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사들고 집에 오는데 시끄럽습니다. 고양이들이 우애애애애애옹 하면서 건물 구석으로 뛰어가네요. 고양이 두 마리가 음...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해 두죠! 문제는 그 옆에 애매한 포지션의 고양이가 '나... 나도...! 나도 할끄야!' 뭐 대충 이런 표정으로 끼잉끄잉뀌잉 이러고 기다렸다는 거.
백주 대낮에 남녀가 칠세 부동석하고 예의와 염치가 있거늘 아무리 축생이기로소니 음풍농월하며 어찌 저런 염치에 벗어나는 행위를 즐긴단 말인가 싶어 쳐다보고 있으니, 옆에 있던 한 마리는 그냥 도망가고 두 마리는 더 안으로 들어가는군요. 물론 저도 따라 갔는데 애들이 그만 둘 생각은 안해요.
고양이가 아무리 못생겼기로소니 싫어하진 않는데 문제는 지금도 이 동네에 고양이가 많단 말이죠. 그래서 순수히 번식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치킨 봉지를 팍팍팍 흔들어 시끄러운 비닐 소리를 내니까 애들이 놀라서 더 안쪽으로 도망가네요. 거기까지 쫓아 갈 능력은 없으니까 어쩔 순 없는데.
지금도 원래 보이던 고양이들이 눈에 잘 안 띄고, 예전에 안 보이던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고 있거든요. 고양이들이 좀 희소해야 경쟁도 적고 애들이 대접을 받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