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비싸서 좀 나중에 사야지 정도였다면 지금은 아예 컴퓨터 못 사겠다 가 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끔찍하게도 모든 부품값이 오르는군요.
모든 사태의 핵심인 램은 애플이 하루아침에 망해서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대부분의 디램 칩은 애플과 삼성이 쓸어 가죠. DDR5 시대가 도래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그래픽카드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 코인이 고꾸라지지 않는 이상 쌈마이 채굴용으로 꾸준히 팔려나갈 겁니다. 비트코인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손실과 회복을 반복하며 현상유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는 답이 없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릅니다.
낸드 플래시도 사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이쪽은 TLC가 널리 보급되고 QLC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네요. 누군가 차세대 메모리는 언제쯤이나 상용화가 되냐 하시던데 SRAM의 집적도가 시궁창 수준이라는 걸 알면 껏해야 캐쉬 매모리 용도로나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짐작해볼 만 합니다.
CPU와 GPU는 회사들이 죽쑤는 덕택에 기변할 마음을 동결시켜 줬습니다. 고마워요 인텔! 고마워요 라데온!
ARM이 모바일 시장에서 대세가 되었다지만 아직까지 x86의 막강한 라이브러리 덕분에 그 아성을 넘볼 위치는 아닌 듯 싶습니다. 모바일로 모든 것을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텔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MS의 Win32 ARM 이식 시도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뭐가 됐든 그 막강한 라이브러리를 ARM으로 옮겨 온다면 더 이상 애플리케이션의 부재로 컴퓨팅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 테니 말이죠.
이래저래 고려해도 컴퓨터 새로 맞추기에는 여전히 적절하지 않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전에는 2020년 즈음에는 타개 가능하다고 여겼다면 지금은 그 조차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그냥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값싸게 딱 그 용도로만 맞추는 것이 제일 적절하다고 생각되네요.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