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돼지국밥
공기밥 뚜껑에 순대를 옮긴 뒤 뽀얀 국물을 한 입 맛본다. (돼지국밥은 생략한다)
기가 막히지만 아직 간이 너무나 삼삼할 것이다.
그러나 간을 하는 것보다 급한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추 투하'
이 타이밍에 넣었을 때 어느정도 무르지만 아삭한 식감이 유지된다.
부추를 넣고 난 뒤 새우젓을 넣는다.
살~짝 부족하게 넣는게 포인트
취향에 맞춰 들깨가루와 후추를 첨가하고
다데기를 푸는 것을 즐긴다면 다데기를 풀면 된다.
이 때, 다데기는 3가지 종류가 있다
1. 국밥에 들어가서 나오는 경우
2. 종지에 덜어서 나오는 경우
3. 따로 덜어먹도록 되어있는 경우
이 때 2번의 경우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종지에 국물을 2~3숫가락 넣은 뒤 다데기를 미리 다 풀고 국밥에 투하하는 것이다.
단 3숫가락으로 쾌적함을 맛 볼 수 있다.
여기서 새우젓을 살짝 부족하게 넣는 이유가 나온다.
다데기에는 액젓이 첨가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국물의 간이 쌔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데기까지 풀었으면 다시금 간을 본 뒤, 최종적으로 간을 맞추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순대국밥을 즐기면 된다.
그저 밥을 절반 먹었을 때 꺼내둔 순대를 다시 투하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돼지국밥은 생략한다)
콩나물국밥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콩나물국밥이 나온다.
미리 준비한 가위(없다면 달라고 한다)로 콩나물을 난도질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난도질이 끝났으면 재빠르게 다진청양고추, 새우젓을 넣고 한 번 순환시켜준다.
이제 계란을 넣는데 계란을 넣고 풀어도 되지만 나는 안풀어먹는다.
반숙 취향이라면 계란을 넣고 위에 콩나물을 살짝 올려두자.
이 때문에 앞의 과정을 빠르게 해야하는 것이다.
앞접시에 덜어서 입천장 조심하며 슬슬 먹다보면 흰자가 다 익었을 것이다.
보통 이 타이밍은 2~3번째 앞접시를 비웠을 타이밍이다.
겉이 익은 계란을 앞접시로 옮기고 톡 터트리면 노른자가 새어 나온다.
난도질 한 콩나물과 밥을 앞접시로 덜고 새우젓을 '아주 소량' 추가한다.
그리고 슥슥 비벼먹으면 이게 서민의 간장게장 등딱지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먹고나면 이미 처음의 위풍당당한 열기는 사라지고,
먹기 딱 좋은 온도의 국밥으로 변해있다.
앞접시의 수명은 끝났다. 국밥을 30도로 걸치고 마지막까지 즐기면 된다.
설렁탕
상향평준화로 인해 국밥보다 김치가 더 중요한 포인트인 경우가 많다.
어김없이 새우젓 혹은 소금을 취향껏 넣어 간을 맞춘다.
설렁탕만큼은 밥이 따로 나오더라도 말아야만 한다.
깍두기국물을 넣어도 좋지만 그게 누렁이밥 같다고 싫을 수 있다. 안넣어도 된다.
왜냐? 설렁탕을 진짜로 먹는 방법이 있기 때문.
숫가락으로 소면과 밥을 동시에 한숫갈 가득 뜬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른 석박지를 그 위에 올린다.
이 때문에 밥을 말아야하는 것이다.
석박지에 묻어있는 국물이 입까지 가는 짧은 시간동안 소면을 타고 충분히 밥 사이에 위치한다.
이것을 입에 넣고 한 번 씹는 그 순간 이미 조선시대 양반 점심식사가 부럽지 않다.
소머리국밥 / 도가니탕
조금은 색깔이 강한 국밥들이다.
설렁탕처럼 소뼈 육수지만, 국밥이지만 얘는 새우젓(소금)보다 '간장' 어느정도 이용하여 간을 해줘야하는 특이함도 가지고 있다.
만일 본인이 찍먹파라면 간장은 풍미를 위해 소량이면 족한다. 안넣어도 솔직히 상관없다.
어차피 종지에 간장을 덜어 국밥 안의 부수기재들을 찍어먹을 예정이니까.
이 때, 도가니탕은 와사비(혹은 겨자)를 녹여낸 간장에 도가니를 찍어먹었을 때 야들야들과 꼬들꼬들이 함께하는 식감이 일품이다.
그렇기에 비싸더라도 그 값을 지불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소뼈육수답게 깍두기가 정말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간장의 맛이 배추김치와도 기가막힌 궁합을 자랑한다.
솔직히 소주와 배추김치는 안어울리는 음식이 없다.
밥을 말지 않더라도 상관없는데 한 숫갈 떠서 국물에 푹 적신 뒤,
간장에 찍은 고기를 올리고 한입크기 석박지를 합쳐서 한입에 쏙 먹으면 일본의 스시부럽지 않다.
혀에 닿는 소뼈육수의 진한 맛과 간장의 감칠맛 그리고 무우의 살짝 씁쓸하지만 달달한 맛이 합쳐지면 이미 끝났다.
사실상 소머리국밥은 코리안 스시가 아닐까?
더는 배고파서 쓸 수가 없다...
뼈해장국, 짬뽕밥, 굴국밥 쓰고 싶은게 아직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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