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토크 암피비아.
소련군이 체용한 다이버 워치로 공식 스팩으로는 20atm, 즉 수심 200m까지 방수가 됩니다.
그런데 정작 실험을 해보면 20atm은 우습고 거의 8배는 더 높은 158atm, 즉 수심 1.58km까지도 버틴다고 합니다.
한국의 최신형 잠수함인 손원일급도 최대 600m까지 들어가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건데..
그 비결은 아주 간단해서 시계 글래스를 3mm 두깨의 아크릴을 사용해서 수압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아크릴이 눌려서 물이 안 들어가게 밀착시킵니다.
그리고 넓은 고무 씰링을 채용하고 케이스백을 돌려서 열고 닫는 대신 케이스백을 둘러싼 원형 너트를 돌려서 잠그게 하여 고무 씰링에는 수직방향 압력만 작용하게 했죠.
그리고 로터 아래에 충격방지용 플라스틱 레일을 깔아뒀습니다.
즉 뭔가 새로운 기술이나 신소재를 쓴 게 아닌 매우 단순하고 간단한 역발상만으로 강력한 다이버 워치를 만든 겁니다.
다만 그 외에 무브먼트가 조잡해서 월오차가 크고 핵 기능과 오버와인딩 방지기능 및 퀵데이트 기능 등이 모조리 빠져 있고, 야광 기능이 약해서 몇 분만 지나도 빛을 잃고, 일반적인 반시계 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휙휙 돌아가는 베젤 때문에 잠수시간 측정이 아쉽죠.
그래서 요즘엔 저런 걸 서드파티 부품으로 개조해서 다이버 워치로서의 성능을 개선시키거나, 아니면 순수하게 패션 워치로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