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모 부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B군입니다.
요즘들어 느끼는 건데, 군생활에 감흥이 없어지는 건지 아니면 인생에 감흥이 없어지는 건지 흐르면 흐르는 대로 모든 일에 ‘그려려니...’ 하고 살고 있는 것 같네요.
항상 휴가나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막상 휴가를 나가면 군대 주말과 같이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서 태블릿이나 깔짝거리고 있고 복귀할 시간이 다가와도 ‘들어가야겠네’ 라는 생각이 날 뿐 싫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는 타 부서랑 마찰이 있으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고, 후임이 신경쓰이는 일을 하면 꼭 한마디라도 해야 마음이 편했는데 요즘은 거의 모든 일에 ‘그럴 수 있지’ 라는 마인드로 살고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스트레스 없이 무난한 군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일상에서의 감정기복을 잃어버린 것 같달까요. 강렬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도 좋은 부대에 좋은 간부와 좋은 직책을 만나서 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인지도 모르겠어요. 시간의 개념도 시냇물처럼 빠르거나 느리지도 않게 구비구비 그냥 흘러흘러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