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일본입니다.
일본 역사는 거의 농민 봉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센고쿠 시대부터 메이지 유신까지는 매 해 농민봉기이 안 일어난 적이 없습니디.
일본 교과서에 나온 농민 봉기 통계입니다. 파란색은 하쿠쇼잇키, 즉 농민 봉기고 검은색은 우치코와시라 해서 봉기에 부자나 귀족 약탈 내지는 방화가 추가된 겁니다. 3번의 피크가 있는데 덴메이 대기근, 덴포 대기근, 그리고 막부 말기 혼란기입니다.
농민 봉기가 이렇게 흔했던 건 일본의 비정상적인 농민 착취가 원인입니다. 센고쿠 시대 이래로 기본 세율이 칠공삼민, 즉 생산량의 70%를 세금으로 뜯어서 그렇습니다. 거기에 일련정종 등의 종교세력과 다이묘에 불만 가지던 지방세력 및 공작원 등이 농민봉기의 명분과 근거 등을 알려주고 선동했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을 통일한 후로도 잇키는 계속됩니다. 농민은 죽지고 살지도 못한 채로 살게 한다가 기본 정책기조였거든요. 이러한 지옥도를 보여주는 예시로는 카테메시가 있습니다. 밥이 없어서 고구마, 감자, 야채를 넣어 양을 줄린 잡탕밥이죠. 또한 마비키라고 하는 아기 살해 풍습도 생겼고, 아이를 노예나 창녀로 인신매매하거나, 노인을 버리기까지 했죠.
거기에 이젠 전쟁도 없으니 출세길도 없습니다. 약탈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위기에 몰리면 봉기할 수밖에요. 특히 흉년이라던가 아니면 상인들이 물가를 올리면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죽을 거 저항하고 죽자고 더더욱 봉기를 일으킵니다. 이런 농민봉기는 메이지 유신 이후로도 지속되다가 일본이 부유해지면서 사라집니다.
P.S 참고로 같은 시기 조선의 경우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는 1811년 이전까지 농민봉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1392년에서 1811년까지요. 당연히 아이를 죽이거나 노인을 버리는 풍습도 없었죠. 쌀이 없어서 잡다한 걸 넣어서 양을 불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난한 농업국가라 교과서에 그렇게 농민의 삶은 피폐해졌다가 반복되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