 갤럭시 노트나 아이폰 맥스까지는 될 것 같아요. 스마트폰이 미끄러지지 말라고 안쪽에 고무도 붙여두고, 길이 조정 장치의 스프링도 나름 힘이 좋습니다. 언제까지 유지될진 모르겠지만요.
LG G6 장착.
뒤에선 이런 모양이 됩니다.
스마트폰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잡아주겠지요. 그게 얼마나 무겁다고요. 그 이상이 문제지.
집에 있는 카메라 중 가장 무거운거. 일단 지탱은 하고, 볼헤드가 아래로 숙이지도 않군요. 하지만 여기에서 길이를 더 높이는 일만큼은 못하겠습니다. 이 셀카봉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다리가 저렇게 생긴 간이 삼각대 자체를 안 믿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포장이나 카본 스티커, 뭔가 2%씩 아쉬운 마감을 볼 때마자 짝퉁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스마트폰 장착용으로는 문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