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애플에 대해 우호적이진 않았는데, 운명이란 참 재밌게도 XZ를 팔고 SE를 샀습니다.
왜 사양도 더 낮으면서 가격은 비슷한 놈을 집어왔느냐 하시면 그저 4인치라서요 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웃기게도 SE 나왔을 때 망설였던 이유가 "4인치가 너무 작지 않을까"였는데, 돌고 돌아 쓰게 되니 제 손엔 이게 적당한 것 같아요.
가끔은 3.8인치 정도가 최적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건 2017년에 바라기는 힘들겠죠.
해상도도 구리고, 화면은 이상할 정도로 노랗고, 외장메모리 없고, 64GB가 적당하다고 할 수준이지 넉넉하진 않고, 방수 빠졌고, 라이트닝 별로 안 좋아하고, 얇지도 않고, 베젤은 넓고, 배터리가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웹서핑에는 꽤 크기에 비해 잘 버티는데 유튜브만 켜면 녹아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사라집니다. 추워도 마찬가지.
특히 디스플레이는 색감이고 컨트라스트고 이게 2016년 출시작 맞냐? 하는 생각이 막 듭니다만, 밝기가 그래도 안 보이는 정도는 아니니까 참고 쓸 정도는 됩니다.
장점은 4인치다. 정확히는 유일한 고성능 4인치라는 거.
엑스페리아 XC가 지금 유일한 대안이겠습니다만, 국내 정발도 안 했거니와 스펙도 흐음...스러운게 꽤 있어서 신품 XC랑 비슷한 가격의 중고 SE 데려왔는데 괜찮은 것 같습니다.
배터리 수명 때문에 오래 쓰긴 힘들겠고, 1년 반 정도는 버틸 수 있겠어요 절대용량이 작으니 충전이 빠른 건 좋네요.
다른 별거 아닌 장점은 애플 인이어 리모컨에서 볼륨 조절을 쓸 수 있다!
요약 : 작은 손을 위한 마지막 자존심
+ 아이튠즈는 여전히 qt입니다. 음악 3000개 옮겼는데 없는 앨범이 있길래 보니 1100개가 안 들어갔더라구요. 느리기도 더럽게 느리면서 이러면 뭐 하자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