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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8.11.25 21:31

u씨표류기

profile
조회 수 2134 댓글 21

그 불나서 원시생활 했던 사람이

바로 접니다.

 

KT 지사에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쯤이라고 합니다.

 

9시에 일어났을때는 별 일 없었습니다.

인터넷도 잘 됐죠. 그렇게 뒹굴거리다가 KT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1시 38분쯤 갑자기 유선이 끊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 했더니 무선도 동시에 끊어졌습니다.

공유기 문제인가 해서 보니 아니고, PC 문제인가 해서 보니 아니었습니다.

 

12시 나갈 약속을 잡고 출발을 할때 보니 LTE가 끊어진 직후 긴급 문자가 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KT에서 화재가 나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약속지점으로 출발하니 PC방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는게 보였습니다.

 

12시 30분. 용산역 아이파크에서는 안내데스크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무언가 웅성거리는것을 목격했습니다. 전화도 카톡도 안 갑니다. 미리 약속한 장소가 있었기에 약속장소에서 엇갈리지는 않았습니다.

 

12시 50분 일단 약속한 볼일을 마치고 주변을 보니 평온한 얼굴의 SKT 사용자와 사색이 된 KT 사용자의 희비가 갈리기 시작합니다. 점점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많아집니다.

 

1시 20분 복구에 1~2일이 걸린다는 긴급 문자가 옵니다. 임시복구 문자도 오기에 어머니께 전화를 합니다. 간신히 통화하고 바로 끊어집니다. 더이상 연결은 불가능했습니다.

 

1시 50분. KT 망을 쓰는 모든 연결이 중단되다보니 이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먹을 수가 없습니다. 카페는 이미 미어터지기 시작합니다. 이 와중에 에이리언웨어 노트북 돌리는 사람 뭐냐.

 

2시 30분 카드결제가 되지 않은 이상 밥도 못 먹게 됐습니다. 간신히 KT망 안 쓰는 카드결제 식당을 찾습니다.

카드결제되고 와이파이되는 가게  주인은 신이 됩니다. 찬양하라

 

3시 슬슬 사람들이 신경삭 끊어진 프로토스의 기분을 체험합니다. 집에 들어와도 할게 없습니다.

빨래와 청소를 시작합니다.

 

5시. 빨래 다 널고 설거지도 끝났습니다. 인터넷 끊어진 지인이 놀러왔습니다. 상황이 같은걸 보고 절망합니다.

 

6시. 밥을 먹고도 인터넷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서서히 사람들이 미쳐가기 시작했습니다.

 

7시. 사람들이 술을 사러 갔습니다. 이젠 술먹고 동영상을 틉니다.

 

8시. 근처에 보안이 걸리지 않은 와이파이를 발견했습니다. 도적 인터넷이 시작됐습니다.

 

11시. 술 먹고 설거지하고 청소까지 끝냈는데도 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집안에선 와이파이가 안 되니 사람들이 와이파이를 찾아 헤메기 시작합니다. 하드에 저장된 영화와 드라마는 결국 바닥을 드러냅니다. 다운 좀 받아둘걸.

 

새벽1시. 잠은 안 오는데 할건 없습니다. 집에들어가도 할 것 없는 손놈들은 고스돕이라도 할까 합니다. 한놈이 게팅오버잇을 킵니다. 게임방송 라이브 생방을 보기 시작합니다./

 

새벽2시 계속 태초마을로 떨어지던 한놈이 드디어 쓰러져서 거품을 물기 시작합니다. 슬슬 이것도 재미없습니다.

 

새벽3시 결국 지쳐 잠에 듭니다.

 

아침 11시 30분. 부스스 일어나서 연결상황을 확인합니다. 연결이 끊어진걸 확인하고 절망합니다. 어제 돌린 빨래가 마르질 않아서 결국 빨래방을 갑니다. 와이파이를 찾아서

 

12시 40분 가는 길의 모든 카페가 미어터집니다. 텅텅 빈데는 KT입니다. KT 욕하는 사람들이 점점 목소리가 커져갑니다.

 

15시. 빨래가 건조까지 끝났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와이파이로 인터넷 하는것도 한계입니다.

 

18시. 밥을 먹으러 다리를 건넜습니다. BIS는 이미 먹통입니다. 쌩쌩 지나가는 빈 택시를 보며 카카오택시마저 안 되는 상황에 90년대 서울 사람들이 차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습니다. 간신히 차를 잡아 출발해서 한강을 딱 건너는 순간 전파가 잡힙니다. 이것이 문명인가를 외칩니다.

 

20시. 불안에 떨며 와이파이를 킵니다. 서로 연락을 돌리며 복구상황을 확인합니다. 한명이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아 저놈은 운도 없지를 생각합니다.

 

21시 현재. 대략적인 유무선이 돌아왔습니다. 뉴스를 보니 건물 외부로 치렁치렁하게 케이블이 들어간게 보입니다. 거기도 필사적이었나 봅니다.

 

단 이틀간이었지만 신경삭 끊어진 프로토스가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기가 쓴다고 자랑할게 아니고 백업 회선이라도 하나 들이든지 해야 살 것 같습니다.

 

어디 겜에서 칼라가 없으면 무엇이 우릴 기다리냐고 물어봤을때 아르타니스는 심심하단걸 말 안해줬을겁니다. 으아아



  • profile
    title: 오타쿠아라 2018.11.25 21:40
    하드에 재밌는걸 미리 모아둬야 한다는 교훈이군요.
    2회선 쓰는 공유기 판매량이 늘어날 듯 싶습니다.
  • profile
    title: 민트초코3등항해사      멋있는!코알라!많고많지만~ 2018.11.25 21:45
    흠... 에그는 kt 핸드폰은 다른 통신사를 쓰면 이런 재난에서는 유용하겠군요
  • profile
    설아      ShellCat ː 雪雅 - 1st shell 2018.11.25 21:50
    에그를 다른 통신사꺼를 써야 하나...
  • profile
    낄낄 2018.11.25 21:56
    집에 사람들 불러다가 잉여하는건 여전하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 profile
    배신앙앙      신기방기한 제품 사랑합니다. 2018.11.25 23:08
    사람은 바뀌질 않는구나라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 profile
    u 2018.11.25 23:30
    의외로 재난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많드라구요.
    왜 똑같은 문제가 난 여기로 온건지는 모르겠고.
  • profile
    title: 가난한까마귀      잠을 미루는 건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래서야. 2018.11.25 22:05
    헌대인의 삶에서 가장 비중 높은 것을 앗아가버렸습니다...

    스케일 좀 키우면 재난 영화 하나 뚝딱이네요
  • ?
    뚜찌`zXie 2018.11.25 22:05
    u옹은 예전부터 역시 스펙타클....
  • profile
    스파르타 2018.11.25 22:12
    저런것 때문은 아니였지만 KT와 SK를 동시 쓰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 profile
    네모난지구      내 집 마련의 그날까지 2018.11.25 22:14
    전 유무선 SK라 전혀 리스크가 없었지만 KT나 U+ LTE 백업회선을 뚫어놔야 하나하는 생각에 글로벌원 에그랑 알뜰폰유심을 뒤적였습니다
  • profile
    이루파 2018.11.25 22:17
    그나마 지역국사라서 망정이지.. 혜화였다면 블랙아웃급
    사태가 발생했을지도 모릅니다. ㅎㄷㄷ....
  • profile
    title: 흑우Moria 2018.11.25 22:30
    생활에 통신의 비중이 정말 높다는걸 체감했던것 같네요
  • ?
    퀘윈      $ dd if=/dev/zero of=/dev/null bb=500M count=1024 2018.11.25 23:00
    마지막 줄이 핵심이군요
  • profile
    선라이즈 2018.11.25 23:12
    서울 여행 갈 때 이래서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빠르게 손절하고 시청가서 망정이지..
  • ?
    트리거해피 2018.11.25 23:40
    태양풍 EMP 간접 체험 하셨군요ㅠㅠ
  • profile
    엘펜시아 2018.11.26 00:34
    프로필 사진과 너무 잘 맞는 글이군요;;
  • profile
    우타하      (외눈) IRIWAYO >_< 2018.11.26 09:05
    우옹의 필력에 감탄을 치고갑니당

    그나저나 그립네여
    펜트하u스...
  • profile
    세르넬리아 2018.11.26 09:10
    현대인한테 통신이 끊어지면
    정말 할 수 있는게 없군요
  • profile
    준여니 2018.11.26 09:25
    그야말로 통신 재난 그 자체네요 ㄷ
  • profile
    Induky      자타공인 암드사랑 정회원입니다 (_ _) 2018.11.26 11:57
    이럴땐 변두리에 살고있는 제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네영...
  • profile
    드럼카카오 2018.11.26 21:47
    인터넷만 없어도 힘드네요. 이래서 가족마다 다른 회선으로 써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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