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IBM PC XT가 출시되고 1년 후에 출시된 컴퓨터. PCjr입니다. 국내에는 출시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Jr이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가정용을 타겟으로 출시된 컴퓨터이지만...
"위에 있는 컴퓨터는 64K 메모리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이, 비, 엠이라는 세 개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고, 당신은 이 이니셜에 돈을 쓰는 겁니다.
코모도어 64는 64K의 메모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니셜 값을 낼 필요가 없고, 단지 컴퓨터 값만 내시면 됩니다. IBM PCjr의 1/3 가격으로 말이죠.
코모도어 64는 66개의 키가 박힌 타자기 타입의 키보드가 있습니다. (IBM PCjr과 같은 고무 치클릿 방식이 아니죠.)
이것은 320*200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16개의 컬러 그리고 8개의 3차원 스프라이트를 사용 가능합니다.
또한 이것은 9옥타브의 고음질 사운드를 지원합니다.
코모도어 64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 가능한 수천 개의 프로그램을 사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프린터나 컬러 모니터, 디스크 드라이브와 모뎀을 추가하신다면, 다른 추가 장비 없는 IBM PCjr 본체의 가격과 비슷합니다.
많은 돈으로 한 대의 컴퓨터를 사시거나, 적은 돈으로 많은 컴퓨터를 사시거나. 당신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코모도어 64.
저럼한 가격에, 많은 것을 얻습니다."
그야말로 탈탈 털리기에 딱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창렬급 가격, 창렬급 성능.
코모도어 64는 비정상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났던 예외적인 케이스이지만, 애플의 컴퓨터는 가격이 비싸지만 충분한 프로그램 지원으로 인해 딱히 부족할 건 없었습니다.
IBM PC Jr은 CGA Plus라는 새로운 규격을 적용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CGA에 비해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습니다.
320*200 모드에서 128K 확장 메모리 사용시 한정으로 16색을 지원할 뿐. 나머지의 경우는 모두 4색으로만 작동했습니다.
CGA의 4색 지원 그래픽은 당시로써도 끔찍함 그 자체였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16컬러 모니터에 표시되는 프린세스 메이커의 아름답고 청아한 그래픽을 저렇게 바꿔버린다면, 당장 죽통을 날렸을 겁니다.
뭐 그전에 프메 최소사양이 VGA이지만.
PCjr의 유일한 장점은, IBM PC 시리즈 중 유일하게 PSG가 적용된 모델이라 그나마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 아무래도 '삐빅' 보다는 '뿅뿅' 이 더 낫죠. 그마저도 애드립이 출시되자 묻혀버리지만.
문제는 키보드입니다.
고무 치클릿 키보드로, 일부 리모컨이나 공학용 계산기를 누르는 기분이 드는 키보드입니다.
물론 요즘의 키보드도 고무 치클릿 방식이 적용되지만, 얘는 키보드의 키가 상당히 높은데다가 키압이 높습니다. 실제 사용자의 경험에 따르면 리모컨의 그것과 느낌이 더 근접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버튼 하나하나의 사이즈도 작기 그지없어서, 계산용이나 게임용이라면 몰라도 본격적으로 워드 프로세싱을 하려면 발암 그 자체.
참고로 IBM 레트로 PC의 버클링 스프링 방식 키보드 키감은 굉장히 뛰어나며, 특히 모델 M 등은 2019년 현재까지도 애호가가 많습니다.
누군가가 이 키보드를 쓰라고 한다면 전 당장 창문에서 뛰어내렸을 겁니다.
치클렛 키보드는 한 번 써 보고 싶어요.
도대체 얼마나 지옥같은 키감이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