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는 취미를 여럿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나 차 같이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도 있고, 사진이나 방송이나 오디오처럼 장비만 갖춰놓고 휴지기에 있는 것도 있습니다.
게임같은 소비성 취미들도 여럿 있지만, 가끔씩은 창의력의 발산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하던 것들이 웹 디자인이나, 웹 개발이나, 웹앱 개발같은 취미들입니다.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요.
그런데 요즘은 이래저래 시간과 에너지가 모자라서 이런 취미들을 하기 힘듭니다.
정확히는 유의미한 진도를 빼기 힘들고, 맨날 제자리걸음만 하다 보면 취미가 아니라 일을 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래서 새로운, 좀 더 수동적이고 정적인 취미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결정한 게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도 여러 종류의 글쓰기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시작한 지 거의 세 달이 지난 지금은 세상에 쉬운 것이라는 것은 없다는 걸 몸으로 배우고 있습니다마는...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역시 아무래도 언제 어디서나 특별한 도구 없이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단순히 글자의 조합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림은 못 그리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무색한 게, 요즘은 머릿속의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게 글로 써내는 것보다 차라리 쉽겠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대강 아무런 글이나 쓰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목표는 최소한 출판사에 들고 가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글을 깎고 있습니다.
국내 장르문학은... 솔직히 잘 모르겠기도 하고, 대신 덕분에 요즘은 킨들로 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닐 게이먼의 작품들을 특히 재밌게 읽고 있는데, 예전에 만화는 별로 제 취향이 아니었던 것에 비하면 소설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공개는 아직 안 하고 있습니다. 김칫국 마시는 꼴이지만, 연재를 하던 출판을 하던 최소한 한 권 분량은 채우고 할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없는 글솜씨로 시간 쪼개며 쓰는데다가, 주제에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쓰고 하다보니 정기 연재는 무리입니다.
물론 조언을 얻는 차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는 있는데, 주변에 문과인 사람이 딱 한 명이라 쪼오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내보일 만큼의 자신이 없습니다. 당장 이전에 쓰던 것도 오만 자가 조금 안 되지만, 싹 밀고 다시 처음부터 쓰는 중입니다.
제목은 위에도 나와 있지만, '검은 뿔의 여왕' 입니다. 판타지 소설입니다. 언젠가는 자랑스럽게 공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안 쓰고 이런 글이나 쓰고 있는 건... 물론 쓰다가 막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