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원문 https://pgr21.com/qna/109418 / gigglehd.com/gg/10153499 중복이나 현재 삭제가 되었으므로 재게시합니다.
"남편 출장간 사이에 노트북 좀 쓰려고 남편 쓰는 방에 들어갔다가 발견했습니다. / 구석에 박스들이 감춰져 있더라구요. 지저분해서 정리 좀 해 주려고 뒤적여 보니 사진과 같은 상황이구요.
뭔가 봤더니 키보드 입니다...... 갑자기 느낌이 안 좋아서 두어개 모델명 검색해 봤더니 말이 안나옵니다. / 30만원이 넘고 20만원이 넘는 키보드가 있다는 사실도 너무나 놀랍지만 / 그걸 왜 쓰지도 않고 쌓아두고 있는거죠? 장사하는건가요?
오늘 오전에 발견하고 아직 남편한테는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 사실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 예전부터 취미생활에 과도한 지출로 잦은 다툼이 있었지만 납득은 갔습니다. / 기타, 만화책, 오디오 등등 / 하지만 최근에 둘째 생기고 본인이 먼저 다 부질없다며 정리한다고 한지 이제 겨우 두달도 안됐구요.
같이 살지만 남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 하다하다 키보드를 집에 쌓아두고 있는 모습이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고 남편에게 무슨 병이 있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남편은 퇴근하면 꼭 한 두시간은 자기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아요. 당연히 힘든 회사생활 하고 돌아와서 자기만의 시간 존중해서 전혀 터치하지 않았는데 / 그 시간동안 방에서 키보드 만지고 있었을 모습을 떠올리니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날거 같아요.
고민고민 하다가 여기가 떠오르더라구요. 한달 용돈 뻔하지만 돈은 어디서 났는지는 궁금하지도 않아요... / 전부터 어떻게든 남편과 취미 맞춰보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다 실패했어요. / 남자분들 아무 말이나 해주세요. 제가 너무 확대해석하고 유난 떠는 건가요? / 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남편 돌아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말 그대로 키보드 잖아요. 컵퓨터가 집에 몇대씩 있는것도 아니고 키보드를 10개 넘게 가지고 있는다는게 제가 모르는 키보드의 추가 기능이라도 있는건지요. / 남성분들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너무 혼란 스러워서요..ㅠㅠㅠ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 쓰러질거 같아요."
"일일이 피드백 못해서 죄송합니다. / 남편이 정상적이지 않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눈물이 나고 혼란 스럽습니다. 돈이 아깝고 혼자만의 시간 보낸거에 대한 섭섭함의 표출이 아니에요. / 차라리 돈은 더 쓰고 저 혼자 내버려두고 취미생활 하고 있을때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어요. 키보드를 보는 순간 남편이 낯설어졌어요. 내가 10년 넘게 아는 그 사람 맞는지...."
"많은 의견 감사합니다. 밤 늦게 본의 아니게 어그로 끌어서 죄송합니다.
이제 좀 머릿속이 정리가 됐어요. 제가 살아왔던 스펙트럼이 좁았습니다.
1. 제가 글을 올릴 당시 기분은 복합 적이었습니다.
- 남편이 나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버리고 이런 취미 (당시 제 생각) 를 가졌나..
- 원래 컬렉터 성향이 있긴 했는데 그 대상이 키보드라는 것에 대한 이질감에서 비롯된 알 수 없는 거부감
- 정상적인 취미인데 왜 충격을 받는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저도 모르겠다' 입니다.
- 여기 글 올리기 전까지 저, 그리고 제 주위 사람들에게 키보드는 단순한 입력 도구였습니다. 남편도 그런 제 주위사람으로 착각했습니다.
- 그리고 본인방에서 키보드 바꿔가며 쳐보는 모습을 상상하니 속상함, 후회, 등등
- 미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었던 복잡 미묘한 감정이 있었음을 이해 부탁 드립니다.
- 집에 굴러다니던 기타가 1000만원이 넘는다는걸 알았을 때 보다도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2. 키보드 정리해서 원위치 시켜놨습니다. 여기 댓글과 반대 방향으로 글이 흘렀어도 남편 물건에는 손 안댑니다.
- 능력있는 남편이에요. 유복하게 자라서 마음도 건강하고 여유롭구요.
- 본문에 금액 언급한건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고 키보드가 '고가' 라는데에서 놀랐습니다.
3. 저 때문에 기분 상하신 분들 죄송합니다. 이렇게 남편에게 공감을 해주시니 오히려 감사합니다."
-
다른 댓글 보다가 생각이 나서 가져와 봅니다.
당황하고 황당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바닥 레전드라 할만한 건, 장인과 사위가 짜고 포르쉐 샀다가 걸려서 사이좋게 쫒겨난 거. 그 외 m5 중고로 사서 사업장에 짱박아놨다는 경우까진 봤네요. slr클럽 국자사건이나 오유의 당신들날속였어 같은 경우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