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용 라디오란 뭔가? 일단 다른 잡기능 없이 순수하게 산과 같은 나쁜 조건에서도 전파를 잘 잡으면서도 저렴한 라디오라고 저는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고급 단파라디오라던가 효도용 라디오같은 건 제외합니다. 효도용 라디오는 특히 전기도 많이 먹으면서 정작 라디오 성능이 엉망입니다.
예전에는 소니 ICF-S10MK2가 가장 적절했습니다. 가격도 3만원 미만이었고 성능도 저걸로 라디오 전파 못 잡으면 비싼 라디오 사봐야 헛일이라 단정해도 될 레퍼런스였어요. 그런데 신제품인 ICF-P26으로 대체되고 동시에 폴리바리콘 등 주요부품 생산 회사가 망하거나 부품이 저질화되면서 성능과 내구도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생산품은 단지 라디오 주파수 좀 많이 옮겨다녔다고 내부의 바리콘 등이 못 버티고 고장날 정도였어요.
이 때 파나소닉는 아날로그 라디오를 버리고 DSP 라디오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파나소닉은 Silicon Labs사의 Si4831을 사용하는데, 이 라디오는 가격이 경쟁제품인 소니 ICF-P26보다 만원 저렴하면서도(15000원) 성능은 소니의 고급 라디오에 필적합니다. 거기에 파나소닉은 전통적으로 내구도가 소니보다 튼튼하고 고치기 쉽기로 유명했습니다. 소니 라디오를 살 이유가 하나도 없는 샘입니다.
한국이 아닌 세계적으로 직구하는 분들이라면 TECSUN 등이 가격과 성능이 더 우수한 모델이 많지만 이 회사는 한국에서 수입을 안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구하기 가장 쉬운 모델은 파나소닉입니다. 어차피 가격도 싸니 비상용으로 운동용으로 등산용으로 쟁여두거나 어르신에게 선물로 뿌리기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