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지하철 이야기가 올라와서 간단하게 화두만 제시해볼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수도권 전철 요금제는 거리 비례 요금제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통합 요금제라서 버스, 지하철, 민자 노선 사업자 등 여러 곳에서 통합 합산하여 운임을 나눠갖게 되는 구조입니다.
참고: http://map.daum.net/pubtrans/payinfo/subwaypay_01.html
10km까지는 기본요금을 받고, (지하철 1250원, 버스(BG) 1200원->순환(Y)1100원/광역(R) 2300원/마을 900원, 신분당선 2150원, 용인경전철 1450원, 의정부경전철 1350원... 공항철도 영종도 구간은 별도 운임이므로 중복 부과입니다)
이후 5km마다 100원을 추가로 받으며(버스 단독 이용시 제외),
경기도보다 외곽으로 벗어나면 4km마다 100원이 추가됩니다.
환승 할인은 지하철 모든 노선을 하나로 퉁친 노선으로 보고 나머지 버스 노선 엮어서 총 5개까지인데, 이를 통해 버스-지하철-버스, 지하철-버스-지하철 연계 이용이 가능합니다.
조건은
- 하차 후 30분 이내 다른 교통 수단 이용. 단 21시 이후 1시간 이내로 연장.
- 환승은 다른 노선을 탔을 때만 적용 (지하철은 통째로 한 개 노선으로 취급)
이와 같습니다.
신분당선, 용인경전철, 의정부경전철은 각각 환승시 900원(정자역으로 남북 나눠서 한 구간만 이용시)~1200원(정자역으로 남북 나눠서 신분당선 연속 이용), 200원, 100원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부과 시점은 각 민자 노선을 이용하고 마치는 순간 지나는 게이트입니다. (탈 때는 0원이라는 착시!)
기본 요금 1250원의 차액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근데 웃긴 건 광역버스도 기본료가 센데, 신분당선은 1250원까지만 인정하고 나머지 차액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높은 교통 수단은 기본료의 차액을 받는다...는 원칙으로 생각해보면 그러려나 싶지요.
버스는 마을버스-지하철-광역버스 타면 점점 기본료 차액이 붙어서 결과적으로 광역버스 기본료+이동 총거리에 대한 거리 비례 요금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예: 마을 버스 승차 900원 + 하차 마을버스 거리요금 + 지하철 승차 350원 + 하차 지하철 거리요금 + 광역버스 승차 1050원 + 하차 광역버스 거리요금)
뭐 아무튼 이렇게 연달아 추가 과금 노선을 타게 되면 요금이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게다가 인천공항 간다고 영종도 구간을 이용한다고 해보죠.
단독 운임이 기본(10km) 900원+1km당 130원으로, 내부 역 기준으로 900~2300원까지 통째로 플러스됩니다.
환승 요금 처리가 전무하므로, 그냥 말할 나위도 없이 더하기입니다.
그래서 신창에서 공항 가면 6050원이라는 흉악한 금액이 나오죠.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1. 거리 단축 효과로 인한 운임 하락
환승을 실제로 어떻게 해서 지하철을 타든, 최단 거리로 계산되어서 운임이 부과된다는 것이죠.
우린 두 세 번 넘게 환승하고 싶진 않으므로 수많은 노선을 따라 계단식으로 경로가 단축되는 게 있다 해도, ㄱ자를 그리면서 환승하길 선호하니까요.
노선은 새롭게 신설되고 지름길이 많아지면서 운임 인하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5호선 강동 구간만 봐도 3호선 오금 연장 후, 남부 지방에서 이동시 천호로 돌지 않고 오금 직선 루트가 생겨서 100원 200원 덜 받게 됐습니다.
뭐, 상관 없는 곳에 다니시는 분들은 운영 수지가 악화되는데 기여한 건 전혀 없지만, 졸지에 요금 인상 압박을 받게 되는 원인이 되었네요.
2. 장거리 운임의 비현실성
2호선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코레일 내부에선 분당선이 생각보다 장사가 잘된다고 합니다.
이는 성남, 분당에서 지역 이동에 적합하도록 짧게 한 두 정거장 타고 다니는 분들이 많아서라고 합니다.
교외랑 시내를 잇고 승객을 쌓아서 일거에 내리는 경춘선 같은 경우,
일반 전철로는 운임 수지가 영 맞지 않는다는군요.
하물며 노인철이라 돈 내신 분들이 훨씬 적은 마실(...) 나들이 노선의 경우 뭐, 노인 운임 문제가 워낙 심각하니 여기선 생략하도록 합시다.
ITX-청춘이 그래서 대안으로 잘 등장했다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도 상시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 단계적으로 할인 폐지를 통해 용산-춘천 6900원도 옛말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3. 건설비 부담
뭘 해도 전기료가 싼 우리 나라에선 전기료랑 역사 운영비 건지면 대충 견딜만 한 수지는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막강한 문제는 건설비 회수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죠.
뭐든지 회계 장부에 건설비를 합쳐 놓으면 이 마이너스는 플러스가 될 여지가 영 없습니다.
이 점은 민자 노선의 활성화에도 심각하게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신분당선이 건설비 본전을 건질 수 없는 구조임을 명확하게 확인했고, 이후 우이신설선도 사업자가 GG 선언을 해서 다 지어놓고 표류중입니다.
남은 경전철 민자 노선요? 삽도 뜨기 전에 망했다는 곡소리가 나옵니다.
공영 노선으로서 지출할만해서 여태까진 숫자 노선을 마구 땅으로 파댔습니다만...
이제 정부나 공공기관, 공기업 누구도 방만 경영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투자를 꺼립니다.
민자한테 미루려고 회계 장부를 쓱 밀었는데, 지금 실패 사례가 쌓인 지금 와서는 철도 사업 뛰어들면 다 망하는 거 누구나 압니다.
KTX도 코레일의 효자 노선입니다.
그러나 건설 비용을 메꾸기 위해 철시공(상하분리된 건설 시설 담당)에게 사용료로 어마어마한 돈을 퍼다주고 있죠.
금융 비용이 적지 않은 시대라 목돈을 묻어놓고 회수하는 건 이런 노선을 봐도 만만치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운임을 팍팍 올리든가,
아니면 파격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노인 무임 체제가 나쁜 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코레일을 제외하고는 지자체가 알아서하라는 지금의 권고(로 읽고 강제로 이해하는) 사항은 운영사에게 책임 전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복지 체계에 대해서 보다 심도 깊은 접근이 필요할 것이고요. (한때 대통령이던 전모씨의 립서비스로 시작된 제도란 것도 넌센스)
회계 장부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원인 분석에 착수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노인 무임 폐지 후 노인 인원 100% 유임화하면 아싸 만사 해결!" 같은 안일한 태도도 나쁘죠.
그 사람들을 지하철에서 밀어내면 공원만 배회하는 사람들을 늘릴 뿐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