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라디오를 듣다 보면 뜬금없이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리는 체널이 있는데, 그런 체널은 보통 대한민국이나 북한이 전파방해를 하는 체널들입니다. 전파방해는 라디오 방송 체널과 같은 주파수에다가 그 주파수보다 더 강력한 출력으로 잡음이나 다른 방송을 덧씌우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북한의 대남선동용 방송을 막는데 쓰고, 북한은 북한 대상으로 하는 외국 방송을 막는데 쓰죠. 북한의 전파방해는 가끔 안습하게도 전기가 끊겨서 웅웅거리거나 탕탕거리는 소리가 갑자기 끊기고 정상적으로 방송이 들리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초고출력 라디오 전파를 24시간 내내 송출한다는 건 그 자체로도 엄청난 전기 소모를 유발할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전파방해에 가장 도가 튼 국가는 중국입니다. 거기는 잡음을 덧씌우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교묘하게 라디오 잡음같은 소리를 덧씌워서 전파방해를 못 알아차리게 만든다거나, 중국인민방송(중국의 KBS 위치)을 전파방해하려는 라디오 주파수에 초고출력으로 송출해서 바꿔치기 합니다. 그래서 BBC나 미국의 소리, 라디오 타이완 같은 방송은 듣기가 곤란할 지경이죠.
이들이 쓰는 가장 흔한 전파방해 레퍼토리는 음악방송으로 덮어버리는 건데 서양에서는 Firedrake라고 이름붙을 만큼 악명높습니다. 대략 한시간 분량 되는 중국 음악을 무한반복 송출하는 거죠. 그것도 음악 CD 여러 개를 중국 각 지역에 있는 단파송신소에 배부해도 될 것을 아예 위성신호로 올려 마치 위성라디오처럼 송출해서 각 송신소에 음악을 뿌립니다. 참 대륙의 기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중국이 이렇게 도가 텄는가 하면 미국과 타이완 등은 중국 공산당과 기본적으로 적대관계기 때문입니다. 냉전부터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을 타격입히려고 온갖 공작을 펼치고 있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죠. 공작원을 파견해서 소요를 일으키는 것보다 라디오 방송이 더 강력한 호소력을 가지니 중국 공산당도 필사적으로 막을 수밖에요.
호무라님이 계속 어디서 이런 걸 건져오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돌고 돌아서 다른 소스에서 오는 것으로 봐선 루리웹도 좀 있어보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