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버블 메모리는 충격과 별 관련이 없습니다. 데이터 안 날아갑니다.
최근에 저 기판을 수리해서 파는 일본 모 업체가 쓴 트윗을 보면 버블 메모리는 안 날아간다 캅니다.
이건 진작부터 예상할 수 있었는데, 버블 메모리는 러기드 랩탑의 대용량 고정 저장소로 사용되는 등 충격이 수반되는 환경에서 종종 사용되었거든요.
저기 쓰인 히타치가 약빨고 만들지 않았다면 구조는 인텔거랑 비슷하겠지요.
여기서 데이터가 날아갔다- 하는 증상은 그냥 부팅 불량입니다. 모닝 뮤직은 자체 체크업 프로세스와 함께 내장 롬에 저장되어 있는데, 이것조차 로딩이 안 된다는 것은 뭔가 다른 문제가 있단 말이겠지요. 그다음에 화면이 깨진 상태에서 로딩이 되는 영상도 있는데, 이건 필경 비디오 램 문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업체에서도 클럭 회로와 디램을 들먹이고 있더군요. 당시 코나미 기판중에 디램 발열이 심한 경우도 있었고, 버블 메모리란 거 자체가 새로 개발된 시스템이다 보니 뭔가 전자설계에 결함이 있어 수명이 원래 부품 각각의 그것보다 더 짧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옥에서 팔리는 버블 시스템도 캐패시터나 클럭 회로의 보수를 했다고 하는 매물이 종종 있으니 글쎄요, 적어도 데이터가 날아갔다고 하는 건 부팅불량이 많아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버블이라고 하면 잘 터질것 같은 어감이잖아요?
그러면 반론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럼 네메시스나 그라디우스 EPROM판은 무엇을 의미하냐?
그건 그냥 EPROM값이 싸지고 버블메모리의 길어터진 로딩속도때문에 그렇습니다. 버블메모리보다 EPROM을 쓰면 부품과 기판이 훨씬 덜 들어갑니다.약간 나중에 나온 북미판 네메시스는 아예 EPROM밖에 안 나왔습니다. 회로가 훨씬 단순해지죠.
저거 기판 무지 흔한데 일옥에서 고장난 것도 사십 팔십 합니다. 하나 사서 고쳐보고 싶은데 로또나 사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