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싹 다 정리하고 처음부터 다시 사는 중입니다.
어차피 두어 시즌 입으면 질릴테니, 아주 좋고 비싼 옷을 살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할인 행사 중인 것만 찾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국내 SPA 브랜드, 그 중에서도 정가에 사면 바보 소리 듣는다는 탑텐 옷을 자주 사게 되는데요. 여기에서 3만원 채우면 무료 배송입니다. 그런데 옷 하나가 싼건 6, 7천원이에요. 그러니 무료 배송을 채우기가 어렵지 않아서 사는 김에 3, 4벌은 채워서 사게 됩니다. 문제는 구매가 아니라 그 다음 단계네요.
전국에 흩어진 물류창고에서 재고를 끌어 모아서 보내는 건가, 4벌을 시켜도 다 제각각 따로 오네요. 날짜가 각각 다르기도 하거니와 똑같은 날에 도착해도 옷이 전부 다 따로 포장되서 옵니다. 그리고 매우 높은 확률로, 옷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게 만든 그 미끼 상품(가장 싼거)는 품절되서 부분 취소됩니다. 그러니 살짝 어중간한 가격의 옷 2~3벌만 무료 배송으로 사게 되는데, 이러면 회사 차원에서 무료 배송의 의미가 있는건가 싶네요. 어쨌건 회사는 택배비를 다 내는 거잖아요?
여기야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 물건을 대기 위해 곳곳에 물류 센터가 있을테고, 물류 센터에서 어중간하게 남은 재고는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을테니, 똑같은 사이트에서 옷을 사도 다 따로따로 오는 현상도 생길 수가 있겠구나... 생각도 들지만. 좀 큰 업체들이 아예 배송까지 직접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건가 싶네요. 그러다가 자기네 물량만 배송하기 아깝다 싶으면 뭐 사업도 늘리고 그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