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버지께서 은행에서 카드 하나 만드시라고 권해서 아무거나 고르셨다는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 받았었고, 당시 큰 돈 쓸 일이 많다 보니, 어느 날, 아버지께서 은행에 가셨는데 지금 마일리지가 무지막지하게 많이 쌓여 있는데, 현금화 해 드릴까요?라고 권하기에, 별 생각 없이 현금화하셨지요...
몇 달 뒤에 별 생각 없이, 당시 친하게 지내던, 전 은행원 분께 그 얘기를 했더니, "우와.. 이렇게 당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라고 하시면서, 그 마일리지를 현금화하지 않고, 말 그대로 항공사 마일리지로 썼으면 뭘 할 수 있었는지 알아는 봤냐는 말에 허겁지겁 소 잃고 외양간을 들여다 보니, 당시에 그 마일리지면 미국 퍼스트 클래스 왕복 항공권도 가능했더군요..
그 충격으로 몇 년 동안은 체크 카드만 썼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핸드폰 문자에서, 신용 카드가 없으면 본인 인증이 어려운 시대가 찾아 와서, 할 수 없이 만든 게,
마침 당시 가입한 알뜰폰에서 제휴를 맺고 요금을 할인해 준다는 카드였습니다.
지정 신용 카드를 만들고, 1년 동안 요금을 그 카드로 자동 이체하면, 1년 뒤에 그만큼을 캐시백해 준다는 것이요.
그래서 1년 정도를 꾸준히 썼는데, 두 달이 지나도록 캐시백이 안 되더라고요?
뭔가 불안한 마음에 물어 봤는데.. 통신사는 카드사로, 카드사는 통신사로 책임을 전가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끌더니만, 하는 말이, 고객님이 적법한 절차로 처리했는지 증거를 대랍니다.
어의가 없져.. 그야말로 최준의 동이복음이 무용할 지경이었습니다.
아무튼, 두 쪽이 서로 합심하여 저를 깔아 뭉개고 무시하는데 방법이 없어서, 걍 포기하고서..
이번에는 SKT 할인에 특화된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필수로 유지해야 하는 SKT 회선둘이 있는데, 그거 요금이라도 할인 받으려고요. 그리고 가끔 해외 출장 갈 때, 라운지 이용 좀 해 보려고요. (항상 비행기 뜨기 1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할 정도로 마지막의 끝까지 일을 하다 가다 보니, 공항에는 거의 항상 배고픈 상태로 갔거든요)
그런데.. 이런 저런 핑계로 라운지 제휴가 취소 되어 버리고, 코로나 기간이라 해외 출장갈 일도 없어지고,
뭣보다 메인인 SKT도, 25년차 이상이다 보니, 기본 할인을 꽤 받는 데다가, 가족 할인까지 묶여서, 실제로 내는 요금은 각각 4천원 정도씩 밖에 안 되고, 할인 적용해 주는 건 한 회선 밖에 안 되다 보니, 결국 할인 받는 게 거의 없더라고요.
월화수목금금토로 살다 보니, 극장 같은 문화 생활을 즐길 여유도 없고, 커피도 안 마시고, 공장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집도리라 교통비 할인 받아 봤자 몇 백원이고 하니..
대부분의 신용 카드들이 내세우는 혜택들에서 저는 전부 다 빗나가 있더라고요, 그나마 기대했던 통신사 할인도 저렇고..ㅠ.ㅠ..
아무튼 그러다 보니, 일단은 거의 혜택을 못 받는 현재 카드에서 다른 걸로 갈아 타려고 해도, 도대체가 쓸만한 게 눈에 띄지를 않네요..
대개는 매우 빠르게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