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나온지 아직 한시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완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놀란이 또 해냈습니다. 스스로를 다시 한번 뛰어넘었습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테넷 이전에 놀란 감독은 그 뻔하다는 히어로물을 역사적 명작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감독이었으며 아니 그 이전에 메멘토로 연출과 각본에서 천재소리를 듣던 감독이었습니다. 그 감독이 이제 뭔가 스스로 완성된 것 같은 그런 압도적인 느낌을 줍니다. 시놉시스만 보면 이게 놀란인지 마틴 스콜세이지인지 헷갈립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 이게 놀란 그 자체구나 싶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보시기를 권합니다. 꼭 극장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이게 폭발씬이 아이맥스가 되어야 되고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폭발씬 그렇게 크거나 길지도 않습니다. ('그' 폭발씬이 압도적인 감흥을 주는 것은 그것의 비주얼이나 효과가 아니라 그때까지 길게 쌓아올린 주인공과 관객의 감정선이 같이 폭발해서 그렇습니다. 결국 핵폭발을 뭐로 찍었네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단 뜻이 되겠습니다.) 그것보다 소리입니다. 원래 놀란 감독이 소리의 크기를 도구로 사용하는 감독인데(그래서 어떤 관객은 영화의 소리가 너무 크다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없습니다. 의자가 부르르 떨릴 정도의 압도적인 음량이 영화적 장치로 작용합니다. 극장에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루드비히 고란손의 사운드트랙 대단합니다. 한스 짐머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전년도의 헤어질 결심 이후로 최고의 작품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맥스로 본 탑건도 실로 엄청난 작품이었지만 이 정도로 슈퍼-웰-메이드는 아니었습니다. 아바타2는 여기에 비하면 그냥 게임 시네마틱에 지나지 않았고요. 3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영화가 대단합니다. 새로우면서도 고전적인 영화적 문법을 쓰는데 아니 그런게 어딨냐 싶을 텐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본 작품에 대해서 본격적인 영화 분석이나 평론은 이미 인터넷에 난리가 났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