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에 있는 공원)
사람 수백명은 모일 만큼 큰 광장, 넓고 큰 산책로, 강이나 호수, 화장실, 조각이나 전시물들 같은 것이 있는데, 가끔은 산이나 유물 유적 등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시 외곽에 몰려 있는데 대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 도시의 공원이 서울숲이나 뚝섬유원지와 비슷한 시설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사카에서 한두시간 걸리는 촌인 요시노란 동네만 해도 운동공원이라고 아주 거대한 시설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원들이 일본에 한두개가 아닙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버블 경제 시기에 돈이 썩어넘치니까 쓰레기 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 같은 것이 들어오는 시 외곽에 사람들의 님비 현상도 누그러뜨리고 예산도 풀 겸 지었다고 하더군요.
(일본의 노숙자. 골판지와 합판으로 공원에 집을 지어 삽니다. 옆의 이상한 사람들은 무시하시고...)
문제는 공원이라고 하는 게 테마파크처럼 돈 받고 사람 들여보내는 곳이 아닌 순전히 돈만 먹는 시설이라 대도시나 부유한 동네 아니면 시설 유지에도 벅차다고 합니다. 또 저런 공원에 노숙자들이 자리잡아서 시설 망가트리고 분위기를 흐리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못 없애는 건 지진 나면 피신할 장소고, 가난하고 돈 없는 젊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여기서 여가를 보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일본의 2~30대는 월급은 평균 14~20만엔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데 비해 세금과 각종 물가는 한국보다 더 비싸기에 해외여행, 취미생활은 꿈도 못 꿉니다. 주말마다 공원 가서 쉬는 게 낙이라고 하죠. 그러니 없애 버리면 불만과 분노를 사니까 유지시킨다고 합니다.
공원 하나만 봐도 버블 경제 당시의 일본의 엄청났던 경제력, 노숙자 문제,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빈부격차 등 여러가지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