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고 쓴건 아니고요(요샌 바빠서 못놀아요). 예전에 보고 써둔건데.. 앞으로도 한동안 한가하게 영화나 볼 시간이 없을듯 하여 그냥 지금 올립니다.
이 영화는 홍보를 잘못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오더군요. 보고 나서 제 소감은 이렇습니다. 홍보를 잘못해서 망한게 아니라, 망할만 해서 망한 겁니다. 상을 많이 받았다, 평론가들은 좋게 말한다고들 하지만, 아무나 하지 못할 비범한 일을 했으니 그 시도 때문에라도 좋은 평가는 줄 수 있겠죠. 정확히 뭔 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니까 이건 넘어가고요.
이 영화의 장르를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SF라고 하기엔 과학적인 내용은 별로 없고, 스릴러라고 하기엔 스릴을 느낄만한 장면은 없고요. 코미디나 개그는 별 비중이 없으니까 홍보를 잘못한건 맞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영화를 보고 난 홍보팀이 도대체 이 괴작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고민 끝에 코믹 쪽으로 방향을 잡은게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미저리를 보고 납치극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한 후,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모노리스를 넣으면 멋져 보이지 않을까, 사람을 이렇게 고민하는 장면을 넣고 싶었어, 온갖 지저분한 아지트는 내 로망이야,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잔뜩 부어서 만든 취미생활에 가까운 작품 같아요. 그 취미생활에 너무 많은 돈과 사람이 들어갔다는 게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