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터치해서 켜고끄는 스탠드들 많이 봤잖아요. 두줄짜리 철판 눌러서 켜고끄는 제품부터, 디지털 밝기조절기능과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들어간 스탠드까지... 제가 사용하는 스탠드는 X LEDs에서 제조한 LED 스탠드인데 여기에는 빛이 들어오는 터치버튼이 3개 들어가 있습니다. 뭐 터치버튼의 효용성을 옹호하려는 생각따위는 없지만, 이런 형태가 아니라 위 영상처럼 금속으로 된 어디에 접촉해도 작동하는 스위치는 말그대로 손만 닿으면 켜지고 꺼지는 형태라 아주 편리하죠.
구글에 터치램프가 언제 발명되었는지를 쳐보면 1984년이라고 합니다. 매킨토시 128K가 처음으로 발표된 연도이기도 하죠. 하지만 특허정보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1984년에 나온 특허는 그저 실용신안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터치램프는 그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Aladdin lamp라는 회사에서 최초로 생산했습니다.
구글은 어디까지나 '정보' 를 검색하는 곳이지 '정답' 을 검색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초딩들이 그런다면 이해를 하는데, 다큰 어르신들까지 그러니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니죠. 심지어 https://en.wikipedia.org/wiki/Touch-sensitive_lamp 당장 이 위키백과만 가봐도 50년대부터 터치램프가 있었다고 써져있는데 말이죠. 아직 AI는 휴먼을 대체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현재 AI가 인간에 비해 우월한 건 데이터 분석 속도, 그뿐이죠. 더 있나요?
각설하고, 휴대폰 터치스크린이나 터치 버튼, 그리고 스탠드들의 원리는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닫힌 회로를 구성하는 데 있어 HUMAN을 재료로 사용한다는 특징이죠. 물론 커패시턴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회로에 '물리적으로' 접촉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만, 간단하게 설명해서 인간 신체가 닿으면 그쪽 회로에 연결된 커패시턴스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반대편의 릴레이 스위치와 연결된 부분에 전류가 흐르게 되면서 스위치 동작을 트리거하여 작동합니다.
물론 바로 윗 문단에 설명한 원리는 완전히 기초적인, 아날로그식 제어방식으로 50년대 처음으로 터치램프가 발명되었을 때나 사용하던 방식이며, 위 영상 썸네일에 있는 제품은 이미 전자부품이 엄청저렴해진 80년대 생산품입니다. 자체 부팅 시퀀스를 가진 IC 칩셋이 들어가 있으며 제품에 맞는 커패시턴스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한 아날로그 제품과 달리 전원 인가시 자동으로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합니다. 뭐 80년대쯤 되면 이미 가정용 컴퓨터까지 나온 시점이니.
단점으로는, 안전성과 소비전력의 문제가 잇습니다. 커패시턴스 감지방지식으로 일상적 사용에서 감전될 리는 없지만 천재지변으로 인해 내부 회로에 전류가 흐르거나 제품 불량으로 인해 누전이 될경우에는 사용자가 감전이 될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고, 아예 물리적으로 전원을 차단하면 흐르는 전류가 0이 되는 기존의 스위치에 비해 약간의 대기전력이 소모된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과거 제품은 진공관을 사용했으니 더더욱 많이 퍼먹었을거고요. 물론 이들 문제는 충분히 현대기술로 극복이 가능한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