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코베이에 이게 10만원에 계속 올라오더니 어느 순간 만원으로 올라왔더라구요. 해방 후에 처음으로 제작된 대중가요 음반 중하나라고 알려진 현인의 신라의 달밤 레코드입니다.
해방 직후에는 녹음을 할 수 있는 장비나 레코드 생산 시설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경성방송국에 있었다고 알려진 녹음기(추정)이나 영등포에 짓다 말았다고 하는 녹음 설비, 나중에는 미국산 presto간이 녹음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후기 레코드를 보면 presto커터를 썼던 흔적이 나오는데, 초창기에는 알려진 바가 없어요. 하여튼 녹음을 하고 레코드 만들 재료는 없어 굴러다니는 레코드의 표면을 연탄불로 녹여 기름짜는 압착기를 개조해서 만든 기계로 레코드를 찍었다고들 하죠. 카더라입니다만, 확실히 열악한 상황이였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저길 보시면 매트릭스(나 발매번호나 똑같지만요)가 L-7700으로 찍혀 있는데, 이것은 럭키 레코드가 처음으로 만든 음반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비록 많이 못 만들고 단명했지만 말이에요.
(당시만 해도 38선 넘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시절이였는데,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음반산업의 중추는 대구나 부산이 됩니다.)
그리고... 저게 신라의 달밤 초판일거라고 생각이 드는 다른 증거는 녹음 분량입니다. 기억하고 있는 run out구역과 면적이 비슷하더군요.
음... 저는 이걸 만원 주고 샀는데, 제가 또 현인의 꿈속의 사랑 초판 레코드를 가지고 있거든요. 둘 다 굉장히 히트친 곡인데... 수능이나 끝나면 두 개 묶어서 올려볼게요. 기대는 그닥 안 하지만 레코드 상태가 좋아야 할 텐데요...
그런데, 보통 레이블이 번듯하게 붙어있는 게 대부분인데, 이건 레이블이 너무 조잡해서 사람들이 잘 몰랐나봅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레이블입니다. 당시만 해도 L발음을 나타내기 위해 잠시 쓰였던 쌍리을(...) ㄹㄹ이 눈에 띄네요. R은 그냥 ㄹ이였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