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고속도로 진입해서 가속했다가 앞뒤로 사정없이 잡아끄는 희한한 경험을 한 뒤로 전체적으로 정비를 해야겠다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딱히 정비란 것도 없이 엔진오일만 가혹조건 맞춰서 6천km마다 교환했다는 것 빼면 없었는데 이참에 찝찝했던 것들을 모두 갈아버리기로 하고 토요일 아침 일찍 모 업체에 입고시킵니다. (정비시점: 누적 211,500km)
1. 카본클리닝
- 마지막은 흡기클리닝만 176,000km때 했는데 상태가 안 좋은거 같아 3종(흡기, 연소실, 인젝터)을 전부 진행합니다.
흡기부분. 검댕이 굳어서 밸브에 꽤 많이 쌓였습니다. 동네가 이름만 서울이지 산동네나 다름없는 곳이라지만 4만km도 안됐는데 좀 심한 거 아닌가...
현기의 초기형 가솔린 직분사 엔진들은 기존 mpi엔진처럼 밸브에 연료를 쏴주지 않아서 카본이 안 씻겨나가기 때문에 저렇게 퇴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습니다.
이런 곳에 쌓이는 검댕은 돌덩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라서 호두가루를 쏘아 때려 깹니다. 시간상 유리한 방법이지만, 가능하다면 약품넣고 오랫동안 불려서 닦아내는 게 정석입니다. 원래 외국에서도 많이 쓰는 방법이라나...
인젝터도 한번도 정비하지 않아서 때가 많이 꼈지만 의외로 망가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오래쓰면 노즐이 막혀서 제대로 분사가 안되기 때문에 클리닝을 합니다.
클리닝으로 검댕을 제거하고 오래되어 기능이 떨어진 동와셔까지 교체합니다.
속성정비지만 연소실클리닝까지 약품으로 청소해줍니다. 사실상 정비의 진짜 목적으로, 현기 초기형 gdi 엔진들은 내부가 유난히 약하여 스커핑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관리를 잘 해줘야한다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늦으면 보링밖에 답이 없고 골로 갈 놈들은 골로 간다나...
저 감마엔진 말고 동시기 중형차에 들어갔던 gdi 세타2 엔진은 저기에 문제가 많아 엔진 보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얼마 안 쓰고 누우엔진 중 mpi 적용사양으로 바뀌었지요.
2. 겉벨트 및 점화계통 교체
- 이 차의 관리를 맡게 된 이후로 한번도 겉벨트를 교체한 적이 없었습니다. 예방정비 목적으로 교체합니다.
- 점화계통을 점검하는데 점화플러그는 팁이 다 닳아 날카롭게 날이 섰고 끝은 그을렸습니다. 수명이 다 된것으로 판단되어 점화플러그는 물론 코일까지 모두 교체합니다.
- 겉벨트를 교체하는 김에 냉각수도 봐달라 했는데 교체했을 때 봤던 녹색은 어디가고 낙엽을 갈아마신듯한 갈색 물이 나왔습니다. 예상보다 비용지출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미리 예약을 해서 그런지 부품이 모두 준비되어있었습니다.
교환을 마치고 나온 구품. 지저분한 때가 저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냉각수 교체도 장비를 이용하면 금방 끝납니다.
3. 미션오일 교환
- 이번 정비의 주요 목적(?) 중 하나로, 그동안 이상했던 변속감을 해결하기 위해 교환을 합니다.
- 교환 후 나온 폐유가 어두운 색일 줄 알았는데, 제껀 좀 탁한 흙색입니다. 이전에 동생이 미션오일을 교환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뭘로 바꾼걸까요
#총평
- 꽤 많은 부분을 정비한 만큼 엔진도 잡소리없이 조용해지고 가속도 경쾌하고 위험하게 잡아끌던 증상도 없어졌습니다.
- 제때 정비하지 않으면 큰돈나간다는 건, 어디가 꼭 고장나지 않아도 몇번이고 맞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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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타이어도 곧 교체시기가 다가오는데 이참에 고속에서 불안정하고 물침대같은 15인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인치업을 생각중에 있습니다. (일단 무려 옵션으로 들어가는 15인치 알로이주제 디자인이 수레바퀴같아 너무 못생겨서 바꾸는 걸 애써 돌려말하는겁니다.)
하지만 이 차에 새 휠을 사다 끼워주기엔 좀 그렇고 전부터 생각해 둔 1세대 k3 17인치 순정휠을 중고쪽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제가 의심이 많은 걸수도 있겠지만 하나같이 순정으로는 본 적 없는 유광블랙 색상밖에 없습니다.(제 기억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크랙이나 변형된 걸 복원해서 사기를 치는 것만 아니면 뭐 상관없긴 한데 임판급이라는 내용이 의심스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확실히 고속도로에서 이전보다 접지가 안좋아지고 요철구간에서 좌우로 흔들리는게 느껴저서 가급적 빨리 교체를 해야하는데 그냥 번장이나 중고나라에 올라오는 업체발 휠로 바꿔도 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