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이 기술 설명회를 열어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대구경 마운트의 장점과 그 예시를 소개했습니다.
광학 설계자는 렌즈 구성도를 보고 빛이 어떻게 렌즈를 통과하는지를 파악, 아름다움을 판단합니다. 아름답다는 건 광학적으로 배경이 좋다는 것으로, 캐논은 다음 3가지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습니다.
조리개 앞뒤로 광학 계통의 대칭성이 높음
빛의 굴절이 완만함
큰 렌즈와 작은 렌즈가 균형을 이루어 배치
그럼 대구경 마운트가 렌즈 설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봅시다. 우선 빛의 굴절률이 높을수록 수차가 강해진다는 걸 알 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3장의 렌즈를 사용해서 구성된 광학계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걸 표준 광학계라고 부릅시다.
이건 마운트 구경이 작을 경우입니다. 작은 마운트가 빛의 움직임을 방해하기에 오목렌즈를 마지막에 넣어 센서 주변까지 빛이 도달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급격한 확대는 수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또 굴절률이 커지면서 전면 렌즈도 함께 조정해야 합니다. 이게 반복되면 렌즈의 수가 늘어나고 렌즈의 크기는 커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그럼 큰 마운트를 쓰면? 표준 렌즈 구성에서 세번째 렌즈만 센서에 맞춰 구경을 늘리면 수차 보정이 간단하게 끝납니다.
물론 교환 렌즈의 구성은 3장이 아니라 10장 이상의 렌즈알을 넣는 경우도 많으니, 실제로는 이보다 더 복잡합니다. 다만 마운트 구경이 클수록 렌즈 설계가 광학적으로 쉬워집니다.
이건 캐논의 DSLR용 렌즈인 EF 35mm F2 IS USM과 미러리스용 렌즈인 RF 35mm F1.8 MACRO IS STM의 구성도입니다.
EF 렌즈는 표준 광학계 앞에 추가 렌즈를 배치하고, RF 렌즈는 미러 박스가 없으니 뒷부분에 추가 렌즈를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 RF 렌즈 쪽이 센서에서 거리가 더욱 짧아졌습니다.
캐논은 APS-C 미러리스로 만들었던 EOS M의 EF-M 마운트를 활용해 35mm 풀프레임 카메라를 만드려 했으나, 목표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운트를 새로 파면서 무작정 키웠더니 시스템이 지나치게 커졌고, 여러 렌즈를 설계해 광학적인 장점과 크기의 균형, 카메라 강도를 따져 마운트 내경 54mm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내경 54mm라는 값은 DSLR용 EF 마운트와 같은 값이라네요. EOS가 30년 전에 이미 앞날을 내다보고 설계했다고. EF를 팠을 때 여러가지로 검토한 것도 있겠고, 크게 차이나지 않으면 EF랑 그냥 맞추자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요.
위 사진은 초점 거리 대비 RF 마운트의 렌즈 길이 단축 효과를 나타낸 것입니다. 일부러 다 공개하지 않은듯.
니콘의 경우 마운트 내경 55mm에 플렌지 백 16mm를 씁니다.
다만 대구경 마운트, 짧은 플렌지 백이라는 건 캐논과 같습니다.
반면 소니는 대구경 고성능 렌즈를 만들기 위해 대구경 마운트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나중에 FE 400mm F2.8 GM OSS를 내놓으면서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이 됐지만. 소니는 내경 46mm, 플렌지백 18mm로 렌즈를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