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애가 일찍 깼고 선선해진 날씨에 이때다 싶어 호다닥 뜯었습니다.
뜯는 법이 스탠드형보다 까다로워 보여서 남편시키려고 했는데 근 시일 내로는 불가능 할듯해서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죠.
블로그를 정독해봤자 직접 해보는거랑 다를테니 글을 앞뒤로 보면서 조금씩 진행했어요. 외관 플라스틱 커버를 분해하는게 가장 힘들었는데 적합한 도구가 없으면 분해가 어렵더라고요. 화살표 방향으로 납작하고 긴 도구를 넣고 제껴야 분리되는 구조였어요.
작업실에 적합한 공구가 있을텐데 애기 안고 올라가서 찾기도, 자는 사람 깨우기도 좀 그래서 집안에 도구들을 끌어모아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음... 심각한거 알고는 있었는데 정말 너무했어요.
물 배출 호스가 대충 끼워져 있더라고요. 참고하던 블로그엔 나사로 연결되어 있던데 헐거운 케이블타이라뇨.. 어디에 나사가 있는지 한참 찾았잖아요..
열심히 닦았습니다. 세제를 이용해보려 했으나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물티슈로 닦고 소독제뿌려서 다시 닦아줬어요. 닦는 중에 애기가 분무기에 엄청난 호기심을 보이길래 물을 담아 줬더니 분무기 사용법을 마스터하여 놀던 자리가 물바다가 되었더라구요.
이사 오기 전 에어컨 두개를 동시에 달았지만 벽걸이 에어컨이 작업실에 달려 있었기에 주로 사용했었고, 초반에 설치 문제로 물이 여러번 역류하기도 했어요. 그 뒤로 냄새가 나서 에어컨 탈취제를 뿌려줬었는데 이게 미끈미끈함을 남기면서 곰팡이가 더 악화되는 원인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론 무조건 분해해서 닦을거에요.
착착 끼워지는 손맛을 느끼며 조립 후 상쾌한 바람을 느끼니 뿌-듯 했어요. 이 맛에 분해하는거죠.
에어컨 청소가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