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이나 텔레마케팅 같은 사소한 건 아닙니다. 그건 그냥 욕하고 끊으면 끝나잖아요.
1. 걸려온 전화를 못 받았고, 그 후로 문자가 5개 쯤 주루룩 오더라고요. 문자 내용을 보니 사업체 조사원인데 사업장에 부재중이더라 연락 좀 달라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무더운 방의 책상 앞을 못 떠나고 있는 사람한테 '부재중'이라고 말을 하니까 급격하게 짜증이 나더라고요.
전화하니 모모모 사업체의 누구누구 맞냐. 사업자번호는 어떻게 되냐 이러길래, 지금 그걸 줄줄 외워서 대답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부재중이라서 번호 확인이 안 되냐고 되묻더군요. 아까부터 계속 있었는데 뭔 소리냐고 했더니 자기는 지금 1층 주차장에 있다네요? 내려갈테니 기다리라고 하고 정말 내려가니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시장 쪽 말고 교회 쪽에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느낌이 싸해서 지금 어디에서 전화를 거는 거냐고 물었더니 이사오기 전 주소를 말하는군요. 거기서 나온 게 작년 여름이고, 두번의 이사를 거쳐서 이쪽으로 사업자 이전까지 마무리한 게 작년 10월인데 엉뚱한 주소에 가서 조사할테니 나와라를 외치고 있네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건 국세청 조사도 아니고 통계청 조사원입니다. 통계청에서 무슨 목적으로 수집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기본 자료부터 글러먹었는데 조사가 되기는 할까요?
2. 2021년이 절반이 지나갔으니 기글 백업을 한바퀴 돌릴려고 파일을 열심히 압축했습니다. 이게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는 작업이에요. 여러분들이 올린 야짤들을 꼬박꼬박 압축해서 받아야 하거든요. 그러고 있으니 호스팅 업체에서 전화가 오네요. 뭔 작업중이시냐? 하드 용량이 부족한데 거기서 더 진행했다가는 x될 수 있다.
이미지를 압축해서 파일을 만드니까 용량을 많이 먹는 작업인 건 맞는데, 그 정도 계산은 저도 봐가면서 하거든요. 기글 서버 전체를 다 압축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부분만 저장하는 거고요. 그쪽에서는 그렇게 압축파일을 만들지 말고 직접 다운로드를 받으라는데, 지금 몇백만개에 달하는 파일을 ftp로 일일이 받으라고 말씀하는거 맞으신? 님 제정신이신? 개념이 있으신? 도르신?
하여간 용량이 얼마나 넘치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 중에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요금제는 요금표에서 사라졌고 똑같은 가격의 요금제가 새로 생겼는데, 두 요금제 사이에 디스크 용량이 4배가 차이 나는군요. 그러니까 기글은 지금까지 똑같은 돈을 내고 빈약한 용량의 디스크를 쓰고 있었다는 소립니다. 솔직히 CPU나 램이면 평소 서버 운용에 영향을 주니까 정말 큰 문제인데, 디스크 용량은 꽉 채우지 않는 이상 영향이 없으니 신경도 안 썼죠. 그런데 지금은 용량을 꽉 채우게 생겼네요?
전화하신 분한테 님 영업이 아니라 서버 관리 쪽이죠? 똑같은 요금을 내고 디스크 용량은 낮게 제공받은 점에 대해 욕을 하려면 영업한테 전화해야 할것 같은데 맞죠? 이러니까 '네, 욕을-'에서 '요...'까지만 나오고 수습하시네요. 확실히 기술자라서 그런가 전화 응대하는 건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군요.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은 스팸 거부 처리를 하고서 또 스팸을 보내도 뻔뻔하게 되받아치던데.
이게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심각하게 생각은 안 하는데.. 이럴 때마다 집에 사업자 회선 하나 늘리고, 남는 부품 모아서 직접 서버를 굴릴까 생각해보게 된단 말이죠. 그 전기세/회선 요금에 서버를 직접 관리하는 귀찮음까지 생각하니 그냥 돈 내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안했지만, 지금 돈 내고 쓰는 것도 관리가 제대로 되진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