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H/W 게시판에 사진을 찍어서 올린 적이 있는데요.
제가 가진 델 노트북들 중의 하나가, 액정 접착제가 녹아내리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아랫줄이 링큽니다)
혹시 노트북의 터치 패널에 끈적이는 재료가 들어가나요? - 컴퓨터 / 하드웨어 - 기글하드웨어 (gigglehd.com)
불과 3시간 전까지만 해도, 며칠만에 켜보고, 악화 되기 시작해서 상태가 가장 심각하고 이제는 가장 밝게 해도 왼쪽은 거의 잘 안 보이는 액정을 보면서, 그냥 처박아 버리려고 했습니다만...
퇴근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솔직히 이게 스펙이 엄청나게 쓸만한 노트북인 것도 아니고 (i7-5600u, 8G RAM에 더구나 m2도 아니고 m.SATA에 터치 패널, 제 생각에는 터치 패널이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엄청나게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래서? 정말 미친 척하고, 얼마 안 남은 제 생일에,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또 월차 내고 분당까지 가서 수리 견적을 받아서 감내할 수 있는 가격이면 고쳐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게 참 애증이 얽혀 있는데요.
3년 전에 이배희 여사님 댁을 떠돌던 저는 원래는 15인치의 일반 중고 모델을 구매하기로 하고 낙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정도를 기다려서 동네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점심도 거르고 받아 와서 두근거리며 뜯었는데..
제가 구매한 약간은 낡은 15인치 노트북이 아니라, 그야말로 A-급의 14인치의 새 노트북이 나오더라고요? (애초부터 평소에 15인치들이 들어 있던 것보다 작은 박스라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완충재를 하나도 넣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나올 수 없어 보이는 폭의 박스였거든요)
그래서 내가 잘못 보고 낙찰을 받았나? 싶어서 몇 번이나 확인을 했고, 제게는 문제가 없다는 걸 재확인 후에 판매자에게 연락을 하니 사흘 뒤에, "내가 중고 뿐만이 아니라 가끔은 단순 개봉품도 취급을 하는데, 뭔가의 착오로 네게 다른 제품의 미개봉품이 간 것 같다"는 답장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나는 낙찰 받은 그걸 두 달이나 기다렸다. 그러니 정말 속상하지만 이걸 반품하고 한 달을 더 기다릴테니 빨리 제대로 된 걸 보내 달라"고 했더니, "그거 되돌려 받고 제대로 된 걸 다시 보내는 국제 운송비면 나는 손해가 적지 않다. 그러니까 너한테 사죄의 의미로 그걸 그냥 너한테 주고 돈은 그대로 환불해 줄 테니 이대로 끝을 내자. 대신에 내게 좋은 피드백을 남겨 다오"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판매자가 단순히 판매 취소 때리며 환불해 주고 거래를 종료할 수도 있지만, 제게 A급 노트북까지 사죄의 뜻으로 얹어 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어서, 알겠다고 하고, 약속대로 좋은 피드백을 남기면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물론 제게는 그야말로 행운이 터진 것이기는 한데..
저는 오른쪽 숫자 키패드가 없으면 매우 곤란한 사람인지라, 상태 좋은 이 때 처분해 버리자!라고 생각을 하고 중고x라에 올렸는데.. 컴플릿 케어도 있어서 그게 없는 일반 시세보다 약간(10% 좀 안 되게?) 비싸게 올렸더니만, 한글 키보드도 아닌 주제에 비싸게 올렸다는 비난 댓글만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 좀 넘게 올렸다가 걍 때려 치고, 보름 정도 썼었습니다. 그런데.. 얘가 무광 상판과 팜레스트를 지녀서, 가뜩이나 손에 땀이 많은 제 손자국이 아예 배여 버리더라고요. (TP는 그나마 팜레스트는 손자국이 안 남는 재질이었는데 말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게 또 부담스러워서 처박아 뒀었고, 그렇게 컴플릿 케어는 그대~로 날려 먹은 채 박스 안에서 시간만 흐르다가, 몇 달 전에 제대로 써 보려고 했더니, 이렇게 되어 버린 거죠..
아무튼 여러 모로 굴곡이 많다 보니, 역시 얘는 내 곁에 있을 운명인가 보다..라는 생각에 수리 견적 비용 (워런티 기간이 지났으니 아마 견적 산출 비용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도림에 있을 때에는 제가 워낙에 등록된 델 노트북이 많다 보니, 그냥 공짜로 해 줄 때도 있었는데.. 이사 가고 나서부터는 엄격해진 것 같더라고요)을 받아 보려고요.
물론, 제가 직접 뜯어서 수리를 해 보면 더 저렴하게 먹히겠습니다만.. 일반 액정도 엄두가 안 나는데.. 터치 패널은 더더욱 엄두가 안 나는 응가손이다 보니, 그냥 돈과 시간을 들여서 처리해 보려고요.
물론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건 물론이고, 배꼽이 배보다 크지는 않더라도 거의 그에 준할 정도라면 그 때에야 말로 정말 포기하겠습니다만..
일단은 할 수 있는 건 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