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이맘때인가요 눈이 너무많이 내려서 참다못해 유니콘마냥 소문으로만 전해지고 실물은 안보이던, 어딘가 박혀있는 고장난 엔진송풍기를 기어코 찾아내서 엔진을 다 분해해서 닦아 정비한다음에 기름넣으니 시동이 다시 잘 걸려서 잘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설하는데는 인력보다는 장비라는걸 이미 예전부터 봐왔잖아요. 그 큰 도로가를 새벽내내 덤프에 삽날개조한 아저씨들이 밀고나가며 염화칼슘을 뿌리면 눈이라는것들이 다 녹아내리는것을. 제설은 인력이 아니라 장비다..
송풍기가 크게 세가지방식입니다. 교류식, 직류식, 엔진식.
전기식은 말그대로 AC220V 넣어서 돌리는 송풍기이고 배터리식은 18V,36V 혹은 그이상 배터리, 그리고 엔진식은 2행정~급의 엔진을 달아놓고 터빈을 돌려서 바람을 보내죠.
저는 이걸 다 써봤고 예전부터 사무실 제설할때 많이 썼습니다.
이 힘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차 휴대폰에도 같은 기능하는데도 급이있듯 이안에서도 급이있습니다. 가령 AC,DC식은 그안에서도 전동기를 어떤것을 썼으냐에 따라 파워가 다릅니다. 같은 18V여도 어떤제품은 그저그런데 어떤제품은 엄청강해요. 비행기 엔진 뒤에 서있으면 이런느낌일까싶은게 있기도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날고기어봐야 엔진식을 못따라옵니다. 이 전기식이라는 물건들은 습이 없는 뭉티기가 안돼는 싸래기눈정도는 밀고나가는데 지장이 없는데 습기를 잔뜩 머금고있는 함박눈이 수센치미터이상 쌓이면 그건 밀어내질못해요.
그위에있는 방금떨어진 눈들이나 겨우 밀어내는수준. 하지만 엔진식은 스로틀을 조금만 올리면 예초기의 나일론날대신 이도날을 달았을때의 그 희열처럼 그 수센치미터씩 쌓였던 눈들이 김밥말리듯이 바닥부터 말리면서 뒤로 까지기 시작합니다. 바닥의 결정들마저 싹 날아갈정도.
엔진식은 전기식이 도저히 따라가질 못해요. 굳이 따지고든다면 전기식도 킬로와트급 송풍기가 있다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런걸 사람이 들고다닌다는건 말이 안되니 열외구요.
물론 전기식으로 된것들도 초겨울이나 초봄때즈음엔 쓸만합니다. 또 차량 제설용도 쓸만하구요. 자차이신분들은 차에 빗자루대는거 싫어하시잖아요. 아무리추운날도 송풍기로 싹 불어놓으면 결정들만 남습니다.
결론은 지금시기의 습없는 싸래기눈이랑 차량제설용으로는 전기식 쓸만하지만 본격적인 겨울눈에 뒤덮인 마당 주차장 길목 제설하고자하면 엔진블로워는 와야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