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솔직히 허언증 걸린 사람을 본적은 없어요
아니 아예 없다고 말하기도 좀 그런가...
군대에서였어요...
또 군대 일인지;;;
제가 막내티 못벗어날때 타 부대로 전출갔었는데
그때 제 사수가 한살 많은 동기였습니다.
저는 본부중대 어떤 부서에서 그 동기한테 인수인계를 받게됐고
그 동기랑도 자연스럽게 생활관도 같이 쓰면서 가까워졌죠.
언제는 문득 작업중일때 자기가 스스로 먼저 말을 합니다.
"아이고, 예전에는 ??(그 동기가 살던 고향 축구팀) 2부 리그에서 선수생활도 잘했었는데
이제 몸이 안좋아져서 이런거에도 힘드네"
처음 그 말을 들은 저는 오... 축구선수? 그러면 축구 잘하려나
대단한데?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고 몇일 뒤
작업하고 앉아서 음료수 하나씩 사서 앉는데
어떻게 얘기가 흘러간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프랑스에 유학을 가서 패션잡지 에디터 일을 했었데요(당시 하던 보직도 사진 다루는 보직)
오.... 대단한데?
그때까지도 믿었죠.
축구선수에 패션잡지 에디터?
그것도 20대 중반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나이에? 벌써 직업을 두번이나??
지금 생각하면 이것도 구라지만
갈수록 거짓말은 더 대담해졌습니다.
아니
제가 알기 전에도 허언은 계속 됐나봐요
또 언제는 자기가 이태원 번화가에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본인 가게) 사장이랍니다.
예전부터 잘 따르고 아끼던 병사로 생각하던 모 원사가
"오... 그래? 그러면 니가 운영하는 가게 이름이 뭐냐?"
물었더니 가게 이름은 따로 없고
그냥 간판도 원색 색상만 있는 그런 술집이랍니다.
당연히(?) 이태원에 집도 있다네요
응????????
그 이후 계속되는 허언들...
자기 명의 차가 여러대 있으면서
그중 한대는 마세라티 기블리다...
아실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거짓말들은 할때는 시간이 얼마 안걸리지만
어떻게든 서서히 들어나게 되있습니다.
축구선수 = 다리에 철심 박은거 아닌 이상 어느정도 베이스가 되는 체력도 안되고
하다못해 지휘도 거의 못하고
후임들 포지션도 제대로 못짜고 거의 축구하면 구멍 수준
패션잡지 에디터 = 유명한 하이엔드 브랜드도 모르는게 많아서
하다못해 에르메스, 생로랑 같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알법한 브랜드도 못알아듣고
사진 촬영 기술도 손떨림이 예술로 승화되면 봐줄 수 있을 정도에
불어, 영어 실력 전무...
그래도 보그나 엘르 나일론같은 진짜 유명한 패션잡지 정도는 알더군요
번화한 술집 운영 = 사실일지언정 군 복무중에 수익을 얻는 일을하면 불법이므로
미치지 않는 이상 지 입으로 벌리는 일은 없을텐데...
이태원에 있는 집 = 근처라면서 위치도 제대로 모르고 결국 같이 간 친구는 모텔방에서 잤는데
그 모텔비 마저도 빠듯해서 친구한테 빌려서 숙박
자기 차 마세라티 = 택시비, 놀러가서 모텔료, 클럽가서 술값도 못내는데...
지갑도 중가 브랜드꺼에 오래되고 삭아서 다 낡아빠진 지갑 쓰면서...
물론 지갑이 낡은게 문제는 아닙니다만
그 지갑 새거 가격이 당시 제가 군대에서 편하게 쓸거라고 산 카드지갑보다 두배 싼 가격일 정도니..
결국 말년에는 거의 중대 대부분 사람이 허언인거를 깨닫고
불쌍한 인생이니 넘어가다가 전역 했습니다.
근데 그 전역도 곱게 한게 아니었으니
바로 휴가 뻥튀기.......
본부중대에 있었던 그 사수는 인사과랑 붙어있고 같은 중대에 심지어 동기, 생활관도 같이 써서
인사업무에도 빠삭한 친구였습니다.
인사명령 기안을 올려도 자기가 쓴 휴가는 물질적으로 표가 나는게 아니니
"나 휴가 며칠 남았다 포상은 어떤거 어떤거 명목으로 나간다"
이래도 확인 할 방도는 크게 없죠...
그래서 발각돼서 무려 20일쯤(당시 저 군복무때는 휴가 퍼주는 수준이라 포상 정기 합 100일 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뻥튀기 했으나
그래도 평소 행실은 괜찮았고 말년인데 불쌍하니 곱게 보내주자 해서 남은 휴가 전부 삭감시키는 조건으로 봐주더라구요
뭐 어쨌든
저도 그 일로 피해봤다면 피해가 아예 없지도 않네요
그 친구가 허언증으로 당시 여군이었던 처부 부장을 꼬시듯이 환심을 사서
저한테 인수인계 끝나고 나서도 저는 그 친구랑 비교대상으로 많이 얘기 들어야되서....
결론은 뭐
허언증에 걸리지 맙시다 정도?
하면 할수록 본인만 더 불리해지고
웃음거리가 되면서 남한테도 피해가 갈지 모르니까요
범죄가 아닌 이상 너무 다그치거나 희화화 시키는 시선도 가지면 안될거 같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사연이 있고 상처 받아서
그거를 매우려는 방법일수도 있으니...
그 대표적인 사례가 28사단 의무병 폭행 치사사건의 주범 이찬희...
주변에 피해만 안주면 되는데 지 거짓말을 사실인양 말하다가 자신도 사실로 어기고 교만해지는 테크가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