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맥북 프로 14인치가 배송이 왔어요.
이렇다 할 사진은 없지만 간단한 사용기 정도만 적어보겠습니다.
1. 생각보다 크고 무겁습니다.
13인치 프로에서 넘어왔는데, 1cm쯤 가로세로로 늘어난 크기 자체가 체감된다기보다는 디스플레이가 확 커진 느낌이 듭니다.
대신 무게는 확실히 늘었네요.
2. 맥 or M1 고질병은 그대로고요.
외부 디스플레이 색감이 박살나는 문제, QHD HiDPI 지원, MST, DDC, 앱 별 볼륨 조절...등등 예전부터 왜 이게 안 돼? 싶던 문제들은 그대로입니다.
M1 Pro에서 로제타2 성능이 모자라지는 않지만, 다른 x86 프로그램과 엮여 있는 ARM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오류들이 있을 뿐더러 어째서인지 마이그레이션에서 안 넘어온 것도 있네요.
3. 발열은 그냥저냥
인텔이 불탔다고는 해도 13인치는 기본 성능이 구리다 보니(...) 팬 좀 돌리면 그냥저냥한 정도의 발열이었는데요.
그렇다 보니 M1 Pro라고 해서 발열이 하나도 없다! 라는 느낌은 아니네요. 대신 팬이 좀 조용해졌다는 게 장점?
4. 노치는 안 거슬림
애플뽕 빼고서라도 노트북만 쓸 때는 의외로...어디까지나 의외로 안 거슬립니다.
그 "추가 디스플레이 영역"이라는 이상한 변명도 잠깐은 설득될 뻔도 했습니다.
그런데 외장 디스플레이를 연결해서 거기로 메뉴바를 옮기기 시작하면 그 반대네요.
맥북 노치 옆 텅 빈 공간에 창이 들어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른 정보를 표시해주지도 않습니다.
보시는 스크린샷 상단 가운데에 노치가 있고, 그 옆은 공허한 바탕화면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대체 왜?
5. 그 외에는 그냥 맥북.
30w 충전기 + 맥세이프 케이블로도 로드 안 걸면 천천히 차오르고, 배터리는 첫 날이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튜브 한 시간 틀어놓으니 5~8%정도 빠지더랍니다.
스피커나 마이크 좋고, 마감 좋고, 하판 누르면 스테이플러 튕기는 소리 나고, 트랙패드 좋고, 썬더볼트 악세사리 연결 되고...보통 맥북에서 생각하는 맥북스러움은 그대로입니다. (두께 빼고)
사용 시간 중 절반은 마이그레이션+잡다한 프로그램 설치에 쓴 것 같고, 나머지 절반은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을 YPbPr에서 RGB로 바꾸려고 깃허브 돌아다니면서 스크립트 돌려서 plist 파일 고치고 있던 것 같네요.
첫 날 인상은 노트북 그 자체로서는 충분히 쓸만하다 싶지만, 여전히 몇몇 소프트웨어는 살짝 베타 기운도 있을 뿐더러, 애플 종특 문제들은 x86 트윅들이 막히면서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건 감안하고 써야 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HiDPI 설정을 오버라이드하던 RDM이나 SwitchResX 같은 프로그램은 실행이나 조작은 되지만, 코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노치는 BTT가 노치바 기능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뭔가 나아지지는 않을까...
+ 그런데 이미 200GB를 쓰고 있는 걸 보니 1TB로 다시 주문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전 아무리 봐도 이번 프로 디자인은 적응이 안되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