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에 제가 들어온 원룸텔에는 LGU+의 공유기와 안드로이드 기반 IPTV가 달려 있습니다. 고시원 찾는다고 돌아다니면서 다른 고시원에도 IPTV 있다는 곳에는 이런 게 꽤 있는 걸 봐서는, 유플러스의 고시원용 유무선인터넷+IPTV 결합상품이 저렴한가 봐요.
근데, 인터넷 속도를 체크해 보니 무선인터넷 속도가 별로 안 나옵니다. 제가 지금 가진 게 맥북이랑 스마트폰밖에 없어서 유선 속도는 측정할 도리가 없으나, 무선의 경우 다운로드 속도가 채 30 Mbps를 넘기지 못하더군요. 업로드도 대략 35 Mbps 정도였습니다. 들어오는 회선의 속도는 100 Mbps급일 텐데, 영 제 속도가 잘 안 나오지요. 핑만은 4 ms로 준수하였으나, 나머지는 영…
처음 생각한 것은 전파 간섭 문제였습니다. 방마다 이런 무선공유기가 하나씩 있는 상황이니, 전파가 포화되어 제대로 된 속도가 안 나오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 물건이 5 GHz대 와이파이를 지원하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윗면에 SSID와 패스워드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는 유플러스 기본 공유기를 뒤집어 배를 확인해 보니, 이 물건의 모델명은 CAPM-6000인 모양입니다. 머큐리 공식 홈페이지의 스펙을 보니 이 물건은 유선 기가비트도 지원하지 않고, 무선은 802.11b/g/n까지밖에 지원하지 않네요. 검색 결과에서 2012년 후반부터 이 모델명이 언급되는 걸 보면 꽤 오래 전에 나온 모델인 것 같은데, 지금 제 방에 있는 물건의 생산년도는 2017년이네요? 2017년에 나올 물건이면 5 GHz 와이파이 정도는 지원해주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마침 저는 집에서 쓰다가 미크로틱 hAP-AC2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했었던 D-Link DIR-850L을 갖고 왔던 상태였습니다. 이게 국내 출시가 2013년이었던가 할 테니, 최초 등장 시기를 따지자면 이 기본 공유기랑 그다지 별 차이도 없을 듯 하네요. 이걸 물려서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하고, 2.4 GHz 와이파이는 아예 꺼버린 다음(아니나다를까 확인 결과 여기 2.4 GHz는 정말 혼잡합니다) 5 GHz 와이파이의 전파 출력을 50%로 낮춰서(어차피 방 안에서만 쓸 것이니) 인터넷 속도측정을 했더니 다운 85 Mbps에 업 92 Mbps로 엄청난 향상이 있었습니다. 거의 유선 속도가 다 나오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고 나니까 이제서야 편-안하네요. IPTV 보는 데에도 별 문제가 없고.
근데, 통신사에서 번들로 주는 공유기가 이렇게나 싸구려인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웬만하면 통신사 기본 공유기는 안 쓰는 게 정답인 듯 하네요.