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글입니다!
by 글 못쓰는 문과
일단 제가 거쳐간 기종들을 보면,
1. 삼성-미놀타 X-700
2. 니콘 F4s
3. 소니 a700
입니다.
뭐 렌즈나 딴거얘기는 일단 나중에 하고, 제가 처음으로 썼던 필름카메라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손맛하고 감성.
그게 다입니다. 그거밖에 없어요. 아무래도 비루한 고3이다보니 카메라 살돈도 없어서 집에 있던 카메라를 그대로 쓴것도 있고 해서 그 결과가 바로 저거예요.
나중에 아버지가 카메라 세트를 지인분에게서 업어갖고 오셔서 그것들과 X700을 팔아서 니콘 F4를 사긴 했습니다만, 이게 큰 문제였습니다. 이걸 산 이유는 단지 플래그쉽에 대한 동경심과 환상때문이였거든요.
결과는? a700구입하자마자 장롱행.
제가 필름카메라에 대해 특별히 불편하게 느낀건 없지만 플래그쉽에 대한 환상을 가진 제 또래분이 있다면 이렇게 조언해드리고 싶네요. "플래그쉽은 X나게 무거운 왕관이고, 그걸 버텨야 한다." 목에 걸고 다니다가 목 부러져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플래그쉽은 거들떠도 안보네요. 물론 지금 말씀드리는 플래그쉽은 니콘-캐논의 프레스기를 말하는겁니다.
a700. 디지털이 얼마나 편리한지 일깨워준 기기입니다.
단점이라면? X700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감성이 메말랐다는 것 정도가 되겠네요. 손에 잡히는 느낌도 X700이 훨씬 더 좋아요.
물론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카메라는 편리성을 극대화시키면서 발전하긴 하겠지만, 감성의 영역은 역시 옛것을 못따라가네요.
이걸 산 이유를 따지자면 역시 가성비. 바디 하나에 15장에 구했거든요. 물론 알파마운트로 갈려는 마음도 있긴 했고, 미놀타의 마지막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기기들 중 하나라서 고른 탓도 있습니다.
이것의 또다른 단점이라면 역시 노이즈. 옛날엔 이걸로 소니가 엄청나게 까였죠. 물론 (코니카)미놀타의 특성을 따라간 탓도 있을겁니다.
근데 갑자기 뭐 하나가 떠오르네요. 가볍고 조작성이 극도로 편리한 조작계에 인체공학적 바디 절륜한 노이즈 억제, 광활한 최첨단 OVF가 달린 카메라가 있다! 하면 전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거 안살 것 같아요. 뭔가 기술의 발전에 비례해서 감성도 메마를 것 같거든요.
결과적으론 저는 DSLR보다는, 미래지향적이지 않고, 보수적인 느낌의 리코 GR이나 후지 X100같은 크롭센서 하이엔드가 답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