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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버드 https://gigglehd.com/gg/5725287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조회 수 984 댓글 47

흔한 교수님의 노예입니다.

이번 학기에 전자공학과 실습조교를 맡게 됐습니다.

C언어를 가르치는데 아직 포인터를 모르는 신입생 분들입니다.

그래서 실습내용은 되게 간단합니다.

그래서 쉽게 가르칠 수 있을 줄 알았고 크게 준비하지 않았는데...

 

 

1. 가르쳐주고 싶은게 많지만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printf에 float형을 인자로 넘기면 자동으로 double로 승격되는 이유가 c99 메뉴얼을 보면 가변인자에서 float형은 자동으로 double로 승격된다던지... 아직 함수도 배우지 않은 분들인데 가변인자가 어떻고 갑자기 C99 manual 내용이 나오면 알아듣기 어렵지요.

 

2. 중요한 내용을 강조해도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처음에 자주 실수하는 내용이라고 해도 학생들이 리액션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몸소 체험해봐야 말의 무게를 느낄 수 있구나 하고 깨달은 계기가 됐습니다.

 

3. 진도가 너무 빠릅니다.

하고싶은 얘기가 많지만 너무 어려운 내용은 배제하면서 수업을 하다보니 넘어가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말도 빨라졌습니다. 한번은 너무 빨리 나간 것 같아서 중간에 질문 있냐고 물어봤는데 매우 조용했습니다. 너무 뜬금없이 물어봤나 싶기도 하고 학생들이 별로 수업내용에 관심없는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제가 수업들을 때 교수님들이 질문 있냐고 묻는 심정이 이제서야 이해가 됐습니다.

 

4. 이상한 곳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갑자기 IDE가 뻗는다던지 scanf는 위험하다고 아예 컴파일을 막아버린다던지... 분명 제가 처음 프로그래밍을 배울 땐 경고만 띄웠는데 말이죠.

 

5. 오류가 났다 하면 조교만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해결방법을 다 알려줬는데 몇몇 학생들은 저를 불러놓고는 아무 말 없이 에러메세지만 가리키면서 도와달라고 합니다. 저는 "오류가 나서 이러이러한 것을 시도해봤는데 그래도 안된다."를 원했는데 말입니다. 이런 분들은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만 제시해야 하는지 아니면 다 알려줘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저는 호의(?)로 처음엔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고 미리 알려줬지만 결국 오지랖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질문을 했을 때만 성실하게 답하고, 수업 내용은 기본에만 충실하는게 좋다고 느꼈습니다.

실습조교를 맡게 된 걸 귀찮다고만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인생경험(?) 측면에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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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쭉 읽어보니 하나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저도 학부생 시절엔 교수님께 거의 질문을 안하거나 하더라도 수업이 끝나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쉬운걸 물어보면 공개 쪽팔림 당할까봐, 그리고 넌씨눈(...) 취급을 받을까봐 였죠. 이번 일로 참 많은걸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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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香 2019.09.27 20:25
    저도 요즘 언어 배우고 있는데요.
    배우는 사람 입장으로서 이야기해 보자면,
    어려운 내용을 처음 접하면 머리만 아프고 "뭔 소리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조하신다는 중요한 내용도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반응이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크게 데여 봐야 "아... 그게 그말이었구나." 라고 깨닫게 되죠.

    컴퓨터 조립으로 예를 들자면, DDR4가 어쩌고, 듀얼 채널이 어쩌고 "뭔 소리하는거야? 난 게임만 하고 싶은데."라는 반응이 나오겠죠.
    원하는 게임하고 싶으면 메모리 용량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조립하는 놈이 느끼지 못하면 16기가 달 메모리를 4기가로 줄이고 남은 돈으로 모니터 크기를 키우겠죠.
    메모리 부족 창이 뜨면서 게임창이 내려오고 캐릭이 누워봐야 깨닫게 됩니다.ㅋ

    가르치는 일이나 배우는 일이나 둘 다 어려운 일 같습니다.
  • ?
    포인트 팡팡! 2019.09.27 20:25
    靑香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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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7 20:32
    제가 오늘 느낀게 딱 그겁니다. 수업하기 전만 해도 몰랐던 점이지요.
  • profile
    BEE3E3      idolm@ster.email 2019.09.27 20:30
    이제 scanf 아예 막나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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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7 20:31
    Visual Studio가 커뮤니티인지 혹은 엔터프라이즈나 그 이상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일부 컴퓨터에서는 _CRT_NO_SECURE_WARNINGS를 맨 위에 선언해줘도 컴파일이 안됩니다.
  • profile
    남겨진흔적 2019.09.27 21:59
    비주얼스튜디오 프로젝트 옵션에서 SDL체크를 끄면 컴파일은 됩니다.
    기본값으로 SDL체크를 하도록 둔이유는 pdp11님이 잘 설명해주셨네요
    참고로 _s가 붙은 함수들은 표준이긴하나 선택적 구현사항이라 MSVC 외의 다른 컴파일러에서는 컴파일이 되지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
    pdp11 2019.09.27 20:50
    버퍼오버플로우를 막기위해서 버퍼의 사이즈를 명시하는 것으로 윈도우는 바뀌었습니다.
    ㄴ 그게 아래 댓글에 잇는 scanf_s 죠.
  • profile
    제로런치 2019.09.27 20:44
    VS2012 즈음부터 scanf를 에러 띄우는 걸로 기억하는데 VS에서는 아마 scanf_s 로 대신하는 걸로 권장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혹 가르치는 분들 따라서는 이런 MS의 독자행보가 짜증나서 아예 gcc 컴파일러를 쓰던 분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씁쓸하게도 2,3의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모르면 질문을 하는게 맞지만, 대부분이 교수님을 제외하곤 안 좋게 봅니다. 특히나 질문하는 타이밍이 수업 끝나기 직전이면 아주 공공의 적으로 보지요. 눈치를 보는겁니다. 결국 나중에 정말로 질문이 필요한 사람은 나중에 수업이 끝난 뒤나 쉬는 시간에 조용히 물어보게 됩니다. 아직은 이런 현실적인 처세술까지 가능한 짬밥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5의 경우도 자그마치 12년을 그대로 가르쳐주는대로 받아 적고 외우다 갑자기 스스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며 솔루션을 찾는 트러블슈팅을 하려니 방법조차 몰라 컬쳐쇼크 수준으로 얼어버려 어린아이마냥 무조건 묻고 봅니다. 거의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이런 학부생들이 스스로 해결법을 찾도록 백지부터 다시 시작한단 마음으로 가르치느라 애먹는다 하시더군요.

    대충 제가 학부생으로 지내면서 교수님들께 들었던 얘기나 제 경험상 느낀 걸 두서 없이 써봤습니다.
  • profile
    데레데레      공도리 2019.09.27 20:45
    중요한건지 아닌지는 당해보고 겪어야 하거든요.

    이게 프로그래밍 말고도 인생사가 그렇죠 ㅋㅋ
  • profile
    Retina 2019.09.27 20:52
    이상한 에러는 주로 개발툴 버젼차이때매 많이 발생하더군요. 예외설정을 하자니 매 프로젝트 마다 하기도 뭐하고 참 귀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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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볼 2019.09.27 20:57
    SDL끄고 4996 경고를 억누르면 될겁니다.
  • profile
    title: 민트초코3등항해사      멋있는!코알라!많고많지만~ 2019.09.27 21:11
    저는 c언어 강좌 들어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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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팡팡! 2019.09.27 21:11
    3등항해사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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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잎샘바람 2019.09.27 21:27
    프로젝트 새로만들 때 SDL 체크 하는거 해제 하면 워닝은 뜨더라도 scanf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 profile
    스파르타 2019.09.27 21:28
    군대 다녀와서 초기화 디버프 먹고 으어어어 거리다 드론 때문에 C하려고 보니 C++이라 하다보니 문법이 더 해깔려 지금 상태가 매롱하네요 ㅜㅠ
  • profile
    title: 폭8Henduino      The Power of Dreams. 2019.09.27 21:34
    사실 조교가 매우 힘들죠.

    호의로 해주다가는 모든 걸 맡길수도 있으니까요.

    1,4는 어쩔 수 없는 문제고 3이 정말 중요하죠. 교육의 주 목적은 듣는 사람의 거의 모두가 이해하는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인지 강의를 가면 이해되시냐는 말을 입에 달고 하네요. 특히나 프로그래밍쪽이면 더더욱이요..
  • profile
    꼬라지 2019.09.27 21:37
    가르치는것도 경험이라서 아무리 똘빡같은애들도 사실은 가르치는 본인 스스로가 어렵게 가르치고 있는경우가 많더군요.
    예전 교수님들 강의들어보면 아는것과 가르치는것은 다른영역같아요. 둘다되면 좋은데 쉽지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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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팡팡! 2019.09.27 21:37
    꼬라지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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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Adora27 2019.09.27 21:39
    double승격 이런부분 저도 이 글읽고 처음 알았네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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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0:31
    저도 전혀 몰랐던 내용인데 어떤 분이 printf에서 %f와 %lf를 섞어써도 동작이 잘 된다 해서 찾아보고 알아낸 내용이네요.
  • profile
    Adora27 2019.09.28 10:40
    기글에서 얻은 문제 기글에서 해결하고 가네요 ㅋㅋㅋ
    https://gigglehd.com/zbxe/10649472
    다만 가변인자 관련부분은 설명이 자세하지 않아서 아리까리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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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rsche911 2019.09.27 22:12
    저는 C언어를 어떤 늙은 교수한테 배웠는데 컴퓨터는 온데간데 없이 책으로 배웠습니다. 그것도 나온지 한 30년은 넘은 한글보다 한자가 더 많은 책으로요. 글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그 교수도 C언어를 도통 안쓰는 분야가 전공이라 배우는 내내 대환장파티였어요.

    2번은...... 뭐라도 좀 알아야 이게 중요한건지 아닌지 알게 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면 저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합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다면 어쩔수 없네요. 5번 역시 뭘 알아야 건드릴텐데 아무것도 모르다보니 아예 손을 놓고 도움을 요청하는게 학부생 딴에는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을겁니다 아마.

    아무튼 실습조교는 참 힘든 존재입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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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sys 2019.09.27 22:22
    뭔지는 모르겠고 진도는 나가는데 시험은 보니까 미치겠고 그냥 그런 느낌이죠
    그리고 신입생때는 아직 수능 용 공부 방법의 때가 안빠져서 피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서 뭐 물어볼거 있냐 그래도 물어볼게 없을걸요. 시험문제에 뭐가 나오냐 안나오냐가 중요하지...
  • profile
    title: 흑우Moria 2019.09.27 22:41
    제대로 가르치려면 들어가는 노력이 크죠. 하지만 가르치면서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것도 많은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profile
    쿤달리니 2019.09.27 22:46
    뭘 가르칠 때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을 조심하라고 하는건 학생의 부담만 늘려주는 일이더라구요. 비단 흥미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나저나 조교라니 귀찮은 일을 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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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1:00
    가장 당황스러울 때가 "이렇게 하면 안돼요!" 했는데 어떤 학생이 "조교님 되는데요?"라고 질문했을 때 였네요.
  • profile
    Sindarin 2019.09.27 23:33
    학부생 입장으로, 1번은 혹시 번거롭지 않다면 꼭 굳이 알지 않아도 되지만 알면 좋을것 같은건 스쳐지나가면서라도 언급해주거나 작은 파일로 배포해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2번은 몰라서 그러는거도 있구 사람 많은곳에서 크게 리액션하기 좀 그런부분도 있구여 못알아 듣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딴 사람들은 다 알아듣는데 자기만 못알아 듣는거 같아서 말하기 꺼려지는거도 있구.. 말했는데 틀릴까봐 안말하는거도 있거 이건 3번과도 일맥상통합니다.
    4.5 번은 알아서 하라구 하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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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이게 2019.09.27 23:45
    뭘 알아야 질문할 수 있읍니다..
  • profile
    이리온너라      고기와 기기를 좋아합니다.   아. 소니도 좋아해요. 2019.09.28 00:36
    조교 수업 해보면 학부때랑은 또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ㅋㅋ
    더군다나 대놓고 관심없는 친구들부터 수업 끝나면 와서 안가르친거까지 물어보는 친구들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보니 사실 질문이나 이런건 기대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실험 조교하면서 방임체제로 기본적인 것만 알려주고, 질문 있으면 도와주고 그 외엔 알아서 실험 마치고 가도록 내버려뒀는데 서로 덜 귀찮고 윈윈이 아닌가 싶어요
  • profile
    title: 명사수가네샤      https://924717.tistory.com/ 2019.09.28 01:06
    사실 질문도 알아야 할수있더라고요..
  • profile
    군필여고생쟝- 2019.09.28 02:37
    전자과 2학년 학생으로써 자료구조 듣는데 아직도 포인터가 헷갈리고 포인터 선언한 것을 어디에 쓸때 *을 써야될지도 헷갈려서 일단 써보고 안되면 *없이 해보고 하는데 정상인가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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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0:43
    포인터뿐만 아니라 다른 개념들 또한 직접 코딩을 많이 해봐야 실력이 늘어납니다. 글만 읽는 것보다 버그가 발생했을 때 트러블슈팅을 해봐야 깨닫는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1) 왜 포인터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존재하는가? 함수 첫 시작부분에 선언한 변수는 왜 포인터 없이도 사용가능한가?
    2) 2차원 배열 malloc & free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가?
    3) malloc의 기본형은 void *malloc(size_t size)지만 argument로 할당된 메모리를 받을경우 void malloc(size_t size, void **ptr)의 꼴이 되야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가? void malloc(size_t size, void *ptr)이 아닌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사실 3번의 경우 1번 질문의 연장선입니다. 2번 코드를 짤 수 있고 1, 3번을 이해할 수 있다면 포인터의 기본기는 익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rofile
    군필여고생쟝- 2019.09.28 14:40
    감사합니다...
  • ?
    포인트 팡팡! 2019.09.28 14:40
    군필여고생쟝-님 축하합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10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크리티컬이 발생했습니다.
    당첨된 포인트의 2배인 총 20포인트를 받으셨습니다.
  • profile
    군필여고생쟝- 2019.09.29 20:29
    헐 처음보는 크리티컬.,..
  • profile
    쮸쀼쮸쀼 2019.09.28 02:56
    scanf() 함수는 위험하단다! 대신 scanf_s() 함수를 가져가렴.

    솔직히 요즘 세상에 컴공 고학년이 아닌 이상에야 C언어를 직접 가르칠 별다른 이유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C언어를 가르친다는 건 추상화 레이어 밑의 하드웨어에 가까운 영역을 다루겠다는 것인데,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개념도 잘 모르는 사람들보고 그걸 가르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거든요. 저학년 때 프로그래밍 기본개념은 다른 쉬운 언어로 배우고, C언어는 고학년이 되어서 배우는 게 더 좋을 것 같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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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0:48
    먼 옛날에만 해도 C언어는 이미 어셈블리 만져본 분들에게 가르쳐서 오히려 쉬운 언어(...) 취급을 당했었죠. 각종 변수들이 메모리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운영체제나 임베디드, 네트워크가 아닌 한 C언어를 전공에서 사용하는 일은 흔치 않지요. 그렇다고 저 과목을 배우는 사람만 따로 불러 C언어 가르치는것도 참 애매하고 어려운 일 같습니다.
  • profile
    쮸쀼쮸쀼 2019.09.28 13:36
    그래서 어떤 사람은 C언어를 가리켜 [고수준 어셈블리]라고까지 부르더라고요. 근데 요새는 리소스 제약이 심한 임베디드 환경 정도가 아닌 이상에야 포인터 사용 같은 게 오히려 컴파일러 최적화에 방해가 될 정도니…

    분명히 로우레벨 수준의 접근이 필요한 곳이 있긴 있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과제가 Java로 간단한 웹서버 만들기인데, 처리 성능에 문제가 되지 않게 접근하려니 자연스럽게 추상화 계층 아래를 기웃거리게 되더라고요. 단순한 문자열 처리도 내부 동작 메커니즘을 대충이라도 들여다보고 오버헤드가 낮은 걸 선택하게 되고, 문자열 중 사전에 계산가능한 것들은 모두 상수로 때려박아버리고… 근데 현실은 웹서버 처리능력이 모자라다고 하면 스케일 아웃이 용이하게끔 아키텍쳐를 짠 물건을 고른 다음 스펙과 물량으로 해결하는 게 대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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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4:11
    저도 최근 비슷한걸 느낀 적이 있습니다. 요즘 취미로 게임 서버를 하나 만들어보기 위해서 코틀린을 공부하고 있는데, 코틀린의 let을 자바로 디컴파일 했을 때 결과를 보여주는 글( https://tourspace.tistory.com/208 )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언제 let을 사용하고 언제 사용하면 안되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요즘 개발자들은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언어마다 최적화 기법이 다른 만큼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부담을 느낍니다.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를 자유자재로 섞어 쓰는 경지에 오르려면 몇 년이 더 필요한지 아직도 깜깜하네요.
  • profile
    쮸쀼쮸쀼 2019.09.28 14:36
    뭐, 현실에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좋은 코드를 적재적소에 갖다쓰는 것만 해도 한 사람분은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코틀린은 안 만져봐서 모르겠지만, 문법적 설탕 밑에 뭔가 이것저것 추가되는 코드들이 있는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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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5:13
    이미 만들어져 있는 좋은 코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게 중요하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오픈소스를 찾아서 쓰기가 쉬워졌죠. 하지만 여기에도 주의할 점이 있는데, 코드가 의도한대로 잘 동작하는지 반드시 테스트를 해봐야하며, 맹목적으로 끌어다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점입니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규모가 큰 라이브러리의 경우 트러블슈팅에 관한 글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자바에서 잘 알려진 Redis Client는 Jedis와 Lettuce 두 가지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벤치마크를 진행한 글( https://jojoldu.tistory.com/418 )이 있습니다. 본문만 읽어보면 Lettuce가 월등한 것 같지만 댓글을 읽어보면 Lettuce를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한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Jedis가 훨씬 안정적인 것 같다는 댓글도 있지요. 저는 Redis를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라이브러리가 적절한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지금 자바에 netty를 끼얹어 만든 서버 소스코드를 코틀린으로 포팅할 예정이고, 코틀린을 아예 처음 써보는거라 며칠 전부터 코틀린의 기본 문법이나 지원하는 라이브러리에 대해 공부하고 있네요.
  • profile
    쮸쀼쮸쀼 2019.09.28 15:34
    현업에서야 뭐 자바 버전 하나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어느 한구석에서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최대한 실제 운영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미리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으면 큰일나지요.

    Netty를 쓴다고 해도, 공부 목적이 아닌 이상에야 웬만해서는 그냥 직접 쓰는 것보다는 Netty 저자가 직접 만들어둔 Armeria(https://line.github.io/armeria/ ) 같은 것을 가져다 쓰는 편이 훨씬 낫겠지요. 근데 공부하려고 서버를 만들고 있자니 배우게 되는 건 진짜 많네요. 문제는 이게 성능이나 안정성, 확장성 등의 측면에서 기존의 좋은 코드들에 비벼보기는 힘들다는 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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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5:48
    사실 제가 취미로 하고 있는 것들은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동접 몇명 나오지도 않을 게임에 코틀린+Netty로 구현한다는건 뭔가 이상하죠. 생산성 및 서버에 걸릴 부하를 생각해보면 파이썬을 쓰고, 네트워크 파트도 스레드 기반의 동기 프로그래밍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비동기 기반에, (제 기준) 이미 알고 있는 파이썬이 아닌 잘 모르는 코틀린으로 프로그래밍하는건 공부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고, 폼(?)도 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노는거 대신에 하는 단순 취미니까요. C나 C++는 기피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누수를 안낼 자신이 없거든요.

    Armeria는 처음 들어봤는데 굉장히 흥미로워보이네요.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바도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어서 아직 생소한게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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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쮸쀼쮸쀼 2019.09.28 15:53
    저는 뭐 과제 때문에 만들고 있는 건데, 위에서 언급된 것들과는 수준이 천양지차입니다 ㅎㅎ 비동기는커녕 NIO도 적용이 안 되어 있는데다가, 스레드 풀조차 아직 적용하지 않아서 접속 1번에 스레드 하나가 생기는 등 고쳐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어제는 HTTP 스펙에 맞게 쿠키 객체를 구현했는데, 벌써부터 갈아엎고 싶어집니다.
  • ?
    포인트 팡팡! 2019.09.28 15:53
    쮸쀼쮸쀼님 축하합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5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 ?
    레이지버드      i5-8400 / EVGA Z370 Classified K / G.Skill DDR4 3600MHz CL15 XMP 2019.09.28 15:59
    바퀴를 새로 만들고 계셨군요. 고생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C언어에서 레드블랙트리를 직접 구현한 적이 있는데, 실전에서 써먹지는 못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표준 라이브러리가 훨씬 잘 구현해놔서 제 코드는 설 자리가 없더군요. 그래도 코드를 직접 짜보니 레드블랙트리의 동작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알게된 것은 확실한 장점이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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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쮸쀼쮸쀼 2019.09.28 16:05
    안 그래도 얼마 전 이거 만들기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나온 이야기가 [왜 바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가?]였지요 ㅋㅋㅋ 평상시에는 추상화된 결과물을 자유자재로 갖다쓰고 있지만, 그 밑에 있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모두는 알 수 없어도 적어도 흐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걸 써도 될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를 알 수 있는 법입니다. 어쨌거나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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