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한반도에서는 참외, 오이는 비슷한 것으로 취급받았다고 합니다.
그 때 참외는 푸른색인 경우가 많고 단 맛이 적었으며, 오이는 뚱뚱하고 씨앗이 억세서 그랬습니다. 노각의 경우 특히 더 그렇죠.
그래서 싸잡아서 외라고 불렀어요.
오이는 시원하게, 참외는 달게 개량되고 색과 모양까지 딴판이 되면서 구별할 필요가 생겼죠.
그러다 보니 저 두개에 대해 붙인 이름이 지역마다 달라서 재미가 있습니다.
중서부에서는 참외라 부르는 것을 남부와 영동에서는 그냥 외라고 하고, 중서부에서는 오이라 부르는 것을 남부와 영동에서는 물외라고 합니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오이를 기본적인 오이로 보고, 참외에 '참'을 붙여 '달고 맛있는 참한 오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죠.
그런데 남부와 영동 지역에서는 달콤한 참외를 기본적인 오이로 보고, 물외에 '물'을 붙여 '밋밋하고 물맛같은 오이'라는 의미를 붙입니다.
한 사물을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말이 달리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현상이죠.
P.S
지금도 품종개량이 되기 전 참외라 할 수 있는 푸른 개구리참외가 간간히 보이는데 단 맛이 적어서 장아찌처럼 양념을 하거나 절여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야생에서 자라는 경우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걸 보면 왜 참외와 오이가 비슷한 취급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