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과거제도입니다.
과거제도는 시험을 통해 관료를 뽑는 제도죠.
능력을 지닌 사람을 비교적 공정성 있게 뽑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6세기에서 20세기까지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공무원 시험, 고시, 기업 입사 시험 등도 저 과거제도를 서양이 받아들인 것을 역수입한 겁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 과거제도는 단점도 만만치 않았죠.
일본의 일중비교교육사란 서적에서는 중국의 근대화가 늦은 이유의 하나로 과거 제도의 영향을 꼽았습니다.
과거 시험을 통해 출세를 하게 되므로 사람들은 과거 시험에 나오는 과목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서양에서 과학 혁명과 군사 혁명, 산업 혁명이 일어나고 그 정보가 유입이 되는데도 이러한 학문과 기술 도입이 지체되고 말았죠.
시험을 치는 과목도 문제가 되는데 그 과목은 당연히 지배층에게 유리한 것으로 결정되기에 기득권층이 원하는 사상을 사회전반에 강요하게 되고 이는 사회 경직을 불러오죠.
또한 과거 시험은 상당한 지식과 준비기간이 요구되므로 자연적으로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과거시험에 참가하여 사회 지위와 계급이 고착화되고 폐쇄적인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맙니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한 과거 시험 과목은 국가 실무와 동떨어졌고, 설령 관련이 있는 과목이라 해도 이론과 실제는 달라서 과거 성적과 업무 능력은 또 별개인 문제가 생깁니다.
또한 시험만으로 관료를 뽑으니 그 관료의 도덕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는 청빈과 작은 정부를 지향해 관료의 봉급이 적던 유교적 국가관념과 결합해 부정부패와 도덕적 헤이를 낳았죠.
그렇다보니 국가 통제력이 무너지게 되면 과거시험에 부정행위가 만연하고 아예 인맥이나 뇌물 등을 이용해 공정성까지 훼손되어 버리는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병폐로 인해 19세기~20세기의 변혁기동안 중국 관료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학문은 경직되고 보수화되어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멸망에 이르게 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적은 조선도 비슷하게 적용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제도 같은 시험 제도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유는 그게 필요악이라 그렇습니다.
시험 말고는 추천제나 엽관제, 선거제, 추첨제, 매관매직 같은 것들이 대안인데 그것들은 과거제도보다 더 단점이 컸거든요.
이 세상살이에 수능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그 시절 성리학과 비슷해보이긴 하네요.
아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성리학은 이렇게 하면 좋고 저렇게 해야하고 하는 지침서는 될 수도 있..
또 다시 생각해보면 코사인탄젠트는 의미없더라고 수리적 사고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고...
뭐 결과적으로 크지는 않을것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