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라이더에게 핸드폰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일단 비상연락망이 있어야 하고, 위급시 구난 요청도 해야 하는데다, 대부분의 승용차가 가진 순정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바이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거든요. 그나마도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지원이라 핸드폰이 없으면 아예 내비게이션 기능이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니, 핸드폰은 헬멧과 마찬가지로 라이더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을 쓰려면 여러 제약이 따릅니다. 먼저 핸드폰 거치대를 장착해야 하고, 핸드폰을 충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추가로 핸드폰에 대미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죠. 애플이 예전에 고지한 내용에 따르면 오토바이의 진동이 아이폰의 카메라 모듈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이폰이 유독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이 문제는 안드로이드 진영도 마찬가지로 안고 있거든요. 당장 저도 이 문제로 수리를 받은 적이 있고요. 또, 사이즈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호환되는 거치대를 찾기 어려워지는 것도 있습니다. 저 역시 폴드를 사용 중인데, 이전에 쓰던 거치대를 그대로 달았더니 폴드의 두께 때문에 단단히 거치가 되지 않는 찐빠가 발생했거든요.
결국 저 같은 라이더의 종착역은 "오로지 오토바이에 거치해 내비게이션 용도로만 사용할 핸드폰" 즉 내비폰을 구비하는 겁니다. 물론 이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죠. 핸드폰을 두 개나 챙겨 다녀야 하는 것도 귀찮고, 유심을 넣자니 아깝고, 데이터 테더링을 쓰자니 본래 휴대폰의 배터리 문제+테더링용 데이터 제한 문제가 걸리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 - 누구나 쓰는 AA/카플레이 - 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함을 반 드 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BMW 바이크에서 (해외에서는 진즉부터 지원하고 있던) 내비 기능을 한국에서도 쓸 수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물론 제 바이크는 F900XR로, TFT 계기반은 달려 있지만 사진의 것과 비교하면 반쪽에 불과한 물건이라 이 타는 목마름을 해결해줄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비폰을 안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린 것에 감사하며 + 12월에 영상 15도를 넘는 날씨에 감사하며 얼른 찍먹을 해보았습니다.
TFT 계기반을 가진 BMW 바이크는 기본적으로 BMW connected라는 앱을 통해 핸드폰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기능 역시, 정확히는 앱을 통해 길안내를 하고, 이것을 TFT 계기반이 받아 화면에 표시해주는 방식입니다.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사진은 시동 전)
일단 사용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바이크 키온을 합니다. 전원이 들어오면서 바이크와 앱의 연동됩니다.
2. 앱에서 가고 싶은 곳의 주소를 검색하고, 안내를 시작합니다.
3. 시동을 걸면 본격적으로 안내가 시작됩니다.
작은 TFT 계기반을 가진 F900XR의 안내 화면은 이렇습니다.
결론적으로...
1. 있으니까 너무 좋다
2. 근데 명백한 상위호환이 따로 있는 건 꼴받는다
3. 그래도 내비폰 챙겨다니는 것보다는 편하다...
가 되겠습니다. 어쨌든 없던 게 생겼으니 좋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