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해상도가 커지면 화면에 표시되는 아이콘과 글씨들의 크기도 작아지는게 당연하고, 해상도가 커질수록 아이콘과 컴포넌트들이 작아지면서 작업 공간이 커진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거죠.
이건 사실 해상도보다는 시스템상의 스케일링 문제인데, 윈도우가 과거부터 고해상도 대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96ppi에 고정해서 화면을 뿌려주는 방식을 택하다보니까.. 결국 화면 해상도가 높아지고 ppi가 높아지면 글씨까지 같이 작아져버리는 참사를 일으키는거죠.
당장 5인치, 6인치 안에 FHD, WQHD 이상의 해상도를 꾸겨박은 스마트폰은 훌륭한 DPI 조절 기능 덕에 아무 지장 없이 사용할 수 있는데 막상 노트북만 살 때는 13인치에 FHD는 눈 아프다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720P 패널 노트북을 찾게 만드는 웃픈 현상을 일으켜버렸습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화면 해상도가 올라가면 좌측에서 우측처럼, 같은크기의 컴포넌트를 더 높은 해상력으로 보여주는게 맞습니다. 같은 면적을 더 잘게 잘라서 표시해주니까, 사진 속 원의 물리적 크기는 같은데 훨씬 선명하고 섬세하게 표현을 해줘야 하는거죠.
근데 윈도우는 과거부터 이런걸 제대로 대응해주지 못했잖아요? 같은 크기의 원을 더 선명하게 표현해주면 되는 것을, 스크린들의 해상도와 ppi가 전부 같다고 가정하고 화면이 항상 96ppi일거란 생각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니, 화면 해상도가 올라가면 원이 더 선명해지는게 아니라 원이 더 작아져버리는거죠.
이게 불러온 촌극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당장 컴퓨터 덕후들조차 고해상도 모니터를 사는 이유가 화면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서 더 많은 창을 띄우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그건 모니터의 물리적 크기랑 dpi 스케일링에 따라 결정되는건데 말이죠. 당장 사진의 갤럭시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화면 해상도를 전혀 건들지 않고 dpi 스케일링 조절만으로 한 화면에 나오는 정보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죠. 사실 저게 정상인데 말이죠.
만일 안드로이드가 윈도우처럼 무식한 스케일링 방식을 적용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처럼 FHD는 커녕 눈 아프다며 480P 스크린이나 달고 있어야 했을지도 모르죠.
진짜 안타깝습니다. 해상도는 화면의 선명도와 연결되어있는 수치라서 높을수록 좋은게 맞는데, 윈도우의 스케일링 방식 때문에 마치 해상도가 화면의 컴포넌트 크기와 반비례한다는 생각을 심어줘버렸거든요.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윈도우에서는 그게 현실이었니까요.
다만 좀 안타깝달까요. 윈도우의 단점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 고품질 디스플레이를 기피하게 되는 이 상황이..
AV쪽은 애플보다 많이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